켈리 클락슨
켈리 클락슨
켈리 클락슨



[텐아시아=권석정 기자] 켈리 클락슨은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원조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첫 시즌 우승자다. 이후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겼고 그곳을 통해 새로운 가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노래가 빌보드차트에 오르고, ‘엑스펙터’의 지원자들이 UK차트를 점령한다. 또 ‘슈퍼스타K’ 출신들은 스타가 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 가수를 배출하게 된 출발점이 바로 켈리 클락슨이다. 고로 그녀는 전 세계 수많은 오디션 출신 가수들의 대선배인 것이다. 켈리 클락슨은 매 앨범마다 가수로서 성장했고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하는 등 후배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약 4년 만의 새 앨범이자 정규 6집인 ‘피스 바이 피스(Piece By Piece)’로 돌아온 켈리 클락슨과 서면으로 인터뷰를 나눴다. 새 앨범과 함께 아기엄마가 된 클락슨의 심경 변화도 들어봤다.

Q. 근황은?
켈리 클락슨: 내가 잘 했던 농담 중의 하나가 “이럴 수가, 나 지금 너무 행복해. 그러니깐 내 창의력은 이제 끝이야”였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었다. 지금 생활이 더 좋고, 훨씬 나아졌다고 100% 확신할 수 있다. 나에게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일인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양 엄마가 되고 또 딸 리버(River)를 출산하고. 지금까지는 모두 너무 신나고 좋은 일이다. 남편도 저를 많이 지지해주고 있다.

Q. 벌써 정규 6집이다. 신보에서는 많은 변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앨범 소개 부탁드린다.
켈리 클락슨: 이번 앨범 역시 다른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것들이 많이 담으려고 했다. 존 레전드와 녹음한 ‘런 런 런(Run Run Run)’은 아주 소울풀한 곡이다. 섹시한 곡이면서 듣는 사람을 고문하는 듯한 느낌의 곡이다. 두 가지가 멋지게 잘 섞였다. ‘테이크 유 하이(Take You High)’는 레이브 같은 댄스 음악이고 ‘피스 바이 피스(Piece By Piece)’는 전형적인 팝 록이지만 아주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모든 서로 다른 요소들이 내 앨범에 담겨 있다. 내 앨범은 항상 그렇다. 12곡의 곡들이 다 똑같은 그런 앨범은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그런 앨범을 제가 사게 되면 저는 사기 당한 느낌을 받아요. 앨범의 제목을 ‘피스 바이 피스’라고 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나의 서로 다른 여러 요소의 조각들이 여기저기 다 숨어 있으니까.

Q. 이번에는 EDM 신스팝 장르를 적극 받아들였다. 노래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켈리 클락슨: 굳이 일렉트로닉 쪽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도 다른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것들이 많이 담겨있다. 특별한 변화라기 보단 제 앨범을 들어보시면 항상 색다른 스타일의 곡들을 많이 담고 있다는 것을 느끼실 거다.

Q. 존 레전드와의 듀엣 곡 ‘런 런 런’이 앨범에 담겼다. 호흡은 어땠나? 녹음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
켈리 클락슨: 원래 난 내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 존 레전드와 저는 함께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었는데, 마치 마법과 같이 저희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그렇게 잘 맞기 어렵다. ‘런 런 런’은 사실 솔로 곡이었다. 그런데 노래 안에 매우 드라마틱한 요소가 있어서, 저는 그런 느낌을 낼 수 있는 남자 보컬을 찾아봤지만 존 레전드처럼 그런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남성 보컬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목소리는 마법과 같다. 그가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을 때 너무 기뻤다. 그는 내게 이메일로 바로 답을 보내줬다. 저희는 서로 알고 지내기는 하는데 많이 가깝지는 않다. 난 “저기…이거 하는 데에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메일을 보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보내면 사람들이 제가 무슨 병도 아닌데 다 싫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런데 존 레전드는 10분 안에 답을 주면서 “좋지요. 지금 투어를 하고 있는데 돌아와서 뉴욕에서 녹음 할게요”라고 이야기해 주더라. 그는 아주 멋진 작업을 했고 피아노도 쳐줬다. 빨리 사람들이 들어봤으면 좋겠다. 라이브로 그 곡을 부르고 싶다. 존 레전드의 스케줄 때문에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아 진짜 라이브로 딱 한번이라도 같이 불러 보고 싶어요. 정말 좋을 것 같다.

Q.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켈리 클락슨: ‘인빈시블(Invincible)’은 내가 정말 팬인 시아가 작곡한 곡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에 받은 곡이었는데, 당시 그 곡을 프로듀싱하던 제시 샤킨에게 이미 앨범 작업이 끝났다고 말을 하니까 그가 “아, 한 곡만 더요! 다 끝난 건 아는데 이 곡 하나만 들어봐요”라고 하더라. 그 곡을 듣고 저는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 그 곡을 들려준 제시가 미울 정도였다. 왜냐하면 이미 앨범 작업을 마무리했으니까. 하지만 항상 최고의 싱글들은 마지막에 녹음되고 추가된다. 이런 일은 다반사다. 정말 좋은 곡이다. 난 백보컬도 직접 다 하는데 시아는 아주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라 그녀 역시 백보컬에 참여를 하게 됐다. 들으면 당신을 둘러 싸주는 듯한 곡이다.

Q. 켈리 클락슨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오디션을 통해 스타 가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대단하다. 포문을 연 소감?
켈리 클락슨: 노래를 하는 것이 좋았고, 아메리칸 아이돌에 지원했던 것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제 인생을 바꿔 놨다. 10여 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다. 많은 이 쪽 세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다른 여자 가수들처럼 저를 좀 더 돈을 벌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려는 적도 있었지만, 난 항상 있는 그대로의 날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했다. 확고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해왔다. 다양한 음악을 앨범에 담고, 제 본연의 모습으로부터 우러나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려 했다. 그런 내 본연의 모습을 지지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제가 지금까지 잘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Q. 2010년 내한 때 ‘슈퍼스타K’ 심사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한국 오디션 참가자들은 어땠나?
켈리 클락슨: 다들 실력이 뛰어나고 열정적이어서 인상 깊었다.

Q. 혹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것이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적은 없나?
켈리 클락슨: 나쁜 점은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보컬적인 부분이나 곡을 소화하는 면에서 많은 심사위원들과 대중들로부터 평가를 받으면서 많은 관문을 거친 아티스트인 점이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

Q. 지난해에 첫 아이 출산을 했다. 엄마가 된 것이 본인의 음악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켈리 클락슨: 이번에는 앨범 녹음 당시 제가 임신 중이어서, 모든 감정들이 격하고 높아져 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앨범 자체가 아주 감정적이다. 슬픈 곡이면 제작도 보컬도 모두 슬퍼져서 녹음했다. 모든 것이 아주 격하게 흘러나왔다. 음악적인 영향이 있다기보다는 감정들이 많이 있다. 그게 이번 앨범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댄스 위드 미(Dance With Me)’나 ‘테이크 유 하이(Take You High)’같은 곡들도 감정에 흠뻑 빠지니까 알아서 노래가 흘러가더라. 내가 임신한 채로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 감정적인 것들은 아주 쉬웠다.

Q. 차기 계획은? 또 한국에 올 계획은 없나?
켈리 클락슨: 내가 너무 좋아하는 그룹인 펜타토닉스와 함께 미국 내 투어가 결정됐다. 미국 투어 후에는 다른 나라에서의 투어도 있을 예정인데, 그때 꼭 한국에 가고 싶다.

권석정 기자 moribe@
사진제공. 소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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