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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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진실 기자] “새로운 곡은 한 두곡 하고, 기존 곡으로만 채운다면 저를 믿고 공연에 오시는 분들께 배신 아닌 배신이 아닐까요. 그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럽고요. 새로운 곡으로 완벽하게 새로운 포맷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관객에게 최대한의 예의라 생각했습니다. 노출 기회가 없음에도 제 공연에 믿고 와주시는 것에 대해 행운이라 느껴졌습니다.” – 김준수, 21일 방콕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김준수가 ‘미소의 나라’ 태국을 미소 짓게 했다. 김준수는 지난 21일 오후 태국 방콕 썬더돔(Thunder Dome)에서 ‘2015 시아 써드 아시아 투어 인 방콕-플라워(XIA 3rd ASIA TOUR CONCERT IN BANGKOK-FLOWER)’를 개최했다.

이날 약 3,000명의 관객이 김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썬더돔을 찾았다. 공연 시작 전부터 많은 팬들은 빨간색 응원봉을 들고 벅찬 모습을 보였다. 몇몇 팬들은 태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꽃을 이용한 예쁜 화관을 쓰고 공연장을 찾았다. 김준수의 이번 공연과 앨범 타이틀인 꽃을 뜻하는 ‘플라워’와 연관 있어 보이기도 했다.

공연 전 태국 팬 오이(여, 23세) 씨는 “김준수의 성격, 목소리 모두 다 너무 좋다”며 “앨범을 내면 낼 수록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해 줘 고맙다. 이번 콘서트도 티켓 오픈 되자 마자 전쟁이었다. 티켓팅에 성공해서 너무 행복했고 지금 공연을 볼 생각에 너무 흥분 상태에 있다. 김준수가 태국에 와줘서 너무 고맙다. 솔로 1집, 2집 공연에 다 왔는데 이번 공연도 너무 기대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또한 아이스(여, 24세) 씨는 김준수의 이번 공연이 그동안의 앨범 스타일과 또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곡이라 기대 된다며 김준수의 매력에 대해 귀여우면서도 멋있고 무대 위 퍼포먼스가 일품이라 꼽았다.

공연이 시작되며 김준수가 등장하자 썬더돔의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김준수는 ‘인크레더블(Incredible)’을 시작으로 ‘엑스 송(X Song)’, ‘럴러바이(Lullaby)’ 등의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준수의 퍼포먼스 동작 하나 하나에 태국 팬들은 함성을 지르며 열기를 더했다.

김준수는 약 1년 반 만에 태국 팬들과 만나며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특히 김준수는 “태국어를 잘하고 싶다”며 태국 팬들에게 애정을 보였다. 김준수는 통역을 통하지만 자신의 메시지가 보다 더 태국 팬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게 하기 위해 문장을 천천히, 끊어 말하는 세심한 배려도 보였다.

김준수의 글로벌한 팬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준수 콘서트의 빠져서는 안 될 요소가 된 ‘지니타임’이 백미였다. ‘지니타임’은 김준수가 관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코너다. 이날 김준수는 태국 팬들의 요청에 따라 ‘헬로 헬로’,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I Believe)’ 등을 무반주로 열창했다. 어떤 반주나 음향적 효과가 없음에도 김준수는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로 감성을 표현해 관객을 기쁘게 했다. 특히 ‘헬로 헬로’의 후렴 부분에서 팬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떼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준수는 ‘꽃’ 중 타블로가 맡은 랩 파트를 자신이 부르게 됐다. 김준수는 랩을 하기 전 웃음을 참지 못하고 민망해 하며 “절대 영상을 촬영하지 말아달라. 그냥 동네 꼬마가 읊조리는 것이라 생각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김준수는 본인의 걱정과 다르게 유창한 랩 실력을 선보여 모두를 미소짓게 했다.
김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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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는 ‘러브 유 모어(Love you more)’, ‘리츠(Reach)’를 시작으로 ‘나의 밤’ 등 발라드 곡을 열창했다. 김준수는 ‘OST의 왕자’라는 별명 답게 자신이 참여한 OST의 하이라이트를 선정해 메들리로 선보였다. ‘유 아 쏘 뷰티풀(You are so beautiful)’부터 ‘사랑은 눈꽃처럼’까지 열창하는 김준수의 모습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감동했다. ‘사랑은 눈꽃처럼’ 무대 때는 서툴지만 또박또박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는 태국 팬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김준수는 발라드 무대를 통해 특유의 미성과 풍부한 감성, 흐트러짐 없는 성량을 자랑했다. 김준수의 전매특허 가창력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이와 더불어 김준수는 퍼포먼스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김준수는 ‘아웃 오브 컨트롤(Out of Control)’ 등 댄스곡 무대에서 힘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실 김준수는 ‘탈(脫) 아이돌 급’이라 언급되는 가창력으로 인해 ‘노래를 잘 하는 가수’로 알려져 있었다. 아이돌 출신 가수들 중 김준수의 가창력은 단연 으뜸으로 꼽아졌다. 하지만 김준수는 그룹 시절부터 퍼포먼스의 강한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김준수 역시도 가창력에 가려진 퍼포먼스 실력에 대해 조금은 아쉬워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는 것일까. 김준수는 흐트러짐 없는 가창력과 더불어 절도 있으면서도 오차 없는 안무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김준수는 뮤지컬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엘리자벳’, ‘드라큘라’, ‘모차르트’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한 만큼 뮤지컬을 활용한 무대도 선보였다. 앞서 김준수는 공연 직전 기자회견에서 “오랜만에 앨범을 발매했지만 그 동안 뮤지컬 활동을 하며 느꼈던 느낌이나 기분과 같이 배웠던 것을 음악적 장르로도 인용해 곡을 쓰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준수의 말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쓴 ‘뮤지컬 인 라이프(Musical in Life)’ 무대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김준수는 브로드웨이를 연상케 하는 배경에서 탭 댄스, 우산 퍼포먼스로 볼거리를 더했다. 김준수가 뮤지컬에서 맡았던 ‘모짜르트’ 등 역할의 의상을 입은 댄서들의 모습도 돋보였다. 김준수는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불렀던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를 열창하기도 했다. 특히 김준수는 이 무대에서 눈물이 고이고 온 몸이 떨릴 정도로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감동은 물론, 큰 박수를 받았다. 비록 다른 나라의 언어로 부른 곡이지만 김준수의 표현으로 곡이 전하는 메시지가 태국 팬들에게까지 전해진 모습이었다.
김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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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는 3집 타이틀곡 ‘꽃(Flower)’과 두 곡의 앵콜곡을 마지막으로 태국 팬들과의 반가운 만남을 마무리 했다. 팬들은 아주 조금은 서툰 발음으로 ‘김준수’를 외치며 그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김준수는 태국 공연 이후 오는 24~26일 일본 도쿄, 3월 31일~4월 1일 일본 후쿠오카, 4월 7일~8일 일본 나고야 등의 아시아 투어를 남겨두고 있다.

김준수는 두 시간이 넘는 공연 동안 게스트 없이, 특별한 진행자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특히 언어가 다른 외국이지만 김준수는 여유로움과 특유의 재치로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김준수는 그룹 JYJ 활동에서와 다른 ‘XIA’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혹자는 김준수의 솔로 곡이 실험적이거나 대중적이지 않다고 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준수가 언급했듯 그는 방송보다는 무대를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가수다. 그만큼 자신만의 색이 뚜렷한, 자신만의 무대를 채울 수 있는 공연을 펼쳐야 했다. 때문에 XIA라는 이름으로 김준수의 모습은 ‘김준수 스러움’ 그 자체였다.

김준수의 세 번째 아시아 투어가 절반 이상 지나가고 있다.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며 다른 언어, 다른 국가의 팬들이 그의 무대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다른 언어와 국가는 문제가 아니다. 관객들은 김준수라는 무대의 꽃 안에서 함께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매번 아시아 투어를 거치며 성장하는 김준수, 이미 잘 자란 ‘꽃’이지만 더욱 피어날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방콕=최진실 기자 true@
사진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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