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첫 방송 이후, 1년 6개월이 흘렀다. MBC ‘일밤’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진짜 사나이’는 그 긴 세월 동안 숱한 신의 한 수를 탄생시켜 예능의 흐름을 주도했으며,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낸 여군 특집을 포함, 온갖 형태의 특집으로 심심하면 제기되는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남았다.

육군 복무기간이 21개월이니 이제 원년멤버인 김수로, 서경석, 샘 해밍턴은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다.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이들의 말년 휴가 특집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의 공석을 채울 신병 모집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며, 유준상, 문희준, 육성재 등의 출연이 확정된 신병특집은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첫 만기 제대라는 큰 분기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진짜 사나이’를 다시 살펴보았다.


군대는 폐쇄적 공간이다. 그 은폐된 공간 안에서는 늘 많은 문제들이 터져나왔다. 최근에는 군대 내 인권 유린 문제가 크게 부상하기도 했다. 아까운 젊은 목숨이 덧없이 사라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팽팽해졌고, 군대 내 가혹행위 등의 여러 문제들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의식 역시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그런데 군대에서 문제가 터질 때마다 돌팔매를 맞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군대를 소재로 한 MBC ‘일밤’의 ‘진짜 사나이’다. 일각에서는 군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폐지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진짜 사나이’가 군대의 진실을 담지 못하니, 폐지해야 마땅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그렇지만 군대의 그늘을 짚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군대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폐지되어야 마땅한가를 다시 물어보자. 비단 군대 뿐 아니라, 오늘날 관찰 예능의 카메라가 비추는 가정이나 학교 혹은 그 이전 리얼 버라이어티가 묘사한 모든 인간들의 관계에는 명이 있는 만큼 암도 존재한다. 웃음을 전하려는 예능이 이들의 암을 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폐지해야 마땅하다는 주장은 썩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진짜 사나이’가 애초에 이야기하려는 것은 그렇게나 아까운 청춘의 일부를 나라를 위해 바쳐야하는 한국 남자들이 군대라는 공간에서 겪는 성장 그리고 그들끼리의 우정, 즉 전우애였다. 구멍 병사는 어느 새 관등성명을 또렷하게 외치는 병장이 되었고, 아기병사는 어느덧 늠름한 열형병사로 제대했다. 군대무식자 헨리는 아직도 가끔 멘붕(멘탈붕괴)를 겪긴 하지만, 더 이상 마냥 어리바리하지 않고 전우들의 마음도 돌아보는 군인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진한 드라마가 빚어진다.


최근에는 여군특집을 통해 군대가 별세계였던 여자들 역시도 피땀으로 빚어진 진한 전우애가 그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이 예능 프로그램은 애초에 가려는 기획의도에 맞춰 뚜벅뚜벅 제 갈 길을 갈 밖인데, 군대에서 불거지는 여러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책을 찾지 못할 때마다 괜한 불똥을 맞았다. 인터넷 공간의 격한 악성 댓글을 보고 있으면, 때로는 진짜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보다 더 혹독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 ‘진짜 사나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연출자 김민종 PD는 “일부에서는 ‘진짜 사나이’가 군대를 미화한다고도 말씀하시는데, 우리의 목표는 2014년의 군대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이지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사고와 관련,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예능을 통해 보여드릴 수 없는 영역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군대를 소재로 하는 우리로서 책임감이 없다는 것은 아니며, 다른 방식으로 군대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풀어나가고자 노력한다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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