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첫 방송 이후, 1년 6개월이 흘렀다. MBC ‘일밤’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진짜 사나이’는 그 긴 세월 동안 숱한 신의 한 수를 탄생시켜 예능의 흐름을 주도했으며,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낸 여군 특집을 포함, 온갖 형태의 특집으로 심심하면 제기되는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남았다.

육군 복무기간이 21개월이니 이제 원년멤버인 김수로, 서경석, 샘 해밍턴은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다.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이들의 말년 휴가 특집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의 공석을 채울 신병 모집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며, 유준상, 문희준, 육성재 등의 출연이 확정된 신병특집은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첫 만기 제대라는 큰 분기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진짜 사나이’를 다시 살펴보았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포스터

한국 남자들만이 경험하는 특수한 병영문화를 소재로 한 ‘진짜 사나이’는 군대를 통해 겪게 되는 한 인간의 진한 성장 드라마와 우정, 즉 전우애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그 가운데 군대리아나 PX, 전투식량 등 소소한 군문화에서 오는 잔재미들이 곁들여진다. 그 상세한 그림들은 무엇보다 여성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한국의 오랜 농담 중 ‘여자들이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이며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는 군대에서 축구하는 이야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군대 문화는 여자들로서는 알아 들을 수 없는 외계어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진짜 사나이’ 이후, 여자들은 남자친구에게 “자기, 군대에서 주특기가 뭐였어?”라는 질문까지 할 수준(?)이 됐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은 초반부터 예상을 벗어나 여성들의 환영을 받기 시작했다.

첫 방송 이후 6회까지 시청률을 분석해보면(자료제공, 시청률조사회사 TNmS), 군 입대 연령대인 남자 20대의 평균 신청률은 4.3%, 군에서 제대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30대 남자의 평균 시청률은 3.4%로 낮게 나타났다. 30대 남자 시청률은 성인 남녀 20대 이상 중에서도 가장 시청률이 낮았다. 반면 군대 경험이 전혀 없는 여자 20대, 아들을 군대로 보낸 여자 50대가 시청률이 높았다. 여자 20대 시청률은 5.6%, 여자 50대에서는 8.8%를 기록했다. 특히 여자 50대는 전체 시청층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 뒤를 여자 40대가 7.7%로 이어 군에 입대했거나 군 입대 예정인 아들을 둔 중년 여성층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추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28일부터 10월12일까지의 시청률 분석 결과, 평균 시청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역시나 여자 50대였고, 뒤이어 남자 50대가 두 번째를 차지했다. 남자 20대(3.5%)보다 여자 20대(4.5%)가 높았고, 남자 40대(6.0%)보다 여자 40대(7.8%)가 높았다. 다만, 30대에서는 남자(4.9%)가 여자(4.8%)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집계 됐다.

결정적으로 여자 시청자 입장에서 ‘진짜 사나이’에 뜨거운 이입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최고 시청률까지 기록한 여군특집이다. 여군 특집 역시도 전연령층에서 여자 시청자들의 반응이 더 좋았다.(남자 8.0 : 여자 10.1)

‘진짜 사나이’ 최민근 PD는 “솔직히 우리 프로그램이 남자들에게는 큰 인기는 없다”며 “처음에 기획을 할 때도 여성이 워낙에 군대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니 여성 시청자에 초점을 맞춰보자는 것은 있었다. 그 결과, 여성에게 공감을 얻는 것에 성공했다. 특히 여군특집 당시에는 남자 시청자들의 경우 눈물을 흘리는 출연진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여자들은 몰입을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사실 군대가 온전히 남자만의 문화는 아닌 것이 중년의 여성은 아들을 군대 보내야 하며 20대 청춘의 여성은 연인을 군대로 떠나보내야 한다. 어쩌면 군대 문화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까이 경험하는 것이다. 다만, 직접 경험하는 것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의 차이였다. 그리고 ‘진짜 사나이’는 남자들이 군대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예능이라는 틀 속에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됐다. 재미 외에 또 다른 미덕을 이 프로그램에서 굳이 찾는다면, 그것은 군대를 놓고 남녀간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만들어주었다는 것, 아닐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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