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팀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직장인 필독 웹툰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드라마화 된다. ‘성균관 스캔들’ 그리고 ‘몬스타’를 연출한 김원석 PD의 tvN 금토드라마 ‘미생’이 6일 오후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출격을 알렸다.

장그래는 임시완이, 오상식 과장은 이성민이 맡았다. 넘사벽 신입사원이자 홍일점 안영이 역은 강소라가, 취업준비생의 전형 장백기는 강하늘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김대명, 변요한 등이 각기 또렷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를 맡아 기대감을 더한다. 이들 캐스팅은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원작팬들의 지지도 등에 업은 상황. 그렇지만 탄탄한 원작팬층은 새로운 플랫폼 속에서 또 다른 각도로 이야기를 전하게 될 드라마 ‘미생’ 팀에게는 부담요소가 될 수도 있다.

‘미생’ 연출자 김원석 PD

김원석 PD는 원작 윤태호 작가와 여러차례 미팅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PD는 “윤태호 선생과는 드라마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도 만났고 몇 차례 만났뵈었다”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내가 원작을 보고 느낀 느낌과 윤태호 선생의 느낌 중 다른 부분이 있었고, 주변에 ‘미생’을 접한 이들에게 물어봐도 각자 자기가 보고 싶은 방향대로 보고 자기만의 해석도 다르더라. 그렇지만 원작자가 애초에 의도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래서 캐스팅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작의 의도에 충실하게 가되 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상 고민해야할 지점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김 PD는 “‘미생’의 원작은 다큐멘터리 적인 요소가 있다. 웹툰의 형식 자체가 다큐적 요소가 들어오기 쉬운 구조다. 회 별로 한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훅 빠지는 것들이 상당히 자유로울 수 있다”라며 “반면,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흐름이 있고, 그 흐름 안에 다른 캐릭터도 잘 보여야 한다는 한계 내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었다”고 전했다.

임시완(왼쪽부터) 이성민

또 주연 배우 임시완이 ‘미생’을 도전적인 드라마라고 표현한 만큼, 이 작품은 눈길을 끄는 사건들이 일어나기보다 직장인의 지극히 일상적인 일들에 현미경을 들이대 드라마틱하게 조각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굵직한 사건사고들의 연속으로 이뤄진 TV 드라마가 ‘미생’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도전적이라는 의미다. 김원석 PD 역시 “가장 큰 고민이 된 지점”이었다고 밝히며 “그럼에도 아주 큰 사건으로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드라마적 사건이라는 것이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종류의 것이고, ‘미생’의 좋은 점은 지극히 작은 사건으로 감동을 준 것에 있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소소한 사건일 수 있으나 최대한 가까이 가서 보면 큰 사건으로 보이게끔 연출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것이 곧 원작에 충실한 연출방식이면서 결국 인간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도 하다.

회사, 조직이라는 정글 속에 파묻혀 살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간에게 조명탄을 쏘아올려 다양한 드라마를 발견해낸 ‘미생’은 그렇게 TV에서의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김원석 PD가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한 볼거리”라며 자신만만해하는 만큼 캐스팅면에서는 이미 합격점을 받은 이 드라마는 어떤 반향을 일으키게 될 것인가. 첫 방송은 17일 오후 8시 40분.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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