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남주혁(왼쪽부터)

‘어느 날 모델 그리고 아이돌이 학교에 전학을 온다면?’ 지극히 순정 만화스러운 상상인데, 실제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 MBC 출신 오윤환 PD가 JTBC 이적 이후 첫 선을 보인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성동일, 윤도현, 남주혁, 강남 등 연예인들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서울 및 전국 소재 고등학교 1학년 교실로 등하교를 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월요일 아침, 이제는 어색해져버린 교복 깃을 세운 연예인들이 하나 둘 씩 교문으로 들어선다.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지고 맡는 이른 아침의 공기가 꽤 낯설어졌다. 전학 수속을 밟고 교실에 쭈뼛쭈뼛 들어서 첫 인사를 건네본다. 연예인들이라고 별반 다를 것 없는 어색하고 뻣뻣한 ‘전학’의 온도가 그대로 전해진다. 누군가는 아이들에게 다가가기가 좀처럼 쉽지 않고, 누군가는 금방 경계를 해제하고 아이들과 하나가 되고 있다. 그래도 시간을 차곡히 쌓아가다보면 호기심으로 꽉 찬 아이들의 눈빛에서도 이들을 향한 인간적 애정이 묻어나온다. 교실로 들어간 예능은 그렇게 전학생이라는 이름의 연예인과 대한민국에서 학생이란 버거운 이름으로 살아가는 아이들 사이, 자연스러운 케미스트리를 건져올린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통해 아이들과 가장 맞닿아있는 ‘젊은’ 두 사람, 강남(M.I.B)과 남주혁을 만났다. 교복과 엇비슷한 의상을 입은 그들은 인터뷰에서도 ‘연예인’이 아닌 ‘아이’의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학교 가기 싫지 않냐’라는 질문에 ‘월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만, 학교 가는 것이 재미있다’라고 답하는 것이 진짜 아이들과의 결정적 차이일테지만.

소녀떼를 몰고 다니는 목동 남주혁

Q. 어떤 학교를 가도 소녀떼들이 늘 남주혁 씨를 쫓아다니잖아요. 인기 실감하나요?
남주혁 : 저 아직 많이 안떴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가끔 저 좋다는 분들 만나면 ‘이게 무슨 일이야?’ 싶어요. 강남 형도 인기 많아요.
강남 : 무슨 소리야. 너랑 나랑은 다르다고. 소녀떼들이 주혁이가 지나가면 숨을 못쉬어요. 나한테는 남자애들이 다가와서 ‘형 괜찮아요, 저희가 있잖아요’라고 말하죠.
남주혁 : 말도 안돼! 뭐, 제가 모델이라 신비감 같은 게 있는 것인지 아니면 키가 커서 신기해하는 것 같기는 해요. 그래도 정말 아직 안떴어요. 길거리도 자유롭게 다닌다니까요.
강남 : 정말? 여자들이 안 따라다녀?
남주혁 : 절대 안 그래! 그냥 편하게 입고 다녀서 그런지, 못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 참, 그런데 저 형한테 이 말 꼭 하려고 했어요. 처음으로 형이 멋있어 보인 적이 있었거든요.
강남 : 뭐라고? 언제언제?
남주혁 : 형이랑 간 두 번째 학교에서 형이 보드를 타는 순간! 와, 사실 형이 멋있어 보일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웃음), 정말 반전 매력이었어요! 금발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보드를 타는데, 만화에서 튀어나온 줄 알았죠. 조만간 전세역전이 될 것 같아요.
강남 : 으하하하.

Q. 남주혁 씨는 이제 겨우 21세라서 학교라는 공간이 생소하진 않을 듯 한데요.
남주혁 : 다시 개학해서 가는 기분이었어요. 친구들과 나이차도 별로 없어 잘 어울릴 수도 있고요.

Q. 두 사람은 이제 많이 친해졌나요.
강남 : 주혁이가 연락을 잘 안해요.
남주혁 : 무슨 소리야! 형이 제 카톡을 씹어요.
강남 : 보통 촬영이 진하게 끝나면 연락을 하는데, 안하더라고요. 제가 먼저 했어요.
남주혁 : 나도 답장했잖아.
강남 : 그 다음에 씹었잖아!

Q. 아니, 둘이 무슨 밀당하나요?
강남 : 그런데 실은 사석에서 만난 적은 없어요. 하지만 정말 잘 맞아요. 이상하게도. 앞으로도 주혁이와만 한 반을 하고 싶어요.
남주혁 : 저도 형이랑 잘 맞아요. 형이랑 있을 때는 확실히 달라요.
강남 : 전 이상하게 어린 애들과 잘 맞아요. 정신연령이 맞나봐요(웃음). 윤도현 형이랑 둘이 있어봤는데 자꾸 스타일 지적을 하더라고요, 휴.

등장하자마자 이상한 연예인이 된 강남

Q. 남주혁 씨는 강남 씨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나요? 등장부터가 굉장했는데.
남주혁 : 처음 봤을 때, 한참 생각해야 했어요. ‘진짜 저런 사람일까, 아니면 콘셉트 일까’ 그 생각만 4교시 동안 했었죠. 제가 형 바로 뒤에 앉았잖아요. 계속 형 뒤통수만 보면서(웃음), 그 생각만 한 거예요.

Q. 결론은?
남주혁 : 진짜 이런 사람이에요(웃음). 음악 시간에 트로트 불렀잖아요! 와, 제가 방송을 많이 안해서 그런지 (강남) 형 같은 캐릭터는 정말 처음봐요. 신기해서 넋놓고 봤었죠.

Q. 강남 씨는 남주혁 씨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나요.
강남 :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같았어요. 모델이고 잘 생겼잖아요. 누가 봐도 연예인같은 느낌! 제가 본 사람 중 가장 잘 생긴 사람이었어요.
남주혁 : 으엑, 그게 무슨 소리야!
강남 : 진짜야! 외모 레벨이 가장 높죠. (Q. 오상진 씨도 있었잖아요) 깔끔하게 생기셨지만, 주혁이가 확실히 연예인 스럽죠! (Q. 요즘 대세 허지웅 씨는?) 그냥, 허지웅 씨(웃음).

Q. ‘이상한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은 수긍하나요.
강남 : 오상진, 허지웅 형과 셋이 이상한 콘셉트로 갔죠. (남주혁 : 형이 제일 이상했어) 그런 말 많이 들어요. 그런데 이게 평소 느낌이라서요.

Q. 맞아요. 오윤환 PD가 일찌감치 강남 씨의 예능감을 알아봤다는 소문은 들었죠.
강남 : 정말 감사한 분이에요. 연예계 대부에요. 사실 미팅을 많이 했지만, 결국은 이름이 알려진 친구들이 캐스팅 되더라고요. 그런데 오 PD님은 그런 유명세보다 저만 보고 뽑아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Q. 그런데 참, 강남 씨는 인천외고 편에서 월수입 10만원을 공개하기도 했어요.
강남 : 힘들어요. 죽을 것 같아요. 그래도 지난 번 한 번은 30만원을 받기도 했어요.

강남과 남주혁(왼쪽부터)

Q. 아이들이 강남 씨를 바라볼 때도 눈빛에 신기함이 가득 담겨있을 듯 해요.
강남 : 애들이 제가 누군지 잘 모르잖아요. ‘저 사람 뭐지’하는 눈빛으로 봤어요. 연예인이 학교에 온다고 해서 기대감이 컸을 텐데, 노란머리 아저씨가 나타나니까 ‘뭐지?’하는 눈빛이랄까(웃음). 남주혁과는 확실히 다른 반응이었죠.
남주혁 : 전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친구들이 절 볼 때의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그 당시 제가 연예인을 목격했을 때 느낌과 같을 거에요. 신기하고 붕 떠 있고 그런 느낌일텐데, 아이들이 제게서 이런 느낌을 받는다니 신기해요.
강남 : 참, 아이들이 저한테 위로를 해줘요. ‘형, 언젠가 뜰 수 있어요’라고 하죠. (Q. 그렇지만 강남 씨 요즘 예능 샛별이 되셨잖아요. 섭외도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아요. 신기해요. 쭉 이대로 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Q. TV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때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다보면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게 되잖아요.
남주혁 : 제가 평소에도 멍 때리는 것을 잘 하는데, 방송을 보면 그런 장면이 많아요. ‘정신 못차리고 있구나’ 싶죠(웃음).
강남 : 주혁이가 기숙사 들어가기 직전에 침 삼키는 거 진짜 웃겼어요. 참, 그리고 일부러 재미있게 하려고 한 것은 방송에 잘 안나가요.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 방송에 나오더라고요. 제작진이 다 아는 것 같아요.

Q. 인천외고 편에서 갑자기 기숙사 입소를 해야했을 때, 두 사람 진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나요.
남주혁 : 저 진짜 화났어요. 전날 드라마 촬영이 새벽 4시에 끝나버리는 바람에 잠도 얼마 못자고, 마치자마자 ‘와, 집에 가서 잘 수 있겠다’ 했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진심으로 화가 나더라고요.
강남 : 전 눈치를 챘어요. 애들이 ‘오늘 기숙사에 2명이 들어오게 됐다’고 하던데, 아무리 생각해도 선배들이 들어가시겠어요. 저희 둘 밖에 없잖아요. 제가 진짜 눈치가 빨라요. 회사의 비밀도 제가 거의 다 알죠.
남주혁 : 그런데 기숙사에 막상 들어가니 재미도 있고 편했어요. 계속 기숙사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죠.

Q. 강남 씨는 인천까지 지하철로 통학도 했어요.
강남 : 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면서 말조심해야겠다고 느꼈어요. PD님이 다 캐치해서 이상하게 시켜버려요. 나쁜 사람.

강남과 남주혁(왼쪽부터)

Q. 아이들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남주혁 씨야 한국 학교를 경험한 사람이지만, 강남 씨는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으니까 낯선 광경일테죠.
강남 : 전 일본, 하와이,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사실 학교에서 여러 번 잘리고 방황하던 시기를 거쳤어요.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대학교 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저보다 더 어른스럽다는 생각도 해요. 절대 포기하지말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해주죠. 그럼 그 친구들도 ‘한 달에 10만원 수입이라도 포기하지 말라’며 절 위로해요.(일동 폭소)
남주혁 : 사실 한창 놀 나이고 힘도 꽉 찬 나이인데 12시까지 공부만 하고 있으니까 안쓰러워 보이는 면도 있어요. 고1 때는 놀아도 되는데 말이죠. 안쓰러워요. (Q. 남주혁 씨는 고1때 어떻게 보냈어요?) 놀았죠(웃음).

Q. 월요일 등교 전, 그리고 금요일 하교 직전의 기분은 극명하게 다를 것 같은데.
강남 : 일요일 밤에는 또 어떤 새로운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가 되다가도 월요일 아침이 되면 너무 힘들어요. (남주혁: 맞아!) 카메라 감독님과 매니저가 월요일 아침에 저를 깨우는데, 정말 스트레스를 받죠. 하지만 막상 학교에 가면 재미있어요.
남주혁 : 금요일이 되면 아이들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느껴져요. 짧은 시간인데도 생각도 많이 나고요. 보고싶은 감정도 들어요.

Q. 두 분, 학교는 언제까지 다닐 작정인가요.
강남, 남주혁 : 불러주실 때까지! 아니, 안불러줘도 갈 수 있어요. 학교가는 것 재미있어요.

Q. 끝으로 ‘나쁜 사람’ 오윤환 PD에게 한 마디 한다면요, 그런데 감동스러운 것은 빼자고요. 재미없으니까.
강남 : 전 그런데 정말 감사한 분이라 감동을 빼면 없는데.
남주혁 : 저도 그걸 빼면 할 말이 없어요. 그 정도로 감사한 분이에요.
강남 : 할 말 없는데요 라고 나가도 재미있겠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SNS DRAMA][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