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이 있을까.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신의 한 수는 퀵 실버(에반 피터스)다. 음악(짐 크로스의 올드팝 ‘Time In a Bottle’)과 위트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퀵 실버의 매그니트 구출작전’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기란, 정말이지 불가능하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볼매’ 캐릭터로 등극한 퀵 실버 파헤치기.

1. 퀵 실버는 매그니토의 아들이다?

“금속을 다루나 봐요? 우리 엄마도 전에 그런 사람을 만났다던데”

극 중, 퀵 실버가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밴더)에게 건넨 말이다. 갑자기 웬 생뚱맞은 대사인가 하는 관객도 있었을 테지만, 이 말에는 사실 굉장히 큰 의미(혹은 원작 팬을 위한 팬 서비스)가 함축돼 있다. 원작 코믹스에서 퀵 실버는 매그니토의 피를 물려받은 아들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퀵 실버의 출생의 비밀을 살피기 위해서는 원작에서 묘사된 매그니토의 과거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매그니토 패밀리(좌) 영화 속 매그니트와 퀵 실버

유태인인 매그니토는 나치 수용소에서 함께 탈출한 마그다라는 집시 여인과 딸을 낳고 나름 오순도순 살았더랬다. 하지만 나치 특수경찰에 의해 딸이 살해되면서 인생이 뒤틀린다. 딸을 잃은 분노에 폭주하는 매그니토의 광기를 확인한 마그다는 매그니토를 떠나는데, 이때 마그다의 뱃속에는 이미 이란성 쌍동이 퀵 실버와 스칼렛 위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아비 없이 태어난 퀵 실버와 스칼렛 위치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에게 초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아버지 매그니토와 조우, 매그니토가 이끄는 조직(브라더후드)에 입단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훗날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조우하다는, 우리나라 일일 드라마의 ‘막장’스러운 플롯과 꽤나 닮은 전개인 것이다.

2. 퀵 실버는 어벤져스 멤버다?

뮤턴트 퀵 실버는 에벤져스 멤버이기도 하다. 브라더후드에서 아버지와 반목하던 퀵 실버는 매그니토가 외계인 스트레인저에게 납치된 틈을 타, 어벤져스에 합류한 이력을 지닌 히어로다. 한 달 앞서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를 꼼꼼히 본 관객이라면, 퀵 실버를 이미 만났을 가능성이 크다. 쿠키 영상에 등장하는, 감옥에 갇혀 있는 쌍둥이 남매 중 한 명이 퀵 실버(아론 존슨)이니 말이다. 이는 ‘어벤져스 2’에 대한 ‘거대 떡밥’으로 퀵 실버는 마블의 ‘어벤져스2’에서 꽤나 큰 비중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어벤져스 군단의 퀵 실버

그렇다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에 합류하지 못하는 이유가 판권 문제인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 판권 논리에 따르면 퀵 실버 역시 폭스에 판권이 있는 ‘엑스맨’과 마블 스튜디오가 만드는 ‘어벤져스’에 동시 출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째서 ‘엑스맨’ 퀵 실버는 ‘어벤져스2’에도 나오는 걸까. 이는 ‘뮤턴트인 동시에 어벤져스 멤버’인 퀵 실버에 대해 마블 스튜디오와 폭스 양사가 캐릭터 공동 사용을 전격 합의하면서 성사됐다. 다만 조항이 있다. 미블 스튜디오에서는 퀵 실버와 스칼렛 위치가 뮤턴트라는 사실을 언급할 수 없고, 폭스는 영화에서 ‘어벤져스’에 대해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다. 양사가 각각 다른 연기자를 퀵 실버로 캐스팅 하고 캐릭터를 달리 정의한 것이다.

3. 퀵 실버는 ‘킥 애스’가 다 해 먹는다?

‘킥 애스’ 출연 당시의 퀵 실버들. ‘흑역사’라 하지요(위) ‘어벤져스’와 ‘엑스맨’의 퀵 실버

무슨 말인고 하니, ‘엑스맨’ 퀵 실버(에반 피터스)와 ‘어벤져스’의 퀵 실버(애런 존스)는 매튜 본이 연출을 맡았던 영화 ‘킥 애스’에서 절친으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킥 애스’에서 두 사람은 히어로가 되고 싶은 꿈을 품을 청년들이었다는 사실. 불량배한테 돈 뺏기고 여자애들에게 따돌림 당하기 일쑤였던 찌질했던 두 사람이 히어로무비의 쌍두마차인 ‘어벤져스’와 ‘엑스맨’의 히어로로 진짜 탑승했으니, 이런 걸 보고 인생 역전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4. 퀵 실버는 DC 코믹스 ‘플래시’보다는 빠르다?

DC 코믹스 플래시 vs 마블 코믹스 퀵 실버

NO. 아무리 빠른 퀵 실버지만 DC 코믹스 히어로 플래시(날벼락이 떨어지는 날, 실험실에서 화약약품을 뒤집어쓰면서 히어로로 거듭난 후천성 영웅) 앞에서는 ‘아스팔트 위의 굼벵이(?)’다. 플래시는 광속 수준의 뜀뛰기 능력 보유자, 퀵 실버는 음속 수준의 히어로이기 때문이다. 퀵 실버도 훗날 마하 10이상의 초음속으로 달리게는 되지만, ‘플래시’의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 그래도 보통 인간보다 150배나 빠르니, 택배업체 ‘대한통운’이 우러러 볼 능력이다. 서울과 부산을 4분에 주파한다나?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퀵 실버의 속도를 화면에 구현하기 위해 그의 등장 장면을 3,600 프레임으로 구현했다. 일반적인 영화가 초당 24프레임이니, ‘어마무시’한 촬영 기법을 도입한 셈이다.

5. 퀵 실버 세계신기록 논란?

엑스맨 25개의 역사적 순간들, 중 하나

폭스는 최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페스트’의 프로모션 웹사이트를 통해 ‘엑스맨 25개의 역사적 순간들’ 이라는 내용을 공개했다. 엑스맨 역사에 관여한 부분을 연표로 정리한 것으로, 이에 근거하면 퀵 실버는 1977년 세계신기록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8개의 운동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운 퀵 실버로 인해, 운동경기에 돌연변이들의 출전을 불허하는 논란이 거세졌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상상력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엑스맨과 폭스다.

6. 차기작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도 킥 실버를 만날 수 있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버려둘 브라이언 싱어가 아니다. 이미 브라이언 싱어는 영화 전문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퀵 실버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보다 높은 비중으로 ‘엑스맨: 아포칼립스’에 출연할 것이라고 미끼를 던졌다. 싱어가 “엑스맨 시리즈 사상 가장 파괴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아포칼립스는 고대 이집트 시대에 등장하는 뮤턴트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쿠키 영상을 통해 엄청난 스케일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궁금한 것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그려질 퀵 실버와 매그니토의 관계. 대사를 통해 퀵 실버가 매그니토의 아들이라는 암시는 주어졌지만, 이는 팬 서비스 차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계약상 퀵 실버가 매그니토의 아들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화 ‘엑스맨’이 원작 코믹스의 내용을 어디까지 계승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나저나 극중 매그니토를 연기하는 마이클 패스밴더가 77년생. 킥 애스 에반 피터스가 87년 생. 열 살 때 아들을 낳은 셈?)

7. 햄버거 CF로 대박 난 퀵 실버?

베이컨 햄버거 광고에 등장한 퀵 실버. 빛의 속도로 햄버거 흡입

에반 피터스는 퀵 실버에 캐스팅 된 후 한 외국계 햄버거 회사의 커머셜 광고에 출연했다. 베이컨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햄버거를 먹어치우는 컨셉의 광고로 “천천히 드세요”라는 카피에 퀵 실버의 유머가 묻어난다.(이 햄버거 겁나 팔리겠군요) 캐릭터의 능력을 제품에 활용한 최고 궁합의 CF가 아닐 수 없다. 퀵 실버의 ‘먹방’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단, 밤에는주의. 야식을 부릅니다.

①입양 간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은 ‘어벤져스’에 합류할 수 있을까
②‘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갱생의 시간, ‘이건 특급귀환이야’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마블 코믹스, 영화 스틸, CF 영상 캡쳐

[나도 한마디!][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