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 식구들’ 방송화면
KBS2 ‘왕가네 식구들’ 39회, 40회 2014년 1월 11일, 12일 오후 7시 55분다섯 줄 요약
해박(문가영)은 앙금(김해숙)에게 선장이 되겠다고 하지만, 앙금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우대(이상훈)는 투자자의 돈을 챙겨 도주하고 이로 인해 수박(오현경)은 집문서를 날리게 된다. 봉(장용)과 앙금은 눈물을 머금고 이삿짐을 싸고, 호박(이태란)과 광박(이윤지)이 마련한 두 칸짜리 집으로 이사를 간다. 상남(한주완)은 만정(이상숙)에게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광박을 보게 되고, 오해하게 된다.
리뷰
드디어 수박이 벌을 받았다. 남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무시하고 옛 애인과 바람 피며 뻔뻔하게 이혼을 들먹이던 수박이 믿었던 옛 애인에게 배신당하고 집문서까지 날리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수박 때문에 맘고생이 심했던 민중(조성하)이 다시 회사에 복귀하게 되는 상황과 비교되면서 더 비참하게 보여졌다. 확실한 권선징악이었다. 수박의 추락은 ‘왕가네 식구들’이 줄곧 보여 왔던 단순한 방식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는다. 세달(오만석) 때도 그랬듯이 잘못을 하는 사람은 극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잘못을 한다. 그로 인해 아픈 사람이 있으나 돌아 보지 않고, 주위에서 뭐라 말리든 돌이키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가 잡고 있던 줄이 끊어지고 그에게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그런데 이런 단순한 전개는 의외로 힘이 세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끌어 당긴다. 시청자들은 잘못하는 인물을 비난하며 그가 벌 받을 때를 기다리게 된다. 마침내 벌을 받으면 예상한 수순대로 척척 진행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쾌함을 느끼게 된다. 그 벌이 크면 클수록 더 통쾌해진다.
어쩌면 이것은 드라마처럼 인과응보가 확실하게 적용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반증인지도 모른다. 권선징악이 옳다는 것은 알지만 꼭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지만은 않은 현실 때문에 이러한 드라마적 결말에 더 후련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센 인물들과 극한 상황 설정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가네 식구들’이 일면 현실에서 쌓인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수다 포인트
- 팔불출 같은 남편 돈(최대철)과 푼수 같은 아내 영달(강예빈). 뇌가 맑은 이 부부를 보면 웃을 수 밖에 없네요.
- 택배 차 잃어 버려 난감했는데, 회사 다시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다니. 역시 인생은 새옹지마인가 봅니다.
- “내가 다시 이 문패를 걸 수 있을까”라며 문패를 쓰다듬던 봉의 거친 손에 나도 모르게 울컥.
글. 김진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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