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방송화면

KBS2 ‘해피선데이 1박2일 시즌3′ 2014년 1월 12일 오후 6시 20분

다섯 줄 요약
즐거운 경기 북부 관광(?)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제작진의 감언이설을 믿지 않을 때도 되었건만, 사탕발림에 또 속아 편안한 여행으로 시작하는 듯한데, 좀 지나 장어 한 점을 먹기 위해 빙벽을 오르고 관광 CF를 위해 덩치가 어마어마한 노란 뱀을 목에 두르는 험난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급기야 밤 11시부터 시작된 간식 게임은 동이 틀 때까지 계속 될 것인가?

리뷰
’1박2일’ 시즌3은 90년대 여균동 감독의 영화 ‘세상 밖으로’를 떠오르게 하는 구석이 있다.

목표는 있지만(그것이 탈주든, 제작진의 덫이든) 구체적인 목적지가 없는 인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외부의 영향과 체험을 통해 어떤 합의(!)에 다다른다는 설정은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화암사지 석양 속에서 빈둥거리는 인물들의 모습과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아프리카 체험을 통해 CF를 찍는 모습등은 매 시퀸스가 색이 다른 챕터로 진행되는 인물들의 기이한 체험같다.

반면 프로그램의 소재와 구조는 너무나 익숙하다. 돌발미션과 고전 게임, 예상치 못한 상황전개를 리얼로 해쳐 나가야 하는 미션(심지어 뱀을 목에 두르는 건 15년 동안 주말예능에서 전해오던 벌칙게임 아닌가)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새롭지 못한 소재를 낯설게 하며 재미를 주는 데에는 누구하나 튀진 않지만 고르게 적응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인물들 때문일 것이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미션을 수행하는 역량이라던가 상황 돌파 능력에 있어서 단연 앞서고 또 뒤쳐지는 인물들이 명백했다. 승자독식의 게임과 미션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는 피로감을 가져다 주었는데 이번 시즌은 누구하나 예상치 못한 캐릭터를 가지며 매 미션을 흥미진진하게 기다리게끔 한다.

특히 김주혁의 적응력과 캐릭터는 발군이다. 과하게 섞이지 않으면서 적당한 포지셔닝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빙벽등반과 허벅지 씨름에서의 허당스러운 모습은 김주혁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무수한 미션들로 전국 방방곡곡을 체험할 인물들의 새로운 면면들이 기대가 되며 들쑥날쑥 하지 않고 모든 캐릭터가 조화를 이루는 시즌3이 되길 바란다.

수다 포인트
-약골 강남 쥐 주혁이 형을 필두로 우리는 쑤리 쥐(G)예요!!(feat. 김종민, 김준호)
-네 살과 내 살이 마주치는 듯한 이 느낌적인 느낌은? 우리 준호와의 살떨리는 교감?!
-도대체 영수증 잘라서 복북볼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낸 걸까요?

글. 강승민(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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