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새 일일드라마 ‘천상여자’ 제작발표회 현장 권율, 윤소이, 이응경, 박정철, 문보령(왼쪽부터)

KBS2 ‘루비 반지’의 상승세는 후속작에도 이어질까. KBS는 지난해 8월 시트콤 시간대에 새롭게 편성돼 ‘페이스 오프’라는 소제로 화제를 모았던 일일드라마 ‘루비 반지’의 후속으로 새 일일드라마 ‘천상여자’를 준비했다.

‘천상여자’는 성녀가 되고 싶었으나 복수를 위해 악을 선택한 여자 이선유(윤소이)와, 망나니 재벌 3세로 살고 싶었으나 그녀를 향한 사랑으로 인해 그녀의 악까지도 끌어안는 남자 서지석(권율)의 뜨거운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로 배신감에 의한 복수와 이에 뒤따르는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시티에서는 오는 6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을 앞둔 ‘천상여자’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총 100부작으로 기획된 ‘천상여자’는 전작의 인기 바통을 이어받아 KBS 일일극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 ‘막장 논란’ 없이 ‘루비 반지’ 상승세 이어갈까?

3일 93회 방송을 끝으로 종방하는 ‘루비반지’는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페이스오프’라는 소재는 ‘막장 논란’에 불을 지폈고 ‘루비 반지’는 방송 내내 비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 ‘수녀의 삶을 선택한 여자가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악녀로 돌변한다’는 ‘천상여자’의 설정은 ‘욕하면서도 본다’는 막장 드라마의 힘을 너무 과신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KBS2 ‘천상여자’를 연출한 어수선 PD

‘천상여자’의 연출을 맡은 어수선 PD는 이 같은 막장 논란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 PD는 “아마 ‘천상여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힘 있는 전개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 돼 수차례 변곡점을 두고 극에 개연성을 부여해 리얼리티와 공감대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또 어수선 PD는 “젊은 배우 네 명을 한데 모으면 어떤 그림이 나올지 몰라 걱정도 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배우들의 호흡이 잘 맞아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성녀’가 ‘악녀’로 변하는 것이 작품의 큰 줄거리인 만큼 초반부와 후반부의 이미지 변화에 집중해서 드라마를 본다면 좀 더 몰입도 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전 포인트도 전했다.

# 박정철, 윤소이, 권율, 문보령은 ‘천상여자’로 연기 변신 성공할까?

일반적인 미니 시리즈보다 호흡이 긴 일일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윤소이, 박정철, 권율, 문보령은 ‘천상여자’를 통해 전작을 넘는 시청률과 함께 연기적 성과도 거두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주인공 이선유 역을 맡은 윤소이는 “본의가 아니게 액션 작품에 출연을 많이 했고, 주로 ‘캔디형 여주인공’을 맡아 감정을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원래 다른 작품의 비슷한 캐릭터를 보고 연구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차별화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는데, 주변 지인들이 ‘너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줘라’고 말하더라(웃음). 실제로 내가 표독하고 욱하는 성격이 있는데, 가족과 최측근에게만 보였던 그 모습을 ‘천상여자’에서 표출해보려고 한다”고 말해 배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KBS2 ‘천상여자’의 출연진 윤소이, 박정철, 문보령, 권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천상여자’의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나쁜 남자’ 장태정 역을 맡은 박정철은 “대본을 본 뒤 예비 신부에게 결혼 일정 등에 대해 양해까지 구하면서 ‘천상여자’ 출연을 결정했다”며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힘을 주고 연기하는 캐릭터를 맡아서 그런지 그간 맡았던 역할들이 다 비슷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선입견을 벗고 싶다. 역할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지라도 나 스스로 연기적으로 캐릭터에 변화를 줘보고자 한다”고 답했다.

영화 ‘피에타’, 케이블채널 tvN ‘우와한 녀’ 등의 작품을 통해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권율은 ‘천상여자’에서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일반적인 역할을 맡았다며 새로운 연기 도전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권율은 “동성애 등 다양한 배역은 배우로서 항상 나를 자극하는 연기 과제였다. 하지만 강한 캐릭터로 인해 연기할 때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도 자주 있었다. 이번에는 재벌 3세 서지석 캐릭터가 자유로운 인물인 만큼 나도 좀 더 자유분방한 태도로 연기할 것”이라고 이번 작품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다.

부족함 없이 자라 밝고 긍정적이지만, 장태정의 배신으로 악녀로 돌변하는 서지희 역을 연기하게 된 문보령은 “지금까지 맡아 온 캐릭터의 이미지가 강했기에 이번에는 좀 더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지희가 배신당한 후 보이는 분노와 독함을 선유가 표현하는 그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전달하고 싶다. 배우는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직업이지만, 개인의 만족도 배우에게는 중요하다. ‘천상여자’가 끝난 뒤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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