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흥행 참패를 보도한 버라이어티 캡쳐

미국판 ‘올드보이’가 북미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데뷔했다.

데드라인 닷컴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583개관에서 개봉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올드보이’는 개봉 첫날 21만 2,826달러 수익에 그치며 17위로 데뷔했다. 신문은 제작비 3,000만 달러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재정적 손실이 예측된다고 전했다. 저조한 등장과 함께 주말 예상 오프닝 수치도 내려갔다. ‘올드보이’는 당초 추수감사절 주간인 5일 동안 25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측됐지만 200만 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버라이어 닷컴도 ‘올드보이’에 대해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신문은 ‘올드보이’가 올해 최악의 영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하며 올해 개봉한 영화중 드림웍스의 ‘제5계급(The Fifth Estate)’과 유니버셜의 ‘R.I.P.D.’이후 최악의 극장 당 수익을 남기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와중에 제작사와 스파이크 리 감독 사이의 불화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올드보이’는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최근 주연배우 조쉬 브롤린이 LA타임즈와 갖은 인터뷰에서 “할 말은 많지만 말을 아끼겠다.(I do have opinions but it’s better I bite my tongue)”고 밝힌 것을 두고 불화설을 간접시인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동안 한국영화는 ‘시월애’ ‘엽기적인 그녀’ ‘장화홍련’ 등이 미국에서 리메이크 됐지만 영화의 완성도나 흥행 성적이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 한국 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작품은 ‘시월애’를 리메이크 한 ‘레이크 하우스’다. 영화는 지난 2006 ‘스피드’의 커플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지만 개봉 첫 주 1,361만 달러로 4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총 수익 5,233만 달러로 제작비 4,000만 달러 회수에는 성공했지만 배우들의 명성에 비하면 저조한 성과라는 평가가 많았다.

유지태 주연의 ‘거울 속으로’를 리메이크 한 ‘미러’의 경우 키퍼 서덜랜드의 인기를 등에 업었으나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5위에 그쳤고 총 수입 3,069만 달러에 머물렀다. ‘엽기적인 그녀’를 리메이크한 ‘마이 쌔씨 걸’은 상황이 더 좋지 못했다. 영화는 개봉관도 잡지 못한 채 곧바로 DVD로 직행, 자존심이 상처를 입은바 있다. ‘장화, 홍련’을 리메이크한 ‘언인바이티드’의 경우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2,859만 달러 수익에 그치며 리메이크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로 매번 실망을 안겼던 리메이크 작품들. 결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올드보이’도 실망을 안긴 리메이크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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