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진짜 사나이’ 27회 2013년 10월 13일 오후 06시 20분

다섯 줄 요약
수방사의 주말은 쉬지 않는다. 체험의 마지막을 앞둔 ‘진짜 사나이’들은 군기순찰과 태권도 승단 심사 등을 받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쁘고, 잠시나마 가지게 되는 여유시간 동안은 영화 관람과 수구 경기를 통해 전우애를 쌓기 위해 전념한다. 그 가운데 에이핑크와 미모의 상담선생님과의 만남은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수방사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시간을 선사하는데….

리뷰
한달 가까이 수도방위사령부만을 방송해야 했던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는 없었다. 서울이라는 접근성 높은 지역에서 행해지는 특수 임무 수행에 예비군들 또한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 했지만,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지나치게 관습적이라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속단이 들 정도다.

압축적인 편집과 이야기로 부대마다의 소소한 재미를 보여줬던<진짜 사나이>가 질적 연성을 늘임으로써 느슨해진 계기가 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일반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에서 축구를 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이번 회에서의 수구경기 시퀸스는 소재자체도 신선하지 못했고 그 분량에 비해 다소 늘어지는 감이 있어 시간 때우기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성이 다른 부대를 매번 돌아가며 체험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지만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긴장감을 지나치게 이완시킨다. 특히 주말 동안 진행된 용산 역에서의 군기 순찰은 낯선 업무로서 신선함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본 게임으로서의 재미보다는 사족 같다는 느낌이 든다. 군 기강을 세우기 위한 내부적인 감시행위를 시청자들에게 공개하면서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며, 그 세계에서만 당연시 되는 논리를 객관화하지 않고 추억과 의무로서 다루는 과정은 보는 이에 따라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모범 장병과 그렇지 않은 장병을 구별하여 후자에게는 모자이크와 낙인을 지어버리는 구도는 군 기강을 도덕으로 전제하지 않는 일반의 우리 사회에서 매우 큰 이질감을 제공한다. 평균 수준의 남성들이 행하는 미션과 체험은 이제 한국 예능의 고전적 패턴이 되었고, 군대라는 낯선 공간은<진짜 사나이>가 예능 계보에서 차지하는 특수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군대가 전제하는 문화와 논리를 스스럼없이 보여줌으로써 그 세계를 반성 없이 통째로 받아들이게 한다면 이를 단순히 예능이기에 웃고 넘기듯 SKIP 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용산은, 그러한 기강과 질서를 명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다한 공간이다.

수다 포인트
-이청용 씨, 수구경기처럼 다음 친선 경기 때는 조금 소프트 하게, 그렇게……느낌 알겠죠?
-군기 순찰 나온 장교가 타 부대 병사에게 반말로 지시하고, 탈모 지적하는 출연자의 머리 길이는 아이폰 신형 길이보다 긴 것 같다만.

글. 강승민(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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