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설리가 불편하셨나요?' 방영
설리 母 "13살 많은 남친 반대"
"최자와 결별 후 극단적 선택하기도"
설리 둘러싼 루머→마지막 순간
'다큐플렉스' 설리편/ 사진=MBC 캡처
'다큐플렉스' 설리편/ 사진=MBC 캡처


스스로 생을 거둔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인생이 재조명됐다. 그의 모친으로 인해 설리를 둘러싼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에서는 고(故) 설리의 엄마가 방송 최초로 딸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설리의 어린 시절부터 래퍼 최자와의 열애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 딸의 마지막 순간 등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설리의 엄마는 "(아이가) 7살 때 이혼하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유치원 보낼 돈으로 연기학원에 보냈다"며 이어 "6개월 정도 지나고 경비가 많이 들어 포기하려고 할 때 설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더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 한달 후 드라마 '서동요' 선화공주 아역으로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아역 데뷔 이후 설리는 SM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당시 같은 소속사 식구였던 가수 티파니는 "설리는 오빠, 언니들도 다 예뻐했다. 이미 유명한 SM 연습생이었다"고 말했다. 설리의 엄마는 딸이 학교와 고된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며 꾸준히 아역 연기자로 활동했으나 어린 나이에 비해 큰 키로 인해 연기 역할에 어려움을 느껴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큐플렉스' 설리편/ 사진=MBC 캡처
'다큐플렉스' 설리편/ 사진=MBC 캡처
또한 설리의 엄마는 최자와의 열애를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열애설이 나기 전까지 행복했다"며 "13살 많은 최자와 열애설이 났는데 사진을 보고도 오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설리는 최자와의 열애 인정 이후 각종 악플에 시달리고 있었다. 티파니는 "어딜 가도 글이 올라오고 사진이 찍히고 평범한 데이트를 하러 가고 싶었던 자리도 화제가 되면 너무 힘들 것 같다"며 "설리는 이제 막 스무살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설리 엄마는 "(설리가) 갑자기 13살 많은 남자친구를 만난 뒤 대화나 술 문화가 확 바뀌었다"며 "내가 (최자와의 연애를) 반대하니까 아이가 많이 서운해하고 화도 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설리는 경제적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엄마와 연락만 가끔하고 만나진 않는 '단절 상태'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날 설리가 최자와 3년 만에 결별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의 엄마는 "2016년 설리가 자해를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소속사는 '설리가 응급실에 가서 곧 기사가 나갈건데 놀라지 마시라'고 했다. 병원에 직접 가보겠다고 했더니 욕실에서 미끄러져 다친 걸로 기사가 나가고 있는데 그러면 커버가 안된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설리 엄마는 "병원에 가보지도 못해서 집에서 일주일을 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발악이었던 것 같다. 모든게 불안했을 것"이라며 "사랑하는 남자는 떠난 것 같고 엄마는 옆에 없고, 감당하기 어려웠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다큐플렉스' 설리편/ 사진=MBC 캡처
'다큐플렉스' 설리편/ 사진=MBC 캡처
설리 또한 생전 인터뷰 영상에서 "사람한테도 상처받다 보니까 그 때 완전히 무너져 내렸던 것 같다"며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고 그 사람들 뒤에 숨어서 같이 힘내고 그랬는데 가까웠던 주변 사람들조차도 떠났던 적도 있었고, 도와 달라고 손을 뻗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잡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설리를 향한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수많은 언론과 누리꾼들은 설리와 친구들의 파티, 입에 생크림을 머금은 사진, 브래지어 미착용 등 그의 일상을 음란하게 표현했다. 당시 설리는 "브래지어는 제게 액세서리라고 생각했다. 편견과 사고의 틀을 깨고 싶었다"고 설명했지만 역풍을 맞았다. 그는 또 "저를 아는 사람들은 악의가 없다라는 걸 너무 잘 아시는 데 저한테만 유독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속상하다"며 "기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시청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사랑해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의 엄마는 "설리 집에 약봉지가 너무 많았다. 무대가 공포스러워서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왔다"며 "얼마나 외로웠을지 이제야 알았다는 게 후회스럽다"고 울먹였다. 당시 설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어느 새인가부터 느껴지기 시작했고 공포로 다가왔다"며 "대인기피증 공황 장애, 공황장애는 어렸을 때부터 (겪고 있었다)"고 자신의 상황을 알린 바 있다.

2019년 설리는 생애 첫 솔로 음반을 발매하고 팬 미팅 자리를 만들고 예능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중 스스로 생을 끊었다.

설리의 친구들은 "떠나기 전 비공개 SNS 계정에 유독 사진을 많이 올렸는데 그게 그냥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들이 인사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설리 엄마는 "자살했다는 전화를 받고 늘 혼자 살던 집에서 홀로 나가게 허락할 수 없었다. 내가 가서 내 손잡고 데리고 나올 거라고 말하고 집에 갔다"며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주고 1시간 넘게 다리 베개를 하며 안고 있었다. 항상 미련이라는 게 남지 않나. 지금은 발끝까지 다 만져줄 걸, 더 많이 깨워볼 걸. 마지막 인사도 진짜 다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라는 후회가 남는다"고 흐느꼈다.

끝으로 생전 설리가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는 모습이 나와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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