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이보영. / 사진제공=SBS, JTBC
이선균, 이보영. / 사진제공=SBS, JTBC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 이보영과 SBS 금토드라마 '법쩐' 이선균이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송중기가 떠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것. 이 상승세를 나란히 이어갈지, 한 곳으로 쏠릴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방송된 '대행사'에서는 고아인(이보영 분)이 성공에 집착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고아인은 7살 때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엄마 서은자(김미경 분)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지니고 있었다. 고아인의 유일한 친구이자, 정신의학과 주치의 오수진(신수정 분)은 약 먹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은 고아인에게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라고 조언했다. 오수진은 "사람들한테 버림받을까, 잊힐까 두려워 일과 공부에 사력을 다해 매달리는 네 안의 그 여자를 용서하라"며 엄마가 아닌 스스로를 '용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어린시절부터 고아인은 누군가와 친해지기를 두려워했다. 자신 싫어하게 될까, 언젠가 버리고 떠날까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한 번도 타인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적 없었던 고아인은 오수진의 조언에 눈물을 쏟았다.
사진=JTBC '대행사' 방송 캡처
사진=JTBC '대행사' 방송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고아인이 임원 자리를 걸고 인사 개혁을 단행하고 광고주들에게도 부당한 업무의 혁신을 고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고아인의 파격 행보에 VC기획은 발칵 뒤집혔다. 모든 임원은 경악했고, VC그룹의 회장 딸 강한나(손나은 분)도 발끈했다.

'대행사' 4회 시청률은 전국 8.9%, 수도권 9.3%, 순간 최고 10.4%를 기록했다. 돈과 성공에 미친 '돈시오패스'라고 불리던 고아인이 감춰왔던 상처를 드러내는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이보영은 '유리 천장'을 뚫고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가기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우아하고 처절하게 그리고 있다.
사진=SBS '법쩐' 방송 캡처
사진=SBS '법쩐' 방송 캡처
지난 14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법쩐' 역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은용(이선균 분)은 명인주(김홍파) 회장에게선 목숨같은 돈을, 황기석(박훈 분)에게선 권력을 빼았겠다며 조카 장태춘(강유석 분)을 '우리 편'으로 만들려 설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은용은 "법으로 아니고 돈으로, 대한민국 검찰을 통째로 사버리겠다"며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였다. 은용은 명회장의 검찰 커넥션 핵심인 오창현(이기영 분)을 자신의 펜트하우스로 초대했다. 은용은 명회장을 대신해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주겠다며 오창현의 탐욕을 자극한데 이어, 오창현의 전환 사채 현금 거래 내역이 담긴 계약서로 협박을 가하며 치밀한 포섭 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명회장은 은용에게 오창현의 계약서를 넘긴 김여사를 찾아가 잔혹한 고문을 가했다. 은용은 오창현을 만나러 가는 길, 명회장이 보낸 수하들에게 무자비한 공격을 당했고, 증거 서류인 계약서를 빼앗긴 채 끝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은용은 응급실에서 만난 박준경(문채원 분)과 장태춘에게 백의원(권태원 분)에게 접근하는 새로운 작전을 짰다. 박준경은 '적의 적' 백의원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에 나섰고, 자신을 윤혜린 죽음의 공동 정범이라고 밝혔다.

'법쩐' 4회 시청률은 전국 9.6%, 수도권 10.1%, 순간 최고 시청률은 12.2%까지 올랐다. 명회장의 수를 간파한 은용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배신과 술수가 난주만 '쩐의 정글' 속에서 은용, 박준경, 장태춘이 치밀한 복수 작전으로 반대파의 뒤통수를 치는 장면은 통쾌함을 안겼다. 비열한 카르텔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깨부숴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정의의 의미를 생각케 했다. 이선균은 유머부터 액션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작품의 명암을 더해 입체적으로 완성시켰다.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는 열연을 보여주고 있는 이선균과 이보영. 박빙의 경쟁을 벌이는 두 사람 덕에 시청자는 어느 채널에서도 '보는 즐거움'을 얻어가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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