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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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가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지난 29일 성공적으로 포문을 연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에서 공감 불능 천재 사기꾼 이로움으로 분한 천우희가 타이틀에 걸맞은 ‘이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암기 천재 소녀로 주목받았다가 부모님을 살해하고 복역 중인 수감자로 등장한 이로움은 죄질에 비해 지나치게 순수하고 맑은 얼굴로 이질감을 더했다. 자신에게 거칠게 시비를 건 감방 동료를 그저 맑은 눈동자로 바라만 볼 뿐 별다른 대응도 하지 않는 이로움이 과연 손에 피를 묻힌 사람이 맞는지 의구심을 자아냈다.

또 변호사 한무영(김동욱 분) 앞에선 누명을 쓰고 있던 지난 10년 동안의 감방 세월이 힘들었노라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한무영이 잠시 눈을 뗀 사이 카페에 나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발로 리듬을 맞추는 행동을 보여 소름 끼치게 했다.

여기에 그를 지켜봐 온 교도관은 이로움에 대해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지 않으며, 사기 행동을 보이고 충동적, 호전성, 공격성, 무모함, 양심 가책의 결여”라고 표현할 정도로 위험한 인물이라 단정 지었다. 그 말을 통해 결코 이로움이 말하는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천우희는 존속 살해죄로 수감된 죄수부터 누명을 벗은 피해자, 속내를 가늠키 어려운 사기꾼까지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린 이로움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매사 감정의 진폭이 없는 이로움의 태도가 더해져 더욱 의중이 오리무중 속으로 빠지며 깊은 몰입감을 안겨준 것.

이어 ‘천재 사기꾼’답게 출소 직후 경찰, 카지노 갬블러, 컨설턴트,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카멜레온 같은 다채로운 변신들로 시청자들을 홀려냈다. 상황을 보고 접근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상황을 만들고 거기에 맞춰 판세를 이끌어 원하는 목표에 접근해가는 이로움의 방식이 그에게 붙은 수식어를 저절로 이해시켰다. 더불어 각 캐릭터에 걸맞은 겉모습, 행동과 말투 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천우희의 변화무쌍한 자태가 짜릿한 즐거움을 더하는 한편 역시 ‘천의 얼굴’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에 대화를 거는 듯한 방백을 활용한 남다른 촬영 기법을 도입한 가운데 천우희는 이마저도 찰떡같이 소화해 내며 이해를 돕는 동시에 색다른 재미도 살뜰하게 챙겨내고 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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