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A 씨, 아이유 '표절 혐의'로 고발
'표절 의혹' 원작자 넥타 "연락 취해" VS 소속사 이담엔터 "사실무근"
양분된 대중의 의견…전문가 다수 "표절 아냐"
아이유 헐뜯는 집단적 움직임, 마녀사냥인가
아이유 / 사진=텐아시아DB
아이유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아이유의 '표절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다. 일반인 A 씨가 아이유를 표절 문제로 고발하면서다. 총 6곡에 대한 의혹제기다. 표절 의혹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이유측이 음악적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표절은 '누가 의도를 갖고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 곡 작업에 참여한 작곡가 또한 고발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공공성을 위해 아이유를 고발했다는 A 씨. 작곡가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 '아이유 흠집 내기'일 뿐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아이유 사태'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소속사는 표절 자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기보다 이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허위 의혹 제기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강경 태도만 보여줬다.

◆ '분홍신' 표절 의혹과 관련한 원작자와의 소통 문제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건 아이유의 '분홍신'이다. 이 곡과의 유사성 문제로 조명된 곡은 독일 밴드 넥타의 '히어스 어스(Here's Us)'다.

넥타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이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넥타 측은 "우리의 입장에서 외국 기업과 법정 다툼을 벌인다는 것은 리스크가 있었다"라며 "국제 변호사 선임 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표절 소송'까지는 이어가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반면,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의 답변은 달랐다. 넥타 측의 어떠한 해명 요구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물론 10년이 지난 시점,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어렵다. 중요한 것은 '원작자와 아이유 측 간의 조율 내지는 논의'가 있었는지다.
아이유 /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 /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 전문가 "표절 아냐" VS 일부 대중 "비슷하게 들려"

분홍신 표절 의혹에 대해 수많은 국내 전문가들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히어스 어스(Here's us)'의 일부 멜로디와 '분홍신'의 두 번째 소절(B 파트)은 멜로디는 유사하게 들릴 수 있으나 두 곡의 코드 진행은 전혀 다르다"며 "'분홍신'은 b플랫 마이너 스케일의 코드 진행으로 b플랫 마이나-bm7-cm7-cm6-f7sus4-f7으로 진행되고 '히어스 어스'는 도미넌트 스케일의 코드 진행으로 b플랫 메이저의 원 코드 진행"이라고 반박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또한 "아이유 '분홍신'이 표절이라는 분들... 음악에는 장르와 클리셰라는 개념이 있답니다. '분홍신'이 표절이면 그 많은 스윙재즈곡들은 거의 전곡이 서로 표절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음악평론가 배순탁은 "표절이면 존 메이어 블루스곡은 몽땅 표절. 스윗 재즈풍 리듬 조금 비슷한데 그런 곡 이쪽에 무지 많다. 브라이언 셋처도 그럼 표절이겠네?"라며 "딱 들어도 코드 진행이 정말 다르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설명에도 대중의 의견은 분분하다. "분홍신과 히어스 어스는 전혀 다르게 들린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모든 노래가 표절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찬성하는 입장. 반대로 "듣자마자 똑같다고 생각했다" "멜로디 일부가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표절 의혹이 생길 만 하다"라며 동의하지 못한 의견도 있다.

표절은 법적 판단이 어려울 수 있겠으나, 대중의 해석을 무시하면 안 된다. 대중이 소비자기 때문이다. 아니라면 친절한 설명을 통해 대중을 설득할 필요도 있다. 베테랑 작곡가 김형석의 '표절에 대한 신념'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음이 12개인데 어떻게 비슷한 음악이 안 나올 수 있으며, 물감이 12개인데 그 수많은 미술 작품을 어떻게 할 것이고, 활자가 몇 개 되지 않는데 수많은 문학 작품은 어떻게 할 것이냐 그런 건 전부 핑계"라며 "대중이 전문적인 용어는 모르더라도 (원곡과 표절곡을) 감성적으로 비슷하다고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유 / 사진=텐아시아DB
아이유 / 사진=텐아시아DB
◆ 아이유는 책임의 대상? 논란의 피해자?

일반인 A 씨는 아이유를 고발했다. '저작권법 위반'은 피해를 본 원저작권자가 고소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제3자가 나섰다. A 씨를 대리한 법무법인은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및 1호(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재산권 등을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표, 대여, 이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를 근거로 내세웠다.

문제가 된 6곡 가운데 '삐삐'와 '셀러브리티'는 아이유가 메이킹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다만 나머지 4개의 곡은 그렇지 않다. 곡 의뢰를 주고, 선정을 한 것뿐. 고발 대상이 된 아이유가 모든 책임을 떠안은 상황이다.

'표절 의혹'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 조사 이후 의혹들이 해결될 것. 문제가 발견된다면 아이유뿐 아니라 작곡가들에게도 책임이 따른다.

중요한 점은 논란과 별개로 아이유가 일부 집단으로부터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유튜브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아이유에 대한 악성 게시물들이 수년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마녀사냥에 불과하다", "제2의 타진요냐"라는 등의 동정론을 펼치고 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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