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쁜 녀석들 포에버' 윌 스미스 스틸./
영화 '나쁜 녀석들 포에버' 윌 스미스 스틸./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쇼'가 아니었다. 전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생방송에서 실제로 폭행을 행사한 것이다. 윌 스미스의 '따귀 폭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말 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윌 스미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모든 형태의 폭력은 독이 있고 파괴적이다. 어젯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내 행동은 용납할 수도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라며 "나에 대한 농담은 내 일의 일부지만 내 아내의 건강 상태에 대한 농담은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벅찼고, 나는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윌 스미스는 "크리스,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내가 선을 넘었고, 내가 틀렸다. 나는 내 행동에 대해 부끄럽고, 내 행동은 내가 되고 싶은 남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사랑과 친절이 있는 세계에 폭력은 있을 수 없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 쇼 제작자, 모든 참석자들 그리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또 윌리엄스 가족과 리차드 가족에게도 사과하고 싶다. 나의 행동이 우리 모두의 여정에 얼룩지게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후회한다"고 했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생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윌 스미스는 생방송 중, 시상자로 올라온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폭행했다.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의 아내를 향해 "지 아이 제인'(영화 '지 아이 조' 여성 버전)의 후속편을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윌 스미스의 아내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2018년 탈모 진단을 받았고, 이후 삭발 스타일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조롱하는 듯한 말을 내뱉은 것.

윌 스미스 아내의 표정이 굳어진 것이 생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이후 윌 스미스는 무대 위로 난입, 크리스 록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뺨을 후려치고 자리로 돌아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현장을 메운 배우, 스태프들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연출 된 상황이라 생각하고 웃었다. 크리스 록이 태연하게 "윌 스미스가 저한테 한 방 먹이고 내려갔다"라고 말했고, 윌 스미스는 "내 아내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그제야 현장에 자리한 사람들 모두 실제 상황임을 인지하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윌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고, 눈물의 수상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방금 전 사태에 대해 배우와 '아카데미' 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시상식이 끝난 이후 '폭력 사건'을 인지한 경찰이 나서려 했지만,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를 신고하지 않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뒤풀이를 즐겼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윌 스미스의 '따귀' 사건과 관련해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코미디 수위가 비교적 낮은 여러 나라에서는 남의 가족을 이용해 웃음을 준 크리스 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서는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 그리고 공적인 자리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윌 스미스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에 윌 스미스는 결국 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YTN 방송화면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YTN 방송화면
윌 스미스는 할리우드에서 현존하는 가장 성공한 흑인 배우 중 한 명이다. '맨인 블랙 2'부터 '핸콕'까지 주연작이 8편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1억 불을 돌파한,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배우로서 독보적인 커리어만큼, 윌 스미스는 바른생활 사나이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래퍼 시절에도 흑인 특유의 스웨그를 내 뿜으면서도 거친 말을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말썽꾼이 많은 할리우드에서 마약이나 사생활 문제를 한 번도 일으킨 적이 없다. 윌 스미스는 스스로 "내가 만약 원한다면 미국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확히 10년 전, 윌 스미스의 바른 생활 행보에 스크래치가 간 사건이 있었다. 2012년 '맨 인 블랙 3' 홍보를 위해 참석한 러시아 모스크바 프리미어 레드카펫에서 리포터의 뺨을 때린 것이다.

이날 우크라이나 방송의 한 남자 리포터가 윌 스미스의 뺨에 키스하려고 했고, 윌 스미스는 반사적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당시 '뺨 키스는 유럽의 문화인데 윌의 반응이 너무 지나쳤다'라는 반응과, '뺨 키스 문화가 없는 미국인에게 리포터가 선을 넘었다'라며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10년 전에도, 하루 전 아카데미에서도 윌 스미스 자신은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이 정당화될 순 없다. 손 보단 말이 먼저 나가야 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