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왼쪽), AOA 지민 / 사진=텐아시아DB
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왼쪽), AOA 지민 / 사진=텐아시아DB
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가 아이돌 활동 시절 지민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권민아는 남은 배우 인생을 걸고 여러 번 시도한 극단적 선택으로 남은 손목 흉터까지 공개했다. 권민아는 진실된 사과를 원했지만, 지민과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선택은 AOA 탈퇴와 날치기 사과문이었다. 한 사람을 극한으로 몰아놓고 제대로 된 사과 한 줄 없고 반성의 기미 조차 없는 이들의 행보에 대중은 황당하기만 하다.

권민아는 지난 3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통해 AOA 활동 시절 멤버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했음을 고백했다. 이 폭로는 이틀에 걸쳐 10번이나 이어졌다. 민아의 글에 따르면 지민은 민아를 10년 활동 내내 꾸준히 괴롭혔다. 권민아에게 가장 큰 상처로 남은 건 아버지의 임종과 관련된 일이다. 암 투병 중인 아버지가 보고 싶고, 이별로 인한 슬픔에 빠져있을 때도 권민아는 '지민에게 혼날까 봐' 마음껏 울지도 못했고 걱정하지도 못했다.

직접적인 폭력을 가해야 폭력인 걸까, 정신적으로 한 사람을 옭아매고 벼랑 끝까지 몰고 간 것도 폭력이다. 권민아의 글을 종합해보면 지민은 권민아를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 했다. 이유 없는 괴롭힘으로 한 사람을 극한으로 몰고 갔다. 권민아도 물었다 '대체 날 싫어한 이유가 뭐야?'라고. 권민아도 "나는 (지민) 언니 때문에 정신병을 얻었다. 10년을 괴롭힘을 당했고, 참았다. AOA 탈퇴도 싫었지만 지민 언니 때문에 나갔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로 잠을 잤고, 자살 시도를 했어도 엄마와 친언니는 지민 언니에게 화도 못 냈다"고 털어놓았다.

권민아의 글에서 지민에 대한 비난과 욕은 없다. 꼬박꼬박 '언니'라고 부르며 '나를 왜 싫어했어?' '나한테 왜 그랬어?' 등 고통 섞인 질문만 던졌다. 두서없이 긴, 불안정한 상태가 그대로 느껴지는 권민아의 글에도 대중들은 권민아의 고통과 괴로움에 공감했다.

권민아가 고통을 호소할 동안 지민과 그의 소속사는 뭘 했을까. FNC 관계자는 모든 전화와 문자를 외면했고, 지민은 자신의 SNS 스토리에 '소설'이라고 남겼다가 빠르게 삭제했다. 그후 권민아가 실시간으로 올린 글에서 지민의 민낯이 드러났다. 권민아가 고통을 토로할 동안 지민은 잘 잤다. 사태가 커지자 권민아의 집으로 온 지민은 '미안한 얼굴'이 아니라 '화가 난 상태'로 왔다.

두 사람은 대화를 하기 위해 만났지만, 가해자인 지민은 화가 났고 피해자인 권민아는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미안했다. 권민아는 "처음에 지민언니는 화가 난 상태로 들어와 어이가 없었다. ' 이게 사과 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냐'고 물었다. 실랑이를 하다가 지민 언니는 '칼 어딨냐. 내가 죽으면 되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룹 AOA 지민 / 사진=텐아시아DB
그룹 AOA 지민 / 사진=텐아시아DB
지민의 행동은 사과가 아니라 협박이다. 멤버와 매니저를 끌고 와 압박감을 느끼게 하고 칼을 찾으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한 진실된 사과가 아니라 상황을 무마하기 급급한 사과다. 권민아의 입장에선 강제로 사과를 당한 셈이다.

이후 지민은 SNS에 리더로서 팀을 잘 이끌지 못 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남겼다. "울다가 빌다가 다시 울다가, 민아가 나에 대한 감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들어 정말 죄송하다"과 밝혔다.

권민아는 '빌었다'는 지민의 사과문을 보고 "빌었다니? 가기 전에 할 말은 하고 가겠다. 어제는 내가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 그랬다고 했지 않냐"며 "그런 사람이 숙소에 남자 데리고 와서 ㅅㅅ(성관계)했냐"고 폭로하면서 " 끝까지 사과하기 싫고, 나 싫어하는 건 알겠다. 들어올 때 그 눈빛 나 절대 안 잊을게. 죽어서 똑같이 되돌려줄게. 언니가 이겼어. 내가 졌어. 결국 내가 졌어"라고 자포자기한 듯한 글을 남겼다.
FNC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권민아가 가지고 있던 증거와 증인들이 무서워였을까.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일 밤 11시 58분,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 부랴부랴 공식입장을 전했다. 지민이 AOA를 탈퇴하고,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다며 '대중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FNC와 지민은 틀렸다. 사과할 대상은 대중이 아니라 권민아다. 지민이 10년 동안 권민아를 괴롭힐 동안 대중은 몰랐고, FNC엔터테인먼트는 방관했다. 대중은 민아의 폭로로 그의 고통 중 일부만을 이제야 알았을 뿐이다.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놓고 제대로 된 사과 한 줄도 없고 반성의 기미 조차 없다.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와 존중도 찾아볼 수가 없다.

지민의 탈퇴와 활동 중단도 그의 성(性) 스캔들이 폭로된 후다. 대중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지민에 대한 더한 이야기가 나올까 봐 탈퇴로 마무리한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지민이 탈퇴는 했지만 여전히 FNC 소속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FNC는 오늘(6일) 컴백할 SF9에 대한 보도자료도 준비했고, 온라인 쇼케이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건 참 빠르고 정확하다. 권민아와 지민에 대한 입장도 빠르고 정확했다면 이 정도로 불명예스럽진 않았을 것이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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