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김정숙 여사가 보낸 책주머니를 들고 있는 영화 ‘칠곡 가시나들’ 주인공 할머니들. /사진제공=인디플러그, 더피플
김정숙 여사가 보낸 책주머니를 들고 있는 영화 ‘칠곡 가시나들’ 주인공 할머니들. /사진제공=인디플러그, 더피플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주인공 할머니들에게 책주머니를 선물했다.

청와대는 10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김 여사가 지난 4일 ‘칠곡 가시나들’에 나온 할머니들의 자녀, 손자·손녀와 함께 영화를 관람을 관람한 후 할머니들에게 책주머니와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칠곡 가시나들’은 경상북도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는 모습을 배우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 여사가 선물한 책주머니에는 할머니들의 이름과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을 새겼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할머니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도 공개했다.

김 여사는 “1930년대 태어난 ‘가시나들’에게 배움의 기회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며 박해와 가난 속에서 어머니의 자리를 지켜낸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든 줄에 이르러 글자를 배울 용기를 내고 ‘도라서 이자뿌고 눈뜨만 이자뿌는’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던 ‘칠곡 가시나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처음으로 이름 석 자를 쓰고, 처음 편지를 쓰고, 처음 우체국에 가고, 아무도 ‘꿈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던 세월을 건너 가수라는 꿈을 찾아 노래자랑에도 나가고… ‘떨리고 설레는 첫 순간들’을 맞이하는 칠곡 가시나들의 얼굴을 보면서 덩달아 마음이 환했다”고 적었다.

또한 “칠곡 가시나들에게 첫 극장관람 영화는 자신들이 주인공인 ‘칠곡 가시나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늦은 처음’, 하지만 이제라도 스스로 찾아내신 ‘그 모든 처음’을 축하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제 ‘가시나들’이라는 말은 나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패기, 나이에 꺾이지 않고 설렘과 기쁨의 청춘을 살아가는 지혜, 유쾌하고 호탕한 유머와 사려 깊은 통찰… 그런 말들로 다가온다. 과거와 추억 속에 살지 않고, 날마다 두근두근한 기대로 오늘을 사는 칠곡 가시나들의 ‘내 나이 열일곱’이라는 선언에 박수를 보낸다. ‘청춘은 인생의 어느 시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이라는 시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가마이 보니까 시가 참 많다 / 여기도 시 저기도 시 / 시가 천지삐까리(‘지천에 흔하게 널렸다’는 뜻의 경상도 방언)다’라는 박금분 할머니의 시를 소개하며 “저도 오늘부터 ‘천지삐까리’인 시를 만나보겠다”고 편지의 끝을 맺었다. 또한 “오래도록 건강하게 ‘유쾌한 칠곡 가시나’들의 자리를 지켜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의 선물을 받은 할머니들은 영상편지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청와대로 답장을 보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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