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손성득 : 힘들죠. ‘노 모어 드림’ 때부터 지금까지 레파토리가 많아요. 그래도 정말로 감사한 게 춤에 대한 칭찬이 정말 많았어요. 다른 가수들과 일을 해도 그렇지만, 칭찬이 부담이 되기도 해요. 기대치가 높으니까. SNS 같은 데서 고맙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 힘도 나고,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다보니 퍼포먼스 이미지가 강하고 반응들이 좋다보니 관련 콘텐츠를 많이 만들었죠. 한 앨범에도 세네곡 씩 되니까 힘들어요. 또 저 혼자만 있으니까, 똑같은 가수, 똑같은 멤버로 비슷한 구성이 있으니 해마다 어떻게든 바꿔야 하니까 힘들었죠.
Q. 그 스트레스 극복은 어떻게 하시나요?
손성득 : 진짜 어쩔 수 없이 짜내요. ‘아이 니드 유’ 때 안무가 안 나와서 시혁이 형한테 이야기를 하고 고향 부산을 내려갔어요. 그때는 머릿속에 아예 없었어요. 제가 부산에서 이 직업을 가지고 싶어 꿈을 꾸면서 연습했던 공원이 있어요. 거기에 가서 벤치에 누워서 잤어요. 자면서 제 지금 청춘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화양연화’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고, 그러면서 후다닥 나온 것이 ‘아이 니드 유’였어요.
Q. 지난 4월 ‘아이 니드 유(I NEED U)’ 때는 반 바지도 신의 한수였죠. 방탄소년단의 콘셉트를 보면 노래, 영상, 뮤직비디오, 스타일링이 모두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손성득 : 그 반바지는 김성현이라는 분의 작품이에요. 우리는 큰 회사가 아니에요. 비주얼, 퍼포먼스 ,음악 그리고 시혁이 형이 모여서 항상 같이 이야기하고 공유해요. 그런 것들이 잘 돌아가죠.
Q. 개인적으로 ‘2014 MBC 가요대제전’ 트레일러가 진짜 인상 깊었어요. 굿 카메라, 베리굿 카메라 등 버전을 나눠 퍼포먼스를 만들고 그걸 효과적으로 담아냈다는 게 참신했어요.
손성득 : 시혁이 형에게 진짜 고마워요. 일적으로 너무 고마운 사람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을 너무나도 잘 밀어주고, 도와줘요. 심지어 방탄소년단 만들기 전에는 한 달 동안 유학도 보내주고, 연말 가요제 무대 같은 곳에 댄서를 이렇게 저렇게 세우겠다고하면 ‘그래, 해봐’라고 믿어줘요. 그때 ‘가요대제전’ 때 퍼포먼스가 제대로 담기지 않았을 때는 저보다 시혁이 형이 더 속상해 했어요. 방송에 제대로 안 나와서 제대로 보여주자고 만든 것이 그 영상이에요. 팬들한테 꼭 보여주자고 했어요. Q. 현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댄스팀에서 활동하는 것과 기획사에 소속돼 활동하는 것은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손성득 : 제일 큰 것은 혼자 있는 것과 팀원이 있는 것이 다른 거예요. 팀에 있으면 안무 짤 때도 팀원이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여러 다른 가수와 하면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요. 반대로 회사에 있으면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조금 더 원만히 할 수 있고, 기회가 많아져요. 또 회사에 있으면 그래도 여러 곳에 분산되는 것보다 한 회사에서 한 방향을 보면서 올라가는 것이 깊이감이 다른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요?
손성득 : 개인적으로는 원래부터 독고다이 기질이 있어서 편한데 혼자는 진짜 힘들긴 해요. 진짜 콘서트 준비할 때 안무팀들이 오면 신나고 북적북적한데 다들 집에 가고 혼자 연습실에 있으면 진짜 외로워요. 그래서 팀원들 영입도 생각하고 있다. 키워볼 생각도 있는데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에요. 능력이 있어도 마인드가 다르면, 힘들 수도 있어요.
Q. 박준희 안무가의 여자친구 ‘유리구슬’ 안무에 도움을 주기도 했고, 방탄소년단의 여러 안무를 보면 칼군무 전문 안무가라는 느낌도 있어요.
손성득 : 아 제가 처음 춤을 배울 때 유승준 팀이었어요. 그 팀 자체가 칼군무스러웠어요. 처음에 그렇게 배워서 그런지 몰라도, 보여줘야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다 맞아야 느낌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호르몬 전쟁’ 같은 것은 진짜 풀어버릴 때도 있어요. 심하게 조았다가 추니까 더 잘 놀 때도 있더라고요. 이제는 가면 갈수록 칼군무보다는 성숙미를 보여주고 싶어요. 연차도 쌓이고,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들이 동작보다는 느낌적인 표현이 더 필요할 것 같아서 맞추기도 하지만, 표현을 더 보여주기 위해서 끄집어내려고 해요.
Q. 혼자 작업하는데 연말시상식 대규모 댄서가 필요한 작업은 어떻게 하나요?
손성득 : 우선 섭외를 해요. 섭외가 제일 큰일이에요. 그때 그들한테 너무 고마웠어요. 정말 이 말 꼭 하고 싶어요. 그들이 없었으면 아마 그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에요. 연말에 그 시간들을 비워서 연습에 참여해준 친구들 정말 고마워요. 구하는 것도 일인데 그 인원을 수용하는 연습실을 구하는 것도 일이에요. 또 퍼포먼스에 사용될 음악도 제가 만들어요. 작곡가 옆에 붙어서 이런 소스, 이런 느낌, 어떤 효과도 다 직접 만들어요. 노래도 생각하고, 안무도 생각하고, 연습실도 렌트해야 하고, 그 사람들 섭외도 해야 하고, 방탄소년단 스케줄도 체크해야 하고… 또 천재가 아니라서 30명짜리 무대를 상상으로 세워놓고 할 수 없으니 혼자서 골방 들어가서 짜고 나와서 가르치고, 그림 보고, 계속 그렇게 했어요. 방탄소년단도 그렇고, 댄서도 그렇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방송에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죠.
Q. 안무가 활동을 하면서 여러 아이돌을 많이 보잖아요. 성공의 기본 조건이라고 느낀 점이 있나요?
손성득 : 솔직히 성실이에요. 가장 쉬운 답이자 어려운 답이에요. 다른 아이돌이 성실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얼마 전에 방탄소년단 애들과 밥을 사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멤버들이 자기들도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이간질 이런 것 없고 남자답게 이야기하고 풀고, 시스템이 잘 잡혔어요. 우리 회사라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참 착한 것 같아요. 이 정도 연차에 사고도 칠 법한데 정말 착해요. 성공은 인성에 비례해요. 멤버들은 쉬라고 할 때 연습 한 번 더 해요. 가장 기본은 거기서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해요. Q. 이제 안무가님 개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안무가님이 춤에 빠져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손성득 : 초등학교 3학년 때, 형 친구들이 현진영 커버댄스를 췄어요. 그게 쇼크였어요. 혼자 연습하다가 5학년 때 아람단에서 수련회를 갔는데 학교 3개가 붙어서 연합으로 갔죠. 대표로 누가 춤을 추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나가기에 벌떡 일어서서 제가 나갔어요. 빵 터졌어요.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면 이런 느낌이구나 생각했어요. 그 뒤로 뭐만 하면 나가고, 그러다가 유승준을 보고 저 사람 뒤에서 춤을 출거야 생각해서 댄서가 됐죠.
Q. 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했을 텐데, 댄서라는 꿈 하나만 바라본 원동력은 뭔가요?
손성득 : 저는 가족이에요. 제 어린 시절이 화양연화랑 겹치기도 해요. 고등학교 때 전학을 4군데나 다녔어요. 어느 한 학교에서 걸어 나오면서 아버지가 노을이 지고 있는데 ‘성득아, 너는 오늘 이 순간을 평생 후회할거야’라고 했어요. 저는 ‘이 순간을 후회안 할 자신 있어요. 허락해주세요’라고 했죠. 그날 밤에 정식으로 춤추는 것을 허락받았어요. 부모님이 ‘대신 최선을 다해라. 최고가 안 되도 되니까 최선을 다해라. 어머니가 어떻게 해서든 뒷바라지는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하고. 나중에만 하나님을 위해서 써라’고 하셨어요. 종교적인 것도 있었는데, 그때 정식으로 집에서 인정을 받았어요. 진짜 힘들 때마다 가족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가출하고 이랬을 때, 아버지가 연습실에 찾으러 와서도 밖에서 연습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셨어요. 이제는 이 일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부모님이 제 자랑이 하는 것을 보고 진짜 뿌듯했어요. 끝까지 믿어주셨어요.
Q. 예전보다 댄서들의 처우는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해요. 가장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나요?
손성득 : 우리가 방송안무가협회도 만들고, 저작권도 만들려고 해요. 우리끼리 아무리 뭉쳐도 한계가 있어요. 우리가 잘해서 우리 후배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인식 자체가 아직 많이 부족해요. 예전보다는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사회적인 인식 자체가 아직 어려워요. 그래도 팬들은 그것에 대해서 알아주는 것이 고마워요.
Q. 앞으로 안무가로서 목표가 있다면요.
손성득 : 워크숍을 많이 다니고 있는데 워크숍을 더 많이 다니고 싶어요. 솔직히 자랑은 아니지만, 최초로 워크숍으로 미국 투어를 갔어요. 미국, 유럽, 아시아 투어를 개인 워크숍으로 갔어요. 워크숍을 듣는 사람들 중엔 방탄소년단 팬도 있고, 케이팝 팬도 있고, 생각보다 시장이 너무나도 크고 많더라고요. 진짜 감사하게도 제 안무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간 것인데 케이팝에 퍼포먼스가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 기여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고, 다른 안무가에 대한 기회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안무나 퍼포먼스의 중요성에 안무가가 많은 기여를 한다고 알리고 싶어요.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퍼포먼스 없는 아이돌 음악은 앙꼬 없는 찐빵 아닐까. 아이돌 음악은 노래, 비주얼 그리고 퍼포먼스가 3박자를 맞춰 펼치는 콘셉트 음악이다. 그중 퍼포먼스는 보는 음악의 정점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케이팝 한류 열풍의 핵심. 잘 만든 포인트 안무 하나가 노래의 인기를 견인하기도 한다. 아이돌이 컴백할 때마다 유튜브에서 쏟아지듯 만들어지는 해외팬들의 댄스 커버 영상도 퍼포먼스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에 퍼포먼스를 만드는 안무가의 역할도 함께 커졌다. 3분여의 무대를 위해서, 아이돌 그룹의 뒤에서, 땀을 흘리는 안무가들을 만난다. (편집자주)
그룹 방탄소년단을 지금의 위치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힙합 아이돌 콘셉트, 직접 음악을 만들고 이야기하는 아티스트 역량, 잘생긴 비주얼 등등 방탄소년단에겐 여러 매력이 있다. 그중 단연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바로 퍼포먼스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부터 칼군무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무기로 내세웠다. 거의 대부분 아이돌이 퍼포먼스를 무기를 장착하지만, 방탄소년단은 더 강렬했다.Q.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 안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 트레일러라든지 특별히 준비한 퍼포먼스가 많아요. 혼자서 다 만드시는데 힘들진 않나요?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건, 2013년 발표한 ‘O!RUL8,2?(oh! are you late, too?)’ 앨범부터다. 콘셉트 트레일러라는 독특한 영상을 공개한 방탄소년단은 해당 영상에서 각 잡힌 칼군무를 선보인다. 마치 댄스 크루의 영상을 보는 듯 잘 편곡된 음악과 함께 퍼포먼스로 앨범의 성격을 드러낸 영상이었다.
방탄소년단이란 아이돌이 퍼포먼스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확실히 깨달은 건 지난 2015년 1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가요대제전 인트로 퍼포먼스 트레일러’다. (보러 가기) 방탄소년단이 MBC ‘2014 가요대제전’ 인트로 무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제대로 담아낸 영상이다. ‘굿 카메라’, ‘베리굿 카메라’로 나뉘어 여러 버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이 퍼포먼스를 단순히 노래의 부수적인 요소가 아닌 핵심으로 여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 안무가의 손끝에서 탄생됐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이 퍼포먼스라는 무기를 필살기로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 그가 있었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손성득 안무가를 만났다.
손성득 : 힘들죠. ‘노 모어 드림’ 때부터 지금까지 레파토리가 많아요. 그래도 정말로 감사한 게 춤에 대한 칭찬이 정말 많았어요. 다른 가수들과 일을 해도 그렇지만, 칭찬이 부담이 되기도 해요. 기대치가 높으니까. SNS 같은 데서 고맙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 힘도 나고,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다보니 퍼포먼스 이미지가 강하고 반응들이 좋다보니 관련 콘텐츠를 많이 만들었죠. 한 앨범에도 세네곡 씩 되니까 힘들어요. 또 저 혼자만 있으니까, 똑같은 가수, 똑같은 멤버로 비슷한 구성이 있으니 해마다 어떻게든 바꿔야 하니까 힘들었죠.
Q. 그 스트레스 극복은 어떻게 하시나요?
손성득 : 진짜 어쩔 수 없이 짜내요. ‘아이 니드 유’ 때 안무가 안 나와서 시혁이 형한테 이야기를 하고 고향 부산을 내려갔어요. 그때는 머릿속에 아예 없었어요. 제가 부산에서 이 직업을 가지고 싶어 꿈을 꾸면서 연습했던 공원이 있어요. 거기에 가서 벤치에 누워서 잤어요. 자면서 제 지금 청춘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화양연화’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고, 그러면서 후다닥 나온 것이 ‘아이 니드 유’였어요.
Q. 지난 4월 ‘아이 니드 유(I NEED U)’ 때는 반 바지도 신의 한수였죠. 방탄소년단의 콘셉트를 보면 노래, 영상, 뮤직비디오, 스타일링이 모두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손성득 : 그 반바지는 김성현이라는 분의 작품이에요. 우리는 큰 회사가 아니에요. 비주얼, 퍼포먼스 ,음악 그리고 시혁이 형이 모여서 항상 같이 이야기하고 공유해요. 그런 것들이 잘 돌아가죠.
Q. 개인적으로 ‘2014 MBC 가요대제전’ 트레일러가 진짜 인상 깊었어요. 굿 카메라, 베리굿 카메라 등 버전을 나눠 퍼포먼스를 만들고 그걸 효과적으로 담아냈다는 게 참신했어요.
손성득 : 시혁이 형에게 진짜 고마워요. 일적으로 너무 고마운 사람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을 너무나도 잘 밀어주고, 도와줘요. 심지어 방탄소년단 만들기 전에는 한 달 동안 유학도 보내주고, 연말 가요제 무대 같은 곳에 댄서를 이렇게 저렇게 세우겠다고하면 ‘그래, 해봐’라고 믿어줘요. 그때 ‘가요대제전’ 때 퍼포먼스가 제대로 담기지 않았을 때는 저보다 시혁이 형이 더 속상해 했어요. 방송에 제대로 안 나와서 제대로 보여주자고 만든 것이 그 영상이에요. 팬들한테 꼭 보여주자고 했어요. Q. 현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댄스팀에서 활동하는 것과 기획사에 소속돼 활동하는 것은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손성득 : 제일 큰 것은 혼자 있는 것과 팀원이 있는 것이 다른 거예요. 팀에 있으면 안무 짤 때도 팀원이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여러 다른 가수와 하면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요. 반대로 회사에 있으면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조금 더 원만히 할 수 있고, 기회가 많아져요. 또 회사에 있으면 그래도 여러 곳에 분산되는 것보다 한 회사에서 한 방향을 보면서 올라가는 것이 깊이감이 다른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요?
손성득 : 개인적으로는 원래부터 독고다이 기질이 있어서 편한데 혼자는 진짜 힘들긴 해요. 진짜 콘서트 준비할 때 안무팀들이 오면 신나고 북적북적한데 다들 집에 가고 혼자 연습실에 있으면 진짜 외로워요. 그래서 팀원들 영입도 생각하고 있다. 키워볼 생각도 있는데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에요. 능력이 있어도 마인드가 다르면, 힘들 수도 있어요.
Q. 박준희 안무가의 여자친구 ‘유리구슬’ 안무에 도움을 주기도 했고, 방탄소년단의 여러 안무를 보면 칼군무 전문 안무가라는 느낌도 있어요.
손성득 : 아 제가 처음 춤을 배울 때 유승준 팀이었어요. 그 팀 자체가 칼군무스러웠어요. 처음에 그렇게 배워서 그런지 몰라도, 보여줘야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다 맞아야 느낌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호르몬 전쟁’ 같은 것은 진짜 풀어버릴 때도 있어요. 심하게 조았다가 추니까 더 잘 놀 때도 있더라고요. 이제는 가면 갈수록 칼군무보다는 성숙미를 보여주고 싶어요. 연차도 쌓이고,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들이 동작보다는 느낌적인 표현이 더 필요할 것 같아서 맞추기도 하지만, 표현을 더 보여주기 위해서 끄집어내려고 해요.
Q. 혼자 작업하는데 연말시상식 대규모 댄서가 필요한 작업은 어떻게 하나요?
손성득 : 우선 섭외를 해요. 섭외가 제일 큰일이에요. 그때 그들한테 너무 고마웠어요. 정말 이 말 꼭 하고 싶어요. 그들이 없었으면 아마 그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에요. 연말에 그 시간들을 비워서 연습에 참여해준 친구들 정말 고마워요. 구하는 것도 일인데 그 인원을 수용하는 연습실을 구하는 것도 일이에요. 또 퍼포먼스에 사용될 음악도 제가 만들어요. 작곡가 옆에 붙어서 이런 소스, 이런 느낌, 어떤 효과도 다 직접 만들어요. 노래도 생각하고, 안무도 생각하고, 연습실도 렌트해야 하고, 그 사람들 섭외도 해야 하고, 방탄소년단 스케줄도 체크해야 하고… 또 천재가 아니라서 30명짜리 무대를 상상으로 세워놓고 할 수 없으니 혼자서 골방 들어가서 짜고 나와서 가르치고, 그림 보고, 계속 그렇게 했어요. 방탄소년단도 그렇고, 댄서도 그렇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방송에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죠.
Q. 안무가 활동을 하면서 여러 아이돌을 많이 보잖아요. 성공의 기본 조건이라고 느낀 점이 있나요?
손성득 : 솔직히 성실이에요. 가장 쉬운 답이자 어려운 답이에요. 다른 아이돌이 성실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얼마 전에 방탄소년단 애들과 밥을 사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멤버들이 자기들도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이간질 이런 것 없고 남자답게 이야기하고 풀고, 시스템이 잘 잡혔어요. 우리 회사라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참 착한 것 같아요. 이 정도 연차에 사고도 칠 법한데 정말 착해요. 성공은 인성에 비례해요. 멤버들은 쉬라고 할 때 연습 한 번 더 해요. 가장 기본은 거기서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해요. Q. 이제 안무가님 개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안무가님이 춤에 빠져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손성득 : 초등학교 3학년 때, 형 친구들이 현진영 커버댄스를 췄어요. 그게 쇼크였어요. 혼자 연습하다가 5학년 때 아람단에서 수련회를 갔는데 학교 3개가 붙어서 연합으로 갔죠. 대표로 누가 춤을 추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나가기에 벌떡 일어서서 제가 나갔어요. 빵 터졌어요.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면 이런 느낌이구나 생각했어요. 그 뒤로 뭐만 하면 나가고, 그러다가 유승준을 보고 저 사람 뒤에서 춤을 출거야 생각해서 댄서가 됐죠.
Q. 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했을 텐데, 댄서라는 꿈 하나만 바라본 원동력은 뭔가요?
손성득 : 저는 가족이에요. 제 어린 시절이 화양연화랑 겹치기도 해요. 고등학교 때 전학을 4군데나 다녔어요. 어느 한 학교에서 걸어 나오면서 아버지가 노을이 지고 있는데 ‘성득아, 너는 오늘 이 순간을 평생 후회할거야’라고 했어요. 저는 ‘이 순간을 후회안 할 자신 있어요. 허락해주세요’라고 했죠. 그날 밤에 정식으로 춤추는 것을 허락받았어요. 부모님이 ‘대신 최선을 다해라. 최고가 안 되도 되니까 최선을 다해라. 어머니가 어떻게 해서든 뒷바라지는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하고. 나중에만 하나님을 위해서 써라’고 하셨어요. 종교적인 것도 있었는데, 그때 정식으로 집에서 인정을 받았어요. 진짜 힘들 때마다 가족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가출하고 이랬을 때, 아버지가 연습실에 찾으러 와서도 밖에서 연습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셨어요. 이제는 이 일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부모님이 제 자랑이 하는 것을 보고 진짜 뿌듯했어요. 끝까지 믿어주셨어요.
Q. 예전보다 댄서들의 처우는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해요. 가장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나요?
손성득 : 우리가 방송안무가협회도 만들고, 저작권도 만들려고 해요. 우리끼리 아무리 뭉쳐도 한계가 있어요. 우리가 잘해서 우리 후배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인식 자체가 아직 많이 부족해요. 예전보다는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사회적인 인식 자체가 아직 어려워요. 그래도 팬들은 그것에 대해서 알아주는 것이 고마워요.
Q. 앞으로 안무가로서 목표가 있다면요.
손성득 : 워크숍을 많이 다니고 있는데 워크숍을 더 많이 다니고 싶어요. 솔직히 자랑은 아니지만, 최초로 워크숍으로 미국 투어를 갔어요. 미국, 유럽, 아시아 투어를 개인 워크숍으로 갔어요. 워크숍을 듣는 사람들 중엔 방탄소년단 팬도 있고, 케이팝 팬도 있고, 생각보다 시장이 너무나도 크고 많더라고요. 진짜 감사하게도 제 안무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간 것인데 케이팝에 퍼포먼스가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 기여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고, 다른 안무가에 대한 기회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안무나 퍼포먼스의 중요성에 안무가가 많은 기여를 한다고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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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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