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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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훈이 메인 예능인으로서 시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웹 예능 '노빠꾸탁재훈', ENA '하입보이스카웃',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다. 최근 '노빠꾸탁재훈'에서 성희롱, '아줌마'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린 데 있어 그의 역량이 부정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박명수와 대조된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과거 자주 화를 낸다고 해서 '버럭'이란 별명이 붙은 박명수는 시대 흐름에 맞게 사회 문제에 공감하고 트렌디하게 예능감을 발전시키면서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반면 탁재훈은 20년 전에 머물러 있듯, 특히 성 감수성에 뒤처진 모습을 보이며 대중의 쓴소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노빠꾸탁재훈'에서 보여주는 탁재훈의 발언과 태도에 불편을 표하는 시청자들이 상당수다. 지난달 19일 게스트로 일본 AV 배우 오구라 유나가 출연한 회차에서 아이돌 그룹 시그니처 지원이 "AV 배우로 데뷔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다. 오구라 유나는 지원에게 "톱배우가 될 수 있다. 도와주겠다"고 부추겼다.

이에 지원은 "한국에서 배우로 데뷔하긴 했다"고 상황을 무마하려 했지만, 탁재훈은 "그거랑 다르다"고 받아쳤다. 농담이라 할지언정 무례하고 성희롱이라고 지적당하기 충분한 상황이었다. 이때 탁재훈이 메인 MC답게 적극적으로 잘못을 지적하고 중재에 나섰더라면 논란이 커지지 않았겠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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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증폭되자 지난달 21일 '노빠꾸탁재훈' 제작진 측은 공식 채널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 다나카 & 오구라유나 편을 보며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시청자분에게 어떠한 변명도 없이 고개 숙여 사과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노빠꾸탁재훈' 제작진 측은 " 지원 씨에 대한 배려 부족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탁재훈 씨는 만류하였으나 현장의 재미만을 위해 편집 과정에서 탁재훈 씨의 의도가 드러나지 않게 편집이 된 점에 대해서도 탁재훈 씨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탁재훈을 감쌌다.

지원의 소속사 측도 입장을 표명했다. C9엔터테인먼트는 "촬영 당시 탁재훈 님과 신규진 님은 해당 내용에 대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제작진 측으로부터 편집본을 사전에 공유받았으나 노빠꾸 채널에서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방송 송출본에 대한 이견이 없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작진 측과 소속사 측 모두 탁재훈에게는 아무 잘못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아이러니함을 안겼다. 속사정이 있다고 한들 시청자들이 접한 영상에서는 탁재훈이 비판받기 충분한 상황이었다는 게 이유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사과를 '받기'만 하는 상황에서 그쳤다. 사과하고 입장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탁재훈은 쏙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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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을 올린 날 '노빠꾸탁재훈'은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게스트로 출연한 그룹 카라의 니콜에게 무례를 범했기 때문이다. 1968년생 탁재훈은 데뷔 13주년을 맞이한 카라를 '노땅'이라고 칭하며 1991년생 니콜에게 "아줌마"라고 말하면서 당황하게 했다. 영상을 접한 시청자들은 "재미도 센스도 없다", "감 다 떨어진 것 같다", "아줌마라는 워딩 자체도 잘못인데, 대화 플로우도 어이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누리꾼은 탁재훈에게 "딸이 있는 게 맞냐"고 강하게 지적했다. 탁재훈은 2002년생 딸을 뒀지만, 방송에서 그가 한 발언은 여성 혐오적이었기 때문이다.

탁재훈은 '하입보이스카웃'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방송 회차에서 BL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춰 비즈니스 커플로 활동하고 있는 디온과 큐를 보고 당황함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동성이라는 이유로 커플을 향해 "연상·연하라고 안 하고 '형'이라 하지 않냐"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누리꾼은 "드립과 무례한 걸 구분 못하는 것 같다", "호모포비아 적이다", "불쾌하다" 등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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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훈이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해 지적받는 반면, 트렌디한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는 개그맨이 있다. 바로 박명수다. 1993년 MBC 공채 4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명수는 2020년 전까지 호통치는 모습을 다수 보이며 '버럭 명수'로 이미지 메이킹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트렌드에 맞게 변화해갔다.

그는 현실적이고 유쾌한 이야기를 전하며 '명언 제조기'라는 별명을 갱신했고 현재는 JTBC 예능 'My name is 가브리엘',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My name is 가브리엘'에서 박명수는 태국 치앙마이에 방문해 육아를 경험했다. 그는 "딸 민서 생각이 난다"면서 따뜻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훈훈함을 안겼다. 매일 오전 방송되는 '박명수의 라디오쇼'를 통해서는 밀양 성폭행 사건이나 논란에 휩싸인 '피식대학' 등에 일침을 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박명수는 매번 캐릭터를 바꾸고 예능감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호감을 쌓고 있다.

반면 탁재훈은 과거 수많은 예능인으로부터 '천재'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그 시대에 멈춘 채 발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타인에게 무례를 범하는 행위는 대중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탁재훈이 28년 동안 연예계에서 종사해온 만큼 앞으로 롱런하기 위해선 성 감수성과 트렌드를 읽고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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