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하이브 사옥/사진=빅히트뮤직, 하이브
그룹 방탄소년단, 하이브 사옥/사진=빅히트뮤직, 하이브
'하이브'와 '단월드' 두 단어로 시끄러운 요즘, 하이브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하이브는 사실이 아닌 만큼 자세히 해명하는 게 긁어 부스럼이란 입장이지만, 팬들의 입장은 다르다. 사실이 아닌 만큼 찝찝함을 남겨두지 않고 깔끔히 해명해달라는 요구가 많다. 논란의 규모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만큼 하이브의 대응 전략에 대한 고심도 필요해 보인다.

7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하이브와 사이비 종교 단체로 알려진 단월드가 깊이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단월드와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그룹 방탄소년단이 데뷔 초 영상에서 단월드에서 홍보하던 '뇌 체조'를 반복적으로 선보였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사진= 단월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진= 단월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방탄소년단 멤버 대부분은 초대 총장 이승헌이 이 단월드 교주인 글로벌사이버대학교를 졸업했는데, 해당 대학이 단월드에서 강조하는 '뇌 교육 특성화 대학교'라는 점이 언급되고 있다. 이 학교는 '한민족이 가진 천지인의 정신의 철학'을 중시한다. 우주의 신이라는 마고, 환인, 환웅, 단군을 숭배하는 단월드의 입장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승헌 총장이 직접 나서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뇌 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힌 점도 팬들 사이에서 주목받았다. 이승헌 총장의 발언이 담긴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박제'돼 떠돌고 있다.
그룹 뉴진스/사진=어도어 제공, 'OMG' 뮤직비디오 캡처
그룹 뉴진스/사진=어도어 제공, 'OMG' 뮤직비디오 캡처
특히 그룹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단월드와 연관 지어 해석한 영상이 인기다. 'OMG' 뮤직비디오 해석 영상의 경우 게재 7일 만에 조회수 272만회를 돌파했다. 뉴진스 뮤직비디오의 비하인드를 풀어내는 유튜브 채널 'Ban Heesoo'(반희수, 뉴진스의 친구로 설정된 가상 캐릭터)도 따라 주목받고 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의 단월드 연관설을 입증하기 위해 하이브가 관리하지 않는 반희수 채널에 증거를 남겨놓은 것 아니냐는 일부 대중의 추측에서 비롯됐다.

이에 단월드가 직접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애초에 단월드가 종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방탄소년단과의 연관설도 부인했다.

하이브는 지난 2일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 공지사항을 통해 사이비 의혹을 비롯해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말씀드린다"는 단어 선택으로 이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악의적 루머 조성 행위를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하이브의 입장에도 대중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너무 늦은 해명이었으며 논란 내용과 관련한 상세 해명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승헌 총장의 영상에서 방탄소년단이 언급된 것과 방탄소년단의 뇌 체조 영상 등 눈에 보이는 부분을 설명할 필요가 보인다. 일반적인 제스처가 아니었던 만큼 왜 그런 제스처를 취하며 영상을 찍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하이브는 사실이 아닌 만큼 해명할 것도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슈 대응을 할 경우 오히려 사태를 키울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슈가 지나가더라도, 핵심 팬들의 찝찝함과 불편한 마음은 남을 수밖에 없다. 잠깐의 이슈가 되더라도 사실이 아닌 것은 더욱 명확하고 명쾌하게 해명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K엔터의 사람의 마음을 꾀어내 돈을 버는 게 업의 본질이다. 팬들의 마음이 흔들리면, 업도 흔들린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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