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4세대 이끄는 '즈즈즈', 스트레이 키즈·에이티즈·더보이즈
ITZY ·에스파, 4세대 이끄는 핫 걸그룹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K팝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비주류로 통했다. 해외 마니아층들이 열광했지만, 대중 인기의 글은 요원했다. 강산이 변하는데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빌보드 등 세계적인 시상식에 한국 가수가 서는 건 어색하지 않다. 외국 길거리에서 K팝 댄스를 커버하는 젊은이를 보는 일은 더는 뉴스거리가 아니다.

음반 판매량은 이같은 느낌을 숫자로 증명한다. 2013년부터 6년간 글로벌 음반시장 규모가 연평균 5.7%씩 수축될 때 국내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은 연평균 28%씩 성장했다. 지난해 K팝 가수가 팔아치운 4200만 장의 음반 가운데 2500만 장은 해외에서 팔려 나갔다. 구멍 가게 같던 K팝 시장은 올해 매출 1조 기업을 배출해내는 거대한 글로벌 산업으로 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팝의 산업화에는 거대한 두 축이 존재한다. 싸이가 쏘아올린 강남스타일이라는 K팝 시장의 씨앗을 여물게 한 것은 누가 뭐래도 방탄소년단이다.

노래와 춤 실력은 기본이다. SNS를 활용한 MZ세대와의 소통. 긍정적인 내용의 곡과 희망의 메시지는 팬덤을 넘어 전세계 대중을 환호하게 했다. 60년전 비틀즈가 '브리티시 인베이젼'이란 이름으로 팝의 역사에 기록됐다면, 60년 뒤 사람들은 2021년을 'BTS 인베이젼' 시기라고 기억할 것이다.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 1위라는 대단한 훈장 마저 이들의 기세에는 작아 보이기까지 한다.

방탄소년단은 차별의 벽도 뚫었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고 공연을 펼친 유일한 한국 가수다. 변방에 놓였던 K팝이 당당하게 산업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온 것도 이때부터다.

K팝의 인기가 방탄소년단의 성공과 궤를 같이하기에 방탄소년단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대단한 기록과는 별개로 이들의 뒤를 이어 활약할 'NEXT BTS'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때라는 시선도 있다.

K팝은 포스트 방탄을 배출할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아바(ABBA)를 앞세웠던 스웨덴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팝스타를 꾸준히 배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걱정이 기우가 되기 위해선 싹이 나기 시작한 'NEXT BTS'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더보이즈 / 사진제공=JYP, KQ, 크래커엔터테인먼트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더보이즈 / 사진제공=JYP, KQ, 크래커엔터테인먼트
BTS가 개척한 땅 위에서 새로운 가능성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즈즈즈'로 불리는 에이티즈, 스트레이 키즈, 더보이즈와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데뷔 1년도 안 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엔하이픈 등이 보이그룹의 계보를 새로 쓰고 있다. 스트레이즈 키즈는 지난 8월 발매한 정규 2집으로 1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밀리언셀러가 됐다. 더보이즈도 지난 8월 발표한 미니 6집으로 초동 52만 장을 달성했고, 에이티즈 역시 3월에 낸 미니 6집으로 50만 장의 판매고를 달성하며 하프밀리언셀러에 올랐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빌리프랩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빌리프랩
방탄소년단의 직속 후배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빌보드200'에 단일 앨범으로 톱10 성적을 2회 이상 달성한 세 번째 K팝 가수다.

데뷔부터 돋보이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엔하이픈도 눈여겨봐야 한다. 엔하이픈의 일본 데뷔 싱글은 발매 직후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에서 7일 연속 1위, 주간 싱글 차트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신인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ITZY, 에스파 / 사진제공=JYP, SM엔터테인먼트
ITZY, 에스파 / 사진제공=JYP, SM엔터테인먼트
또 ITZY(있지)와 에스파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걸그룹 파워를 보여주는 중이다. 데뷔곡 '달라달라'로 최단 기록 음악방송 1위를 기록한 ITZY는 오는 24일 일본에서 정식 데뷔하고 '월드와이드 대세' 굳히기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에스파는 데뷔곡 '블랙맘바'로 K팝 데뷔곡 뮤직비디오 사상 최단 1억 뷰를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와 계약을 맺고 미국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K팝의 규모와 다양한 색깔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굳이 제왕의 왕관을 이어 쓰지 않아도 된다. 방탄소년단은 유일무이한 브랜드다. 팬들도 제2의 방탄소년단을 기다리지 않는다. 세계 음악시장을 장악한 영국의 팝스타들인 에드시런, 엘튼존, 아델 등을 제 2의 비틀즈라고 평하는 사람은 없다. K팝 '4세대 아이돌'로 분류되는 아이돌들도 영리하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선배들이 꿈꾸지 못한 영역으로 4세대 아이돌을 초대했다. 방탄소년단이 보낸 K팝 전성기란 무도회에 참석할 후배들이 보이는 건 과한 평가일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