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소말리아 내전 실화 바탕 영화
김윤석·조인성·허준호·구교환 주연
코로나19 팬데믹 속 극장 개봉
"주연 4인방 연기 앙상블, 생일 선물 같은 느낌"
"드라마틱한 소재, 이성적 연출 필요하다 생각"
영화 '모가디슈'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고 싶은 관객이 있다면 이렇게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 용기 냈어요. 진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제작비 250억 원이 들어간 대작을 여름 텐트폴로 개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류승완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영화 '모가디슈'를 극장 스크린에 내건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영화는 개봉 시기도 중요하다. 이 영화는 더울 때 개봉해 아프리카의 더운 열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아무리 큰돈을 준다고 해도 이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넘길 수는 없었다. 나를 비롯해 우리 영화에 참여한 이들은 일단 극장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었다"고 털어놨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1000만도 해낼 '모가디슈'. 류 감독은 극장에 발걸음 해준 200만 남짓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었다.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 7월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내전 발발로 인해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남북 공관원들의 탈출기를 그리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류 감독은 예전에 이 소재에 흥미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덱스터스튜디오에 이 소재와 관련된 이야기의 판권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내 것이 아닌가보다"고 했단다. 그는 "내게 의뢰가 들어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전면적으로 다시 취재해 원안을 각색하면서 지금의 틀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제목이 '탈출'에서 '모가디슈'가 된 사연도 전했다.

"상업적으로는 '탈출'이라는 제목이 더 쉽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탈출'이라 규정 지으면 관객들이 미리 자신이 원하는 틀을 만들고 올 것 같았어요. 한국인들에게 모가디슈는 다소 낯선 곳이니 '모가디슈'라는 제목은 어렵죠. '뭐가 됐슈?'라는 충청도 사투리로 생각해서 충청도에서 벌어지는 일인가 생각되기도 했고요. 하하. 저한테는 모가디슈라는 곳에서 살아 남아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했어요. '탈출'이라면 영화에 대한 인상이 많이 달랐을 것 같아서 '모가디슈'를 고집했죠.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탈출'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하하."
영화 '모가디슈'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극적인 탈출기와 짜릿한 카체이싱 액션, 그리고 뭉클한 휴머니즘까지 오락영화의 다양한 요소를 갖춘 '모가디슈'. 이 같은 소재와 전개의 한국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특징이자 고질병이 신파적 요소인데 '모가디슈'는 인물들의 감정이 과하지 않게 표현됐다는 점에서 호평 받고 있다.

"드라마틱한 소재일수록 만드는 사람들이 그 대상에 대한 거리감을 조금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항상 이성적으로 상황과 인물들을 바라보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번 영화에서는 배우 김윤석은 한신성 한국 대사 역을, 조인성이 참사관 강대진 역을 맡았다. 허준호는 북한 대사 림용수로, 구교환 참사관 태준기로 분했다. 류 감독은 "캐스팅은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신기한 일"이라며 탄성을 내뱉었다. 또한 "4개월 간 모로코에서 촬영해야 했다보니 배우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민폐가 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마음가짐이 더 남달랐던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남북 참사관이 다투는 장면에서는 연기 앙상블이 돋보였어요. 배우들이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니고 인상 쓰는 것도 아닌, 자조적인 표정이 나올 때가 있었어요. 그걸 촬영하는 날이 제 생일이었는데 마치 생일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죠. 너무 신났어요. 배우들이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앙상블이 느껴졌고 눈빛 하나하나 맞춰질 때 쾌감을 느꼈어요. 그럴 때는 영화감독 하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상에서 내가 이 모습을 제일 처음 보다니! 하하"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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