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 9월 10일→17일로 개봉 변경
'변칙 개봉' 비난 속 개봉 강행한 '테넷'
'승리호', '돌멩이' 등 국내 작품도 개봉 연기
고민 커지는 극장가
영화 '테넷', '뮬란' 포스터 / 사진=각 배급사
영화 '테넷', '뮬란' 포스터 / 사진=각 배급사
코로나19의 매서운 재확산에 신작 영화들이 또 다시 줄줄이 개봉 연기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으로 수많은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테넷’은 위기 속에서 개봉했지만 발길이 끊긴 극장가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 27일 디즈니는 ‘뮬란’의 개봉일을 9월 10일에서 9월 17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재확산세를 염려한 결정이다. ‘뮬란’의 경우 당초 3월 개봉 예정으로,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월드 프리미어도 진행된 가운데 여러 차례 밀린 끝에 정해진 개봉일이었다. 동명 원작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22년 만에 실사영화로 탄생하는 작품에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작품인 데다, 최근 애니메이션 실사영화들의 인기가 치솟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에 결국 북미 및 서유럽에서는 극장 개봉까지 포기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극장 개봉을 준비해온 터라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한 개봉 연기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태로운 상황에도 ‘테넷’은 개봉을 강행했다. 개봉 전 언론배급시사회는 안전 상의 이유로 취소했지만 유료 시사회는 진행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를 두고 ‘테넷’ 측은 “유료 시사회가 아니라 프리미어 상영”이라며 ‘관객들이 자의적으로 영화를 관람할 자유’를 주장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거둬야 하는 사정도 이해가지만 영화진흥위원회조차 ‘집합 금지’를 권고하는 상황에 변칙 개봉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그렇게 개봉을 강행했으나 성적은 미미하다. 유료시사회 관객 수를 포함해 개봉 이틀째인 지난 27일까지 누적 관객 수 30만1426명을 모았다. 이번 여름 흥행작인 '반도'가 첫날 이미 35만3000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첫날 34만4911명을 모은 것과 비교해도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테넷’이 개봉 첫 주말을 앞두고 있다고 하나 관객 수 회복은 불투명하다.

또 한 편의 기대작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아예 내년 상반기로 개봉을 미뤘다. 영화 팬들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다리던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선뜻 극장에 발걸음하기가 두려운 까닭이다. 방역수칙 준수에 온 힘을 쏟는다 해도 허점도 있기 마련이다. 극장을 찾은 한 관객은 “입장할 땐 마스크를 잘 썼지만 영화를 보다가 슬쩍 내리는 사람들도 보였고, 매점이나 매표소에서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때 향균필름이 붙어있어도 불안했다”고 말했다.

외화뿐만 아니다. 추석 시즌을 노리고 9월 23일로 개봉일을 정했던 ‘승리호’도 공개를 미뤘다. 9월 9일 개봉을 앞두고 1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하려던 ‘돌멩이’ 역시 개봉과 시사회를 연기했다.

코앞에 둔 개봉을 미뤄야 하는 영화 관계자들 역시 울상이다. 한 관계자는 “여러모로 타격이 크지만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방역수칙 준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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