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연장
영화계, 일정 놓고 '혼돈'
9월 신작 줄줄이 개봉 연기
'오! 문희' 9월 2일 개봉 강행
영화 '승리호' '검객' '돌멩이' '뮬란' 등 9월 개봉 예정작./ 사진제공=각 영화사
영화 '승리호' '검객' '돌멩이' '뮬란' 등 9월 개봉 예정작./ 사진제공=각 영화사
영화 '돌멩이'도 결국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 9월 9일에서 30일로 개봉일을 변경하면서 언론시사회 등 모든 일정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닥쳤다. '돌멩이'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역습이 시작 되면서 영화계가 분주해 졌다.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날로 확진자수가 늘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고민했다. 지난 28일 오후 "2단계 거리두기를 한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지만, 수도권은 30일부터 사실상 2.5단계로 거리두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화관은 집합금지 조치에 따라 한 상영관 당 50인 이상이 모일 수 없다. 이에 따라 관객들 스스로 극장을 멀리하고 있고, 자연스레 관객수가 감소한 상황이다.

28일 '돌멩이' 측은 잘못된 일정 공유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발송한 언론시사회 초대 메일을 통해서는 오는 9월 1일 영화 상영 이후 배우 및 감독들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당초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정보가 있었기에 텐아시아에서 재차 확인했고, '돌멩이' 측은 "안전상 기자 간담회는 열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점점 나빠지자 제작사에서 언론 시사회, 개봉 일정 등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혼선이 생긴 것. 결국 '돌멩이' 측은 이날 오후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봉일이 9월 30일로 변경, 예정돼 있던 언론시사회가 연기됐다"며 "갑작스러운 취소로 불편을 드린 점, 양해 부탁드린다. 추후 일정이 정리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정리했다.
'승리호' 배우들, 영화 인터뷰./
'승리호' 배우들, 영화 인터뷰./
앞서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승리호' 또한 개봉 연기를 결정했다. '승리호' 측은 "9월 23일로 예정돼 있던 '승리호'의 개봉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정적으로 연기한다"며 "추후 개봉 일정은 상황을 지켜본 이후, 결정되는 대로 안내드리겠다"고 밝혔다.

'승리호'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SF영화로, 올해 개봉작 가운데 최대 규모인 24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앞서 여름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 차례 연기, 추석을 앞두고 관객들에게 선보이려 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코로나19가 확산 되면서 재차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 이미 제작보고회를 마쳤고, TV 광고, 연예 정보 프로그램 등을 통해 홍보를 시작했지만, 잠정적 연기를 결정하면서 '홍보'와 관련해서도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작사 측은 향후 일정을 놓고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장혁이 주연을 맡은 영화 '검객', 웹툰을 원작으로 한 '기기괴괴 성형수'도 개봉 연기 소식을 전했다. '검객'은 "관객들과 약속한 개봉일에 영화를 선보이지 못하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9월 17일에서 23일로 변경된 개봉일을 알렸다. '기기괴괴 성형수'의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뉴뮤턴트' '뮬란'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등 해외 영화들도 줄줄이 개봉일을 변경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지난 27일 "9월 3일 예정이었던 '뉴 뮤턴트'의 개봉이 9월 10일로 변경됐음을 안내드린다"며 "9월 10일 예정됐던 영화 '뮬란'은 9월 17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28일에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개봉 연기 소식도 전했다. 이 영화는 오는 9월 18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겨 내년 2월 26일에 개봉하기로 했다. 당초 2019년 11월 개봉을 염두하고 제작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여러 번 개봉을 연기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9월 18일 개봉을 확정됐지만, 또 다시 연기하게 된 것이다.

지난 19일 개봉하려던 '국제수사'의 경우도 갑갑하다. 무기한 개봉일을 연기한 상태인데, 주인공 곽도원이 TV에서 '열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 '나 혼자 산다' '런닝맨' '미운우리새끼'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했지만, 정작 영화를 선보일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오! 문희' 포스터./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오! 문희' 포스터./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이와중에 나문희와 이희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오! 문희'는 9월 2일 개봉을 강행키로 했다. 30일 언론 시사회도 예정대로 진행할 전망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나문희와 이희준도 이미 '라디오 스타' 등 예능에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나문희는 오는 29일 방송되는 '전지적 참견시점'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오! 문희' 측은 "안전 예방에 최대한 힘쓰겠다"며 의지를 전했다.

말그대로 '역습'을 당했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고,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름극장가도 활기를 찾는 듯 했다. 그러나 광복절인 지난 15일을 전후로, 코로나19가 역습을 가하면서 영화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추석 연휴, 가을 성수기를 앞둔 극장가는 분주해졌다. 개봉 강행이냐, 연기냐, 그리고 홍보는 어떻게 해야하나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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