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부터 '결사곡'까지
막장 드라마 흥행
김순옥X임성한, 막장 공식은?
'펜트하우스2', '결혼작사 이혼작곡' 포스터./사진제공=SBS, TV조선
'펜트하우스2', '결혼작사 이혼작곡' 포스터./사진제공=SBS, TV조선


불륜, 폭력, 복수, 욕망 등 자극적인 소재에 억지스러운 설정을 더한 ‘막장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막장계의 대모’ 김순옥, 임성한 작가가 있다. 이들은 집필하는 드라마마다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작품성과는 별개로 매번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한 스타작가. ‘욕하면서 본다’는 표현처럼, 선정적이지만 강렬함을 잊을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막장이라 비판하던 시청자들은 어느덧 이들의 드라마를 ‘막장’ 대신 ‘마라맛’이라 부르며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김순옥 월드, 악녀 본색 X 폭풍 전개김순옥은 2008년 ‘아내의 유혹’을 시작으로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의 드라마를 연속으로 흥행 시키며 ‘막장 대모’ 반열에 올랐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야기와 상식이나 통념에서 한참 벗어난 상황 묘사들이 특징인 김순옥 드라마는 악인 캐릭터가 특히 많은 인기를 끌었다.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김서형 분),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 분)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사소한 개연성은 무시하고 한 회에 기승전결 다 담아내는 빠른 전개는 시청자들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김순옥은 2019년 SBS ‘황후의 품격’을 통해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판타지 장르에 처음 도전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살을 뺀 뒤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남자 주인공, 불륜, 살인 등의 막장 소재는 여전했고 시청률은 최고 17.9%를 기록, 일일·주말드라마 뿐만 아니라 미니시리즈에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펜트하우스2' 스틸컷./사진제공=SBS
'펜트하우스2' 스틸컷./사진제공=SBS
‘펜트하우스’, 논란 넘어 신드롬으로

김순옥 작가는 지난해 10월 첫 방송된 SBS ‘펜트하우스’를 통해 더욱 짙은 막장을 과시했다. 방송 초반부터 살인, 불륜, 집단 폭행, 방화, 입시 비리, 가난 혐오 등의 소재로 내세웠고, 특히 중학생들의 도 넘은 폭력 수위는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드라마 폐지 및 조기종영을 요구하는 원성과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200건에 달하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그러나 속도감 있는 전개와 높은 몰입도, 복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2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 7주 연속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 최고 시청률 28.8%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31.1%까지 돌파했다.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킨 ‘펜트하우스’는 지난 2월 19일 더욱 파격적인 내용의 시즌2로 돌아왔다. 특히 시즌1 첫 회가 민설아(조수민 분)의 추락사로 시작됐다면, 시즌2는 청아예술제에서 누군가 계단에서 굴렀고, 트로피에 찔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등장해 죽은 학생이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여기에 복수를 위해 손을 잡은 오윤희(유진 분)와 하윤철(윤종훈 분), 천서진(김소연 분)이 아버지 죽음을 방치한 채 도망간 사실을 알게 된 주석경(한지현 분) 등 예측불가 전개들이 펼쳐지며 남은 회차에서 어떠한 복수와 응징의 전개를 펼쳐 나갈지, 파격적인 반전에 반전을 넘어 어떠한 결말로 치닫게 될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성한 월드, 황당무계 X 극단적 설정임성한은 ‘막장드라마’라는 장르를 창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9년 MBC ‘보고 또 보고’를 시작으로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 등 수많은 막장을 탄생시킨 그는 상식을 벗어난 소재와 극단적인 캐릭터 설정, 연장을 위한 스토리 늘리기로 비판과 화제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특히 임성한의 작품은 판타지에 가까운 황당무계한 설정이 자주 등장했다. ‘하늘이시여’에서는 TV를 보다가 너무 웃어서 죽는 캐릭터가 나왔고, ‘신기생뎐’에서는 귀신에 빙의 된 중년 남성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왔다. 심지어 ‘오로라 공주’에서는 암에 걸린 주인공이 “암세포도 생명이다”라는 황당한 대사를 내뱉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드라마 작가로는 최초로 안티 카페까지 생겼을 정도다. 많은 비판을 받은 임성한은 2015년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작가 은퇴를 선언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를 향해 쏟아지는 온갖 비판과 비난에 휴식기가 필요했을 거라는 게 방송가의 의견이다.
'결사곡' 스틸컷./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스틸컷./사진제공=TV조선
피비로 돌아온 임성한, ‘결혼작사 이혼작곡’로 새로운 도전

절필을 선언했던 임성한은 6년 만에 피비(phoebe)라는 예명으로 돌아왔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여주인공들에게 닥친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로 배우 성훈, 이태곤, 김보연 등 전작에서 임성한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임성한은 그간 작업해왔던 일일드라마가 아닌 주말 미니시리즈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여기에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선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베일을 벗은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6년 전 임성한의 모습 그대로였다. 특유의 대사와 초반의 설정은 여전했고, 부부들이 치명적인 비밀을 쏟아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첫 회 시청률 6.9%를 기록, TV조선 역대 드라마 시청률을 경신했다. 현재는 최고 시청률 9%에 다다르며 종편임에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임성한은 초반부터 막장으로 달리진 않고있다. 남편들의 위선 등 서사를 쌓는 데 집중했고, 아내들의 속사정을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불륜을 소재로 하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스토리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임성한은 초반 쌓아 올린 세계를 ‘광기’로 폭발 시킨다는 점이다.

여기에 매 작품 표현 방식은 거칠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해온 만큼 ‘결혼작사 이혼작곡’이 어떠한 충격 전개로 나아갈지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결혼작사 이혼작곡'이 최근 시즌2 제작을 확정, 올 상반기 편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임선한의 막장 월드'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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