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의 기적>, 기적은 계속돼야 한다
, 기적은 계속돼야 한다" /> 목 MBC 저녁 6시 50분
소박한 의 첫 인상은 MC 김제동을 닮았다. 김제동은 특유의 친근함으로 뭇 사람들 속에 스며들어 함께 놀며 웃었다. 그것은 웃음과 교양을 동시에 잡고자 하는 이 프로그램에 안성맞춤이었다. 물물교환에 응한 사람들의 사연을 그들의 육성으로 전하며, 진짜 기적은 단순히 티셔츠가 용달차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힘이 되기 위해 마음을 나누는 과정 안에 있음을 담아내려 애쓴 점도 좋았다. 그러나 김제동이 물물교환의 과정에서 얼마나 개입했는가. 김제동은 원정대가 위기에 처한 순간마다 조커로 긴급 투입되었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 쉽게 열 수 있는 유명 MC이고, 그 덕에 원정대의 힘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난관에 대처하는 현실적인 해결사로 활약했다. 하지만 원정대원들이 흘린 땀과 열정의 결과물보다 김제동이 개입해서 얻어낸 성과가 더 커 보이는 순간, 감동은 반감된다. 과연 김제동이 아니었다면 원정대의 젊음과 열정만으로 남해군청의 컴퓨터를 얻어내고, MBC 스튜디오로 쳐들어가 디지털 피아노를 받아낼 수 있었을까. 몇 차례나 거절을 당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마지막 순간에 용달차를 얻을 수 있었던 건 혹시 김제동과 방송국 카메라의 힘이 아니었을까. 7일이라는 제한시간과, ‘기적’ 이란 단어를 써야 할 만큼 큰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미션의 특성 상 어느 정도의 개입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이어지며 기적을 낳는 과정을 담아내고 싶은 거라면 김제동의 정확한 역할 범위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하다. 대본 없이 길 위에서 맞닥뜨리는 매 순간의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프로그램의 특성 상, 최종 목표를 완수하면서 동시에 프로그램의 균형까지 맞추려면 더 많은 교환의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부디 이 어서 균형을 잡아 순항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며 어깨를 겯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면, 우리에겐 아직 더 많은 기적이 필요하니까.

글. 이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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