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병헌, 이수혁, 하정우 /사진=텐아시아 DB, 조준원 기자
최근 '굿데이'에서 88라인으로 활약한 배우 이수혁이 영화 '파란'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번 작품은 배우 하윤경과의 쌍방 구원 미스터리 로맨스물로, 동시기 개봉하는 이병헌의 '승부'와 하정우의 '로비'와 경쟁한다.
이수혁은 최근 지드래곤의 MBC 예능 프로그램 '굿데이(Good Day)'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06년 모델로 데뷔하기 전부터 지드래곤 절친으로 유명했던 그는 이번에 전폭적인 조력자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 제공=㈜투이제이스튜디오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이수혁은 다음달 9일 영화 '파란'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2021년 서인국과 함께 출연한 범죄 코미디 영화 '파이프라인'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국가대표 사격 선수이자 살인자의 아들 역할을 연기한다. 그동안 대기업 전문 배우라고 불릴 만큼 본부장, 팀장 등 지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준 그가 이번에는 위태로우면서 퇴폐적인 캐릭터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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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은 뒤바뀐 가해자의 아들(윤태화 역)과 피해자의 딸(권미지 역), 가족의 죄로 죽지 못해 살던 두 사람의 '뜻밖의 동행'을 그린 감성 미스터리 영화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하윤경과 호흡을 맞췄다.
이수혁은 극 중 폐섬유증으로 죽어가던 중 살인자 아버지의 폐 이식을 받고 살아난다.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 속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다가 하윤경(권미지 역)과 예상치 못했던 동행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너를 만나, 살고 싶다"라는 문구처럼, 서로에게서 삶의 이유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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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파란'의 주인공 윤태화는 비극적인 과거와 피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복잡하고 섬세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이수혁의 영화 데뷔작 '이파네마 소년'(2010)에서 보여준 퇴폐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사진 제공=영화 '이파네마 소년'
이수혁의 데뷔 초창기 특유의 깡마른 모습과 퇴폐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팬들은 "드디어 제 옷을 입은 것 같다", "쌍방 구원 서사라니", "이파네마 소년인 줄" 등 그의 연기 변신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이병헌과 하정우의 작품과 경쟁하기 때문이다. 이병헌의 '승부'는 지난 26일 개봉했고, 하정우의 '로비'는 다음달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천만배우이며 흥행 수표로 불리는 만큼, 4월 스크린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투이제이스튜디오
'파란'에서의 상대 배우 하윤경은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한 그는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이수혁과의 '쌍방 구원' 케미가 기대되는 이유다. 살인자 아들과 피해자 딸이라는 특수한 관계성과 두 사람 사이의 위태로운 감정선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 제공=㈜투이제이스튜디오
이수혁은 모델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지 어느덧 16년 차가 됐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차승원, 강동원 선배처럼 실력을 갖춘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모델 출신임에도 모델이라는 수식어보다 배우라는 타이틀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
그동안 드라마 '고교처세왕'(2014),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2021), '우씨왕후'(2024)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수혁. 영화 작품에서 단독 남주는 '이파네마 소년' 이후 처음이다. 그런 그가 '파란'으로 성공적인 스크린 복귀식을 치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