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망설임 없이 화끈하게 부수는 하정우의 액션은 주목할 만하다. 영화 '브로큰'(김진황 감독)에서 하정우는 '올드보이' 최민식의 장도리 액션에 버금가는 쇠 파이프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결코 주제가 명확하고 쉬운 영화는 아니다.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업영화로서 아쉬운 대목도 있다.

과거 범죄 조직 창모파의 에이스였던 민태(하정우 분). 지금은 조직 세계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하나뿐인 피붙이 석태(박종환 분)가 시체로 발견된다.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이자 진실을 알고 있을 단 한 사람인 동생의 여자 문영(유다인 분)이 자취를 감춘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던 민태는 자신처럼 민영을 좇는 소설가 호령(김남길 분)을 만난다. 이어 호령의 베스트셀러 '야행'에서 동생의 죽음이 예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얽혀버린 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가운데 민태는 동생이 죽은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추적을 이어간다.
사진='브로큰' 포스터
사진='브로큰' 포스터
이번 영화는 '브로큰'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화끈한 액션이 두드러진다. 쇠 파이프 하나를 손에 들고 하정우는 모든 것을 부순다. 하정우가 긴 골목을 걸어가며 조직원들을 하나씩 해치우는 장면은 영화 '올드보이' 최민식의 장도리 액션을 떠올리게 한다. 후반부 이어지는 자동차 추격신도 급박함을 살린 앵글로 관객의 몰입을 더한다.

영화 '클로젯'(2020)에 이어 다시 만난 하정우와 김남길의 케미도 돋보인다. 김남길의 샌님같은 몸짓과 하정우의 전직 범죄조직원다운 야성적 눈빛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조직 보스 창모 역의 정만식, 조력자 병규 역의 임성재, 사라진 동생의 아내 문영 역의 유다인은 영화에 무게감을 더하는 존재들이다. 특히 유다인은 적은 대사에도 불구하고 행동과 눈빛 연기만으로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끌고 간다.
사진='브로큰' 스틸
사진='브로큰' 스틸
사진='브로큰' 스틸
사진='브로큰' 스틸
사진='브로큰' 스틸
사진='브로큰' 스틸
상업영화에 처음 도전한 김진황 감독의 영향인 걸까. 영화의 당위성과 명확한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주인공 민태는 동생의 부당한 죽음에 분노하지만, 그의 행위는 불법이고 반사회적이다. 죽은 동생 석태 역시 착한 사람이 아니다. 선과 악이 모호하다는 점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지만 그만큼 설득력이 부족한 게 아쉽다.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도 권선징악이라기보다는 주인공의 개인적인 복수에 가깝다. 영화의 메시지가 뭔지 설명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브로큰'은 액션에 집중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의 해석이 다양한 것을 선호한다면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오는 2월 5일 개봉한다.

김윤하 텐아시아 기자 yo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