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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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승연이 변우석과 같은 소속사인 이유만으로 불똥을 맞았다. 변우석이 공항에서 '황제 경호'를 받았다는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가운데,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의 공식 계정에 게시된 공승연의 영상에도 '변우석 과잉 논란' 관련 댓글이 이어진 것. 최근 영화 '핸섬가이즈'에서 호러와 코믹을 오간 리드미컬한 연기를 보여준 공승연에겐 무관한 악플 테러가 아닌 칭찬이 필요한 때다.

최근 바로엔터테인먼트 계정에는 공승연이 '핸섬가이즈' 홍보 차 예능에 출연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하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공항 갑질 소속사구나. 연예인을 왕으로 생각하는 곳이다", "논란이 터지고 바로 사과했으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거다", "경호원이 무슨 권리로 남의 여권을 검사하냐?", "소속사 때문에 연예인만 욕먹는다" 등 댓글이 달렸다. 이에 공승연 팬들은 "동료배우 홍보 영상에 (무관한 댓글을) 남기지 말자", "다른 배우에게 폐 끼치지 마라"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핸섬가이즈' 스틸. / 사진제공=NEW
'핸섬가이즈' 스틸. / 사진제공=NEW
최근 공승연은 현재 상영 중인 '핸섬가이즈'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투톱 이성민과 이희준에 이어 주인공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공승연. 연기력으로 흠 잡을 때 없는 두 선배 배우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핸섬가이즈'는 추남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전원생활을 위해 이사온 집에 귀신이 나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호러 코미디. 대학생 미나 역을 맡은 공승연은 장르 맞춤 연기 변주로 재미를 배가했다. 호러와 코미디라는 상반된 장르의 간극 사이에서 인물을 유연하게 그려냈다. 재필과 상구를 납치범으로 오해해 기둥을 붙잡고 오열하는 모습부터 상구와 사랑스러운 멜로까지 '오싹한 코미디' 장르에 최적화된 연기로 저항감 없는 웃음을 유발했다.

이희준은 "공승연이 두 아저씨들과 얘기하는 게 얼마나 재밌겠나. 그런데 항상 같이 밥 먹고 술자리 하면 끝까지 있어줬다. 리액션도 잘해줬다"며 "편하게 연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붙임성도 좋고 선배들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고마웠다"고 칭찬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 스틸. / 사진제공=더쿱
'혼자 사는 사람들' 스틸. / 사진제공=더쿱
공승연은 2012년 CF로 데뷔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육룡이 나르샤', '마스터 - 국수의 신', '내성적인 보스', '써클 : 이어진 두 세계', '너도 인간이니?' 등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연기력 논란은 없었지만 대중에게 크게 각인되진 못했다. 트와이스 정연의 언니로 더 알려졌다.

그러던 중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을 통해 잠재력을 터트렸다. 이 작품은 공승연의 장편 영화 데뷔작. 규모도 작고 상업성을 띠는 작품도 아니고 극장에서 대박을 터트린 작품도 아니다. 공승연은 전형적인 여주인공 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인물을 섬세하게 연기해 호평 받았다. 콜센터 직원 진아 역을 맡아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애환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앞서 보여준 발랄함을 내려놓고 어둡고 내향적인 인물의 감정 변화를 차분히 연기해냈다.

'혼자 사는 사람들'으로 공승연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배우상을 받ㄷ았다. 데뷔 10년차에 '혼자 사는 사람들'로 연기 관련 상은 처음 받은 것. 공승연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라며 "연기 생활에 한 번 더 힘을 내볼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후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여우상, 그리고 제39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청룡영화상 수상 때는 "이 자리에 오게 될 날을 너무 꿈꿨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엄마, 아빠 잘 보고 있나. 연말에 집에서 시상식을 집에서 보고 있는 게 조금 슬프기도 하고 미안했는데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너무 좋다. 앞으로도 떨어져 있자"며 웃음을 자아냈다.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의 공승연. / 사진제공=SBS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의 공승연. / 사진제공=SBS
이후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2022, 2023)에서 시청자들에게 온기를 선사하는 연기를 보여줬다. 경찰와 소방의 공동 대응 현장을 그리는 '소방서 옆 경찰서'에서 공승연은 1분 1초가 소중한 구급 대원 송설로 분했다. 생사가 오가는 순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사선에 뛰어드는 강인한 카리스마부터 환자를 대할 때는 마음마저 어루만지는 따뜻한 모습까지, 공승연은 세밀한 감정 연기로 풀어냈다. 헌신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내 균형감 있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공승연은 이 드라마로 S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과 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에도 캐스팅된 공승연.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는 비인기 아이돌 출신 여행 리포터 역을 맡았다. 공승연은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서 외모짱에 선발된 SM 연습생 출신으로, 춤과 노래를 배운 바 있다. 경험이 기반이 되는 리얼한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연기력도 나쁘지 않고 얼굴도 예뻤지만 '애매한 배우'였던 공승연. 급성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더딘 성장을 이뤄왔다. 점차 빛을 발하고 있는 배우 공승연 그 자체로 바라봐줄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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