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 총괄, 가수 지드래곤/사진=텐아시아 사진DB
이수만 전 SM 총괄, 가수 지드래곤/사진=텐아시아 사진DB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에 이어 가수 지드래곤까지 AI(인공지능)와 사랑에 빠졌다. AI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이들은 AI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맞물렸을 때 발생할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드래곤이 KAIST(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임명돼 화제다.

지드래곤은 초빙교수 임명에 대해 "최고의 과학기술 전문가들과 저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영역이 만나서 큰 시너지, 즉 '빅뱅'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음악 분야에도 AI로 작업하는 분들이 많이 늘고 있다"며 "이런 첨단기술이 더 다양한 형태의 창작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인공지능 아바타를 통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전 세계 팬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5일 카이스트는 앞으로 지드래곤과 함께 연구를 이어갈 부문을 공개했다. 카이스트는 한류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 연구, K컬처와 인공지능·로봇·메타버스 등 과학기술 융합 연구를 진행하리라 예고했으며 신기술을 활용한 '인간' 아티스트 아바타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이스트의 연구를 통해 콘서트에 AI 기술이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가 등장하고 팬과의 소통 방식도 새롭게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수만 전 SM 총괄/사진= 텐아시아 사진DB
이수만 전 SM 총괄/사진= 텐아시아 사진DB
앞서 이 전 총괄도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30일 '2024 CISAC(국제저작권단체연맹) 세계 정기총회' 기조연설자로 등장해 AI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융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전 총괄은 지드래곤과 마찬가지로 2022년 카이스트 전산학부 초빙석학교수로 임명됐다. 그의 임기는 2025년까지로, 2026년까지 이어지는 지드래곤과 동일한 시기 카이스트 초빙 교수에 임하게 됐다.

이 전 총괄은 CISAC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가까운 미래 AI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어쩌면 연인이 되도록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AI의 발전이 K팝 팬과 콘텐츠 사이 소통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AI가 머지않은 미래 인간의 동반자가 되리라 예측했다.
이수만 이어 지드래곤까지…'AI 사랑'에 이유 있다 [TEN초점]
지드래곤과 이 전 총괄 사이에는 AI를 공연 등 퍼포먼스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이 둘 사이 입장에는 아티스트와 제작자라는 차이가 존재한다.

지드래곤은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아티스트로서 인간을 기반으로 AI의 힘을 활용하고자 한다. 반면, 이 전 총괄은 제작자로서 인간의 개입이 없는 AI 아티스트의 개발을 꿈꾸는 듯한 행보를 보인다.

지드래곤은 5일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토크쇼에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최용호 대표와 함께 참석해 내년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 초대형 공연장인 스피어돔에서 열릴 AI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올해 초 지드래곤과 함께 'CES 2024'에 참여해 스피어돔에서 느낀 놀라움을 언급하며 "앞으로의 콘서트가 무엇이 될지를 보게 됐다"며 지드래곤 콘서트 계획을 밝혔다.

지드래곤은 "콘서트에 AI가 도입된다면 다른 아바타를 기획하는 것보다, 저의 데이터를 개인적인 것까지 디테일하게 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 콘서트와는 다른 개념의 무대일 것이다. (아티스트의 디지털 트윈이 생긴다면) 그 가수가 없는 빈자리를 채우는 느낌이 아닌, 또 가수의 다른 콘텐츠이자 부캐(부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러 나라에 동시다발적으로 저를 소환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사진=그림 생성형 AI 'ImagineArt' 산출물
사진=그림 생성형 AI 'ImagineArt' 산출물
이 전 총괄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그리고 중간 세계인 디지털 세상으로 이뤄진 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을 통해 AI 아티스트의 가능성을 점쳤다.

또한, 그는 지난 3월 AI 챗봇 스타트업 마인드로직에 7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기술 개발에 힘썼다. 마인드로직은 '페르소나 챗봇'에 활용되는 '페르소나 엔그램'(Persona Engram) 기술을 대표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페르소나 챗봇'은 이 기술을 통해 챗봇 이용자와 과거 나눴던 대화 내용을 제때 활용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나아가 '페르소나 챗봇'은 상대방의 기분을 유추해 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어 인간 도움 없이도 팬과 소통할 수 있는 AI 아티스트의 등장 가능성을 높인다.

AI와 엔터테인먼트가 만났을 때 시너지는 무궁무진하다. 지드래곤과 이 전 총괄의 예측대로 AI 아티스트 혹은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로 AI가 팬들 앞에 직접 나서는 경우 외에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인간' 아티스트의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등, 마케팅에 AI가 활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제 갓 본격화된 산업 간 융합의 결과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드래곤과 이 전 총괄이 시대를 선도한 선구자로 자리 잡으리란 사실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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