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스위트홈2' 인터뷰
데뷔 20주년 "잘 살아남았다. 기특하고 대견"
지드래곤 마약 무혐의, "개인적으로 가까워, 사적으로 응원"
'스위트홈2'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스위트홈2'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이진욱의 연기 인생 20년은 마냥 순탄하지 않았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을 딛고 더욱 단단해진 이진욱. 넷플릭스 '이두나', '스위트홈2'에서 연이어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그는 "잘 살아남았다"며 그간의 시간들을 돌아봤다.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이진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에 대해 이야기와 함께 데뷔 20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일 공개된 '스위트홈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송강 분)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작품. 이진욱은 괴물을 인간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정의명이 몸에 들어와 모든 것이 달라진 편상욱이자 인간성을 상실한 특수감염인을 연기했다.

작품을 본 소감을 묻자 이진욱은 "나는 재밌게 잘 봤다. 아쉽다고 생각하는 건 내 캐릭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라며 웃었다. 시즌3에서의 분량에 대해서는 "시즌2보다는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스위트홈2'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스위트홈2'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편상욱은 시즌2 엔딩에서 정의명이자 서이경(이시영 분)의 남편이라는 설정으로 반전 결말을 맞았다. 이에 이진욱은 "대본을 받았을 때 충격적인 이야기긴 하니까,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 구나 싶었다. 편상욱은 죽고 정의명이 들어와있는데 정의명이 서이경 남편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며 "편상욱이 MH이기도 하고, 되게 복잡하다. 그런데 연기를 하다보면 복잡한 설정이 접근하기 쉽다. 막연하기 마련인데 복잡한 설정이 주어지면 방향은 정해진다. 그럼 방법을 찾으면 되니까"라고 말했다.

극중 편상욱의 얼굴을 한 정의명이 현수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진욱은 "현수가 가진 능력이 너무 출중하고, 괴물들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포섭해야 할 1순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우정도 사랑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성적으로 끌리는 건 아니지만 남자끼리의 우정도 사랑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한끗 차이인 것 같다. 정의명에게 현수는 완전한 사랑이다. 생각나고 보고 싶고 같이 하고 싶고"라고 설명했다.

'이두나'부터 '스위트홈2'까지 임팩트 있는 등장, 엔딩 장면들을 완성한 이진욱. 비결을 묻자 그는 "난 신스틸러나 폭발력 있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는 아니다. 임팩트를 줘야겠다고 고민하는 편도 아니다. 오히려 잠깐 나오는 장면들을 좋아해줘서 짧게 나와야 좋아하나 싶기도 하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평범한 역할에 넣기 힘든 외모라고. 극에 넣으면 뭔가 있어보인다고. 그래서 잠깐 나오는 게 효과적이지 않나 싶다. 이야기가 임팩트 부분에 내가 등장하는 것 같다. 어느 누가 그 배역을 맡아도 임팩트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포인트에 신을 내 캐릭터 주어준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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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은 '스위트홈2'에서 뒤태 전라 노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힘들지는 않았냐고 묻자 이진욱은 "현장에서 몸 쓰는 건 익숙하다. 노출 장면은 노출에 포커스를 맞추진 않았다. 그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날것의 느낌을 표현하려면 나체가 맞다고 생각했다. 노출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힘든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체로 사람을 찌르고, 피 튀기는 게 실제로는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카타르시스, 쾌감 같은 게 느껴지더다. 캐릭터에 훨씬 더 집중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폭제가 됐다"며 "생각보다 안전하게 찍었다. 기어다니기 편하게, 다치지 않게 스태프들이 바닥 부분도 다 쓸어줬다"고 덧붙였다.

이진욱은 같은 얼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표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눈꼬리가 내려가면서 인상이 착해진다"며 "'스위트홈2' 촬영 전에 얼핏 헐리우드 배우들이 눈꼬리를 올리기 위해 귀 뒤의 머리를 잡아 당겨 묶고 윗머리로 덮는다더라. 또 화보 촬영할 때 투명 테이프를 귀쪽에 붙이고 당겨서 삔을 꽂는 걸 많이 하기도 한다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 후 투명테이프로 눈꼬리를 올린 뒤 촬영했다. 힘든 부분은 그걸 하고 있으면 두통이 온다. 그래도 결과물인 얼굴은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스위트홈'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송강, 고민시, 고윤정, 이도현 등은 3년 사이 신인 배우에서 어엿한 스타로 성장했다. 이진욱은 "모두가 잘돼서 너무 신기하다. 내가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라서 먼발치에서 마음으로 흐뭇해하고 있다"며 "성장하는 게 보인다. 처음에는 병아리 같고 현장에서 아무것도 몰랐는데, 이제는 자기것들이 생긴 걸 보면 신기하다. 송강에도 인생이 하루 아침에 달라진다고, 그걸 잘 준비해놓으라고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스위트홈2'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스위트홈2' 이진욱./사진제공=넷플릭스
이진욱은 가수 지드래곤이 마약 혐의를 받고 있을 당시 그가 SNS에 올린 "사필귀정" 게시글에 '좋아요'로 간접적인 응원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진욱은 최근 마약 이슈로 이선균, 지드래곤이 경찰서에 출두하면서 갑작스레 소환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진욱은 2016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지만, 경찰서에 들어서며 취재진 앞에서 당당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무죄를 주장했기 때문. 실제로 이진욱은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진욱은 지드래곤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른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마음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사적인 응원"이라고 짧게 답했다. 계속해서 무죄를 주장했던 지드래곤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될 예정이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이 된 이진욱. 그는 20년을 돌아보며 "잘 살아남았다 싶다. 기특하고 대견하다"며 "'스위트홈' 시즌1 인터뷰 때 어떤 기자분이 오랜 배우 생활 끝에 좋은 연기로 감동을 줬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에 울컥했다. 눈물이 나려는 걸 참느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지금까지 제가 괜찮게 살았나 보다 싶었습니다. 그거면 되는 것 같아요. 전 대중의 시선은 편하게 생각하지만, 후배들에겐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거든요. 그게 연기적으로든 업계의 선배 입장이로든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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