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MBC 시사교양 '선을 넘는 녀석들' 시즌 5 종영
최고 시청률 2.6%, 그래도 가치 있는 프로그램
전현무 "공영방송이라면 꼭 해야 하는 콘텐츠"
전현무, 유병재, 하니 /사진=텐아시아 DB
전현무, 유병재, 하니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선을 넘는 녀석들 - 더 컬렉션'이 막을 내렸다. '선을 넘는 녀석들 - 더 컬렉션'은 1%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은 2.6%를 기록했다.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시청률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는 평가도 따른다.

2018년 8월 30일 첫 방송한 '선을 넘는 녀석들' 시즌 1은 총 20부작으로 방송됐다. 이어 시즌 2인 '선을 넘는 녀석들 - 한반도'는 6부작, 시즌 3인 '선을 넘는 녀석들 - 리턴즈'는 67부작, 시즌 4인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는 32부작, 시즌 5인 '선을 넘는 녀석들 - 더 컬렉션'은 10부작으로 이루어졌다.

시즌 1인 '선을 넘는 녀석들'은 여행 프로그램과 시사 및 교양을 접목해 탄생했다. '선을 넘는 녀석들'은 국경을 접한 두 나라의 닮은 듯 다른 역사와 문화, 예술을 직접 두 발로 경험하며 비교하는 프로그램. 역사와 정보, 재미까지 모두 담아냈다. 단순히 보고, 먹고 즐기는 여행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배우고 이해하게 했다.
/사진제공=MBC
/사진제공=MBC
시즌 별로 큰 틀의 기획 의도는 같았지만, 다루는 내용은 조금씩 달랐다. 시즌 1이 국경의 선을 주제로 한 세계 편을 다뤘다면, 시즌 2는 분단의 선인 한반도로 범위를 좁혔다. 시즌 2 한반도 편에서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 100주년 특집으로 꾸며졌다. 시즌 3는 시간의 선을 넘는다는 주제로 기획됐다.

'선을 넘는 녀석들' 시즌 3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됐다. 조연출의 코로나19 감염 이슈에 더해 출연진인 설민석이 석사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선을 넘는 녀석들' 시즌 3는 종영을 선택, 재정비 후 새 시즌으로 찾아올 것을 예고했다. 재정비를 거친 '선을 넘는 녀석들'은 약 4개월 만에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시즌 4에서는 역사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지식의 선을 확장한다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시즌 5는 전문가와 함께 한국 문화 예술 작품과 해외 문화 예술 작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선을 넘는 녀석들'은 5년 동안 135회차로 시청자와 만났다. 김구라, 설민석, 이시영, 전현무, 문근영, 다니엘 린데만, 유병재, 김종민, 심용환, 김경일, 김상욱, 하니 등이 출연했다. 게스트로 차은우, 민호, 그리, 이수현, 피오, 솔비, 유라 등이 등장하기도. 특히 시즌 5에서는 11월 18일 최고 시청률 12.9%로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연인'의 여주인공 안은진이 출연했다. 이는 '연인'과 '선을 넘는 녀석들'의 컬래버레이션 방송이었던 셈.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연인'의 극 중 배경인 병자호란을 테마로 한 역사 여행이 펼쳐졌다.

또한 시즌 5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 비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 국민 화가 박수근, 한국의 피카소 김환기, 간송 전형필 컬렉션, 문학계 하입보이 3인방 이상, 백석, 윤동주의 1930년대 문학 컬렉션, 역사 컬렉터와 함께하는 역사 컬렉션, 대한민국 정치를 이끈 거목 김영삼, 김종필, 김대중 3金 컬렉션 등으로 테마를 확장해 시선을 끌었다.
전현무·유병재·하니 '선녀들' 종영, 한 자릿수 시청률 보다 중요한 의미[TEN스타필드]
여행 예능과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하나로 묶은 프로그램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선을 넘는 녀석들'은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잡기에 충분했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을지라도 어린이부터 청소년, 어른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시청각 교육을 해줬다는 점에서 공익적 효과가 있었다. 시즌 5의 출연진인 전현무, 유병재, 하니의 케미스트리는 웃음과 더불어 공감을 자아냈다. 전현무, 유병재, 하니의 호흡이 잘 맞는 덕에 채널을 요리조리 돌리던 시청자들도 리모컨을 멈추게 하기도 했다.

전현무는 '선을 넘는 녀석들 - 더 컬렉션'을 보내주며 "공영방송이라면 꼭 해야 하는 콘텐츠 같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 참 좋았다'라는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듣고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이런 교육적 아이템을 또 발굴해 다음 시즌에서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유병재는 "MBC의 많은 프로그램 가운데 '선을 넘는 녀석들'은 유독 강한 생명력을 가진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 시청자분들의 길고도 꾸준한 사랑 덕분에 시즌5라는 감사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또 소리소문없이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 기다려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예고했다. 하니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 삶이 지루하다고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갖 재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방송을 통해 그 기쁨을 누리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배울 수 있어 감사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전현무의 말처럼 '선을 넘는 녀석들'은 공영방송이라면 꼭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현재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잠깐이나마 자극적인 콘텐츠들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니도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언급한 것처럼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큰 차이를 느낀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이 중요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선을 넘는 녀석들'과 같이 교육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5년간 달려온 '선을 넘는 녀석들'은 시청률보다 더 중요한 '배움'의 의미를 남겼다. 언젠간 다시 돌아올 '선을 넘는 녀석들'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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