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시네마톡≫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일본 농구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흥행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 농구 영화 '리바운드'는 아쉬운 성적으로 스크린 퇴장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일 개봉한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25일 기준 약 62만 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4주차의 '리바운드'는 평일 기준 일평균 1만 내외, 주말 기준 일 평균 3만 내외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중이다.
160만 명의 손익분기점을 고려할 때 '리바운드'는 사실상 흥행 실패했다는 게 영화계의 시각이다. 4주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이렇다 할 반등의 돌파구도 묘연하다. 26일 오후 예매율을 살펴보면 '리바운드'는 1.2%를 기록하고 있다. 닌텐도의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국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감독 아론 호바스, 마이클 제레닉
)는 39.2%, 같은 날 개봉하는 '드림'(감독 이병헌)은 21.7%를 달리는 중이다. 굵직한 신작의 등장에 '리바운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 추세로라면 가까스로 손익분기점의 50% 정도만 채울 수 있겠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이하 '슬램덩크')의 열풍을 실사영화 '리바운드'로 이어가겠다는 장항준 감독의 바람이 무색해진 상황. 장 감독은 '리바운드' 개봉에 앞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통한 농구 붐을 두고 '신이 내린 축복'이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슬램덩크' 열풍은 '리바운드'로 이어지지 못했다.
'슬램덩크'는 이례적인 흥행을 이뤄냈지만, '리바운드'는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스토리 구성면에서 두 작품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슬램덩크'는 촘촘하고 풍성하게 서사를 채워내 마니아 팬들과 새 관객들 모두가 보기에 손색이 없지만, '리바운드'는 서사의 뻔한 진행과 다소 올드한 연출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슬램덩크'는 만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감독으로 나서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십분 살렸다. '슬램덩크'의 원작 스토리를 바탕으로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스토리 확장을 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원작 마니아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주인공을 비튼 스토리 구성은 기존 팬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관객들까지 유입시키며 결과적으로 '슬램덩크' 팬층의 판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부산 중앙고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리바운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실화 바탕이었기에 서사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중요했는데 관객을 설득하지 못하는 단편적인 서사의 나열로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한 경기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적절한 회상신의 삽입을 통해 스토리를 이끌었던 '슬램덩크'와 달리 여러 경기를 보여준 '리바운드'는 스포츠적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한데다, 선수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화합하고 성장하게 됐는지에 대한 서사도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단 한 경기에 인물들의 서사를 촘촘하게 담아내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슬램덩크'에 비해 여러 경기를 훑기만 한 인상을 주는 '리바운드'의 만듦새가 아쉽단 지적도 많다. "'리바운드' 볼 바에 '슬램덩크'를 한 번 더 보겠다"는 웃지 못할 후기도 존재한다.
장항준 감독은 '슬램덩크'가 일으킨 농구 붐의 편승을 기대했으나, '슬램덩크'의 바통을 받게 된 '리바운드'는 오히려 비교선상에 놓이며 경쟁력을 잃게 됐다. 외부적인 요인에 힘 입어 작품의 흥행을 기대하기보다 작품으로서 영화의 내실을 공고히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일본 농구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흥행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 농구 영화 '리바운드'는 아쉬운 성적으로 스크린 퇴장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일 개봉한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25일 기준 약 62만 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4주차의 '리바운드'는 평일 기준 일평균 1만 내외, 주말 기준 일 평균 3만 내외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중이다.
160만 명의 손익분기점을 고려할 때 '리바운드'는 사실상 흥행 실패했다는 게 영화계의 시각이다. 4주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이렇다 할 반등의 돌파구도 묘연하다. 26일 오후 예매율을 살펴보면 '리바운드'는 1.2%를 기록하고 있다. 닌텐도의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국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감독 아론 호바스, 마이클 제레닉
)는 39.2%, 같은 날 개봉하는 '드림'(감독 이병헌)은 21.7%를 달리는 중이다. 굵직한 신작의 등장에 '리바운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 추세로라면 가까스로 손익분기점의 50% 정도만 채울 수 있겠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이하 '슬램덩크')의 열풍을 실사영화 '리바운드'로 이어가겠다는 장항준 감독의 바람이 무색해진 상황. 장 감독은 '리바운드' 개봉에 앞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통한 농구 붐을 두고 '신이 내린 축복'이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슬램덩크' 열풍은 '리바운드'로 이어지지 못했다.
'슬램덩크'는 이례적인 흥행을 이뤄냈지만, '리바운드'는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스토리 구성면에서 두 작품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슬램덩크'는 촘촘하고 풍성하게 서사를 채워내 마니아 팬들과 새 관객들 모두가 보기에 손색이 없지만, '리바운드'는 서사의 뻔한 진행과 다소 올드한 연출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슬램덩크'는 만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감독으로 나서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십분 살렸다. '슬램덩크'의 원작 스토리를 바탕으로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스토리 확장을 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원작 마니아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주인공을 비튼 스토리 구성은 기존 팬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관객들까지 유입시키며 결과적으로 '슬램덩크' 팬층의 판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부산 중앙고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리바운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실화 바탕이었기에 서사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중요했는데 관객을 설득하지 못하는 단편적인 서사의 나열로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한 경기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적절한 회상신의 삽입을 통해 스토리를 이끌었던 '슬램덩크'와 달리 여러 경기를 보여준 '리바운드'는 스포츠적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한데다, 선수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화합하고 성장하게 됐는지에 대한 서사도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단 한 경기에 인물들의 서사를 촘촘하게 담아내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슬램덩크'에 비해 여러 경기를 훑기만 한 인상을 주는 '리바운드'의 만듦새가 아쉽단 지적도 많다. "'리바운드' 볼 바에 '슬램덩크'를 한 번 더 보겠다"는 웃지 못할 후기도 존재한다.
장항준 감독은 '슬램덩크'가 일으킨 농구 붐의 편승을 기대했으나, '슬램덩크'의 바통을 받게 된 '리바운드'는 오히려 비교선상에 놓이며 경쟁력을 잃게 됐다. 외부적인 요인에 힘 입어 작품의 흥행을 기대하기보다 작품으로서 영화의 내실을 공고히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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