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예능 '수수행' 9일 첫 방송
최보필 PD "말장난으로 지은 프로그램명이 진짜 프로그램명 돼"
이용진 "디오→지코에 주인공 자리 넘겼다"
양세찬 "뒤로 갈수록 케미 더 살아"
'수학 없는 수학여행' 스틸. / 사진제공=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스틸. / 사진제공=SBS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엑소 디오, 지코, 크러쉬, 잔나비 최정훈이 베테랑 예능인 이용진, 양세찬과 여행을 떠났다. SBS 새 예능 '수학 없는 수학여행'을 통해서다. '예능인 형들' 이용진, 양세찬은 '92즈' 4명에게 예능인으로서 위기의식을 느낄 만큼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왔다고 밝혔다.

9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SBS 새 예능 '수학 없는 수학여행'(이하 '수수행')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최보필 PD와 출연자 이용진, 양세찬이 참석했다.

'수수행'은 수학여행지에서 특별한 미션과 색다른 게임을 수행하며 펼치는 여섯 남자들의 낭만 있고 수학 없는 무지성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엑소 디오, 지코, 크러쉬, 잔나비 최정훈, 이용진, 양세찬이 함께한다.

최보필 PD는 "두 형들과 네 동생들과 재밌게 놀다봤다"고 첫 방송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용진은 "'수수행'의 맏형이다. 리더십, 카리스마 이런 거 전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인사해 웃음을 안겼다. 양세찬은 "둘째를 맡았다. 둘째라서 중간에서 조율을 잘한다. 조율남으로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디오, 지코, 크러쉬, 잔나비는 1992년생 동갑내기로 '92즈'로 불렸다.
'수학 없는 수학여행' . / 사진제공=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 / 사진제공=SBS
최 PD는 "용진 형과는 예전부터 한 번 해보자 했다.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동갑내기를 좀 묶어보면 좋겠다 했다. 그러면서 지코와 연락이 닿고 멤버들을 이렇게 모았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양세찬은 "보필이가 '언제 언제 나와' 하면 나오는 거고 잘 못해서 '나가' 하면 나가는 거다"며 출연 계기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92즈'와 세대 차이를 느낀 적 없냐는 물음에 양세찬은 "92년생이고 저희보다 어리기 때문에 친구들과 잘 어울릴까 걱정도 됐다. 초반에는 저도 옷 같은 것도 젊게 입어보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 그래도 이 친구들이 저희에게 열어줬다. 프로그램에서는 저희고 92년생이 된 느낌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이름을 지은 비하인드에 대해 최 PD는 "말장난으로 지은 거라 아무리 의미를 갖다 붙여도 안 되더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프로그램 방향성과 맞았던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프로그램 로고는 웹툰작가이자 유튜버 침착맨 이말년이 그렸다. 최 PD는 "예능이 비슷한 이미지가 많은 것 같아서 다른 이미지를 가져가려고도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비즈니스를 계기로 연락해봤다. 처음엔 흔쾌히 했는데 나중엔 아니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수학 없는 수학여행' 이용진, 양세찬. / 사진제공=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이용진, 양세찬. / 사진제공=SBS
'런닝맨'을 연출한 경험이 있는 최 PD는 "'런닝맨'은 다들 베테랑이라 미션도 업그레이드해야 했는데, 여기는 수학여행에서 할 만한 게임을 던져줘도 잘 놀더라. 예상보다 재밌었다"고 기존 버라이어티와 차별점을 짚었다.

최근 나오는 여행 예능과 다른 점에 대해 최 PD는 "이 분들은 제가 아무리 좋은 데를 데려와도 좋아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안 한다. 1화 보면 알겠지만 장소 이름 설명도 안 한다. 눈밭이고 버스고 끌려다닌다. 여행 예능 같지 않은 게 매력"이라고 꼽았다.

이용진은 "사실 제부도에서 찍어도 상관 없었다. 제작진이 사전 답사를 다녀왔겠지만 친구들끼리 보는 바이브가 더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촬영은 홋카이도에서 진행됐다. 최 PD는 "제부도도 좋지만 해외로 가려고 했다. 동남아는 이미 많이 나왔고, 눈밭에서 뒹굴면 좋겠다 싶어서 장소를 찾다보니 홋카이도로 정했다"고 밝혔다.

최 PD는 "짜놓은 판보다 자연스럽게 재밌길 바랐다. 두 분(양세찬, 이용진)은 저도 원래 알았지마 네 분(92즈)은 저도 처음이었다. 저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하는 게 처음 목표였고, 촬영이 아니라 노는 것 같다고 느끼게 하는 게 중요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네 명에 대해 "시청자들의 예상과 다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수학 없는 수학여행' 포스터. / 사진제공=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포스터. / 사진제공=SBS
이용진과 양세찬은 예능 버라이어티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지만 반면 '92즈'는 예능 고정 출연 경험이 적다. 이에 대해 이용진은 "그 친구들이 베테랑 같아서 우리가 답답했다. 왜 나는 야외에서 저 친구들처럼 활동하지 못하나, 저 친구들처럼 웃기지 못하나 했다.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웃음이 있다면 우리는 웃기게 해야한다는 게 있었다. 그냥 해보는 시점이 부럽더라. 자연스러운 건 친구들이었고 저희가 고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걱정보다는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의 조화가 좋았다"고 털어놨다. 양세찬은 "베테랑이라고 하기엔 쑥스럽다. 친구들이 초반에 어색한 건 어쩔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했다. 네 친구들이 친해서 금방 뭉치더라. 야외 버라이어티라서 애들이 긴장도 했지만 빠르게 적응했다"고 전했다. 이용진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여섯 명이 원래 저렇게 친했나?'하는 케미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세찬은 "처음에는 이렇게 오디오가 비어도 되나 했는데 뒤로 갈수록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양세찬은 "디오는 친분이 있어 어느 정도 예상됐고, 지코, 크러쉬도 예능에서 봐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정훈이는 음악 방송과 음악 예능만 나와서 예능을 통해 자신을 보여준 적 없는 것 같아서 차가울 것 같았다. 그런데 완전 반전이었다. 그걸 깼다. 따뜻한 친구더라. 다 이야기하면 안 볼테니 방송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용진은 "잠실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카리스마 있는 친구들 일 거 같지 않나. 그런데 이번에 보니 그냥 그 나이대에 맞춰서 살고 있는 청년이더라. 직업이 연예인일 뿐이더라. 가까워지니 정말 귀여운 동생이더라. 스타라는 프레임이 씌워졌을 뿐이지 92년생 귀여운 동생이다. 그걸 알게 됐다. 그리고 장난기 많은 친구들이더라"고 전했다. 이어 "직업적인 이야기도 해봤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더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 분이 예능 욕심이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웃기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게 회차에 담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수학 없는 수학여행' 스틸. / 사진제공=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스틸. / 사진제공=SBS
예능인으로서 위기를 느끼진 않았냐는 물음에 이용진은 "느꼈다"고 털어놨다. 양세찬은 "우리는 심각할 정도로 쥐어짰다. 피곤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이용진은 "예능 속 뉴페이스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강도 높고 좋지 않나.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저희한텐 그게 예능 신인 거다. 그 자연스러운 웃음이 부럽더라"고 털어놓았다. 양세찬은 "용진 형이 공부하더라"고 폭로해 폭소를 안겼다. 이용진은 "어느 순간 내려놓고 '저 친구들이 주인공이구나' 했다. 배구로 따지면 토스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한 두 마디들이 저를 잠 못 들게 했다"며 착잡해했다. 양세찬은 "저희는 빌드업을 많이 했는데 친구들은 한두 마디 하는 게 크게 터지더라"고 거들었다. 이용진은 "친구들은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약간 '더 글로리2' 같은 느낌이다"고 부연했다.

이용진과 양세찬은 MZ세대 '92즈'에게 새롭게 알게 된 게임이 있냐는 물음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92즈'에 대해 "완벽하게 힙하진 않다. 우리도 MZ 끝자락에 있다. 저 친구들 생각보다 올드하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최 PD는 "시즌2 하고 싶다. PD로서 5박 6일 하고 온 게 아니라 저도 그들 사이에 끼어있는 느낌이었다. 여러분이많이 봐주시면 시즌2도 가고 두 분(양세찬, 이용진)도 자리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그 친구들도 실제로 '또 가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용진은 "프로그램 보시면 처음부터 끝까지 하얀 눈밭이다. 저희가 색으로 채워드리겠다"며 시청을 부탁했다.

'수수행'은 9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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