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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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러브’ 정수정이 온몸을 내던져 김재욱을 구했다. 심장을 저격당한 김재욱은 제대로 흔들렸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 9회에서는 노고진(김재욱)과 이신아(정수정)의 무허가 키스 그 후가 전개됐다. 고진은 어색한 침묵을 깨고 단순 해프닝이고 실수였다고 에둘렀지만, 현실을 전혀 그렇지 못했다.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의 키스가 자신과 신아의 그것으로 보이는 환영에 심장까지 미친 듯이 뛰었다. 신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건 다 연기라고 스스로 되뇌었지만, 머릿속에선 그와의 키스씬이 반복 재생됐다. 심지어 “실수였다”는 말엔 화도 났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고진은 심장이 반응할수록, 겉으로는 더 못되게 굴었다. 새 반찬, 설거지, 청소 등을 핑계로 신아를 집에 붙잡아 두고는 퇴근을 못하게 했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몰래 받쳐주는가 하면, 콜라를 사러간다는 핑계로 늦은 시간 귀가하는 신아가 무사히 택시타는 것까지 지켜봤다. 아이처럼 서툰 감정 표현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무심한 척 신아를 챙기는 츤데레 면모는 심쿵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그의 진심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첫사랑 백수영(유인영)이 초대한 식사 자리에서 드러났다. 스테이크 잘라서 신아에게 먹여주고, 심장이 멎을 정도로 이렇게 예쁜 사람은 처음이라며 열심히 연인 행세를 하던 고진이 “신아씨가 어디가 좋냐”는 수영의 물음에 “내 곁을 항상 지켰다”고 밝힌 것.

과거 수영은 “우린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이라며 고진에게서 차갑게 돌아섰다. 그가 고졸 학력을 위조한 거짓 강사라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였다. 사실 이 사건은 모두 수영의 아버지가 꾸민 짓. 고진과 헤어져 정혼자와 결혼하지 않으면 다음엔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협박에 수영은 마음에도 없는 차가운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알리 없는 고진은 가장 외롭고 힘들 때 수영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날 방송에서는 고진이 뺑소니 사고를 당했을 때 등장했던 또 다른 인물이 바로 부대표 오세기(하준)이며, 고진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는 충격적 사실이 밝혀졌다. 처음 고탑(GOTOP) 교육을 시작하고, 통장 잔고가 떨어졌을 때, 세기는 자신의 전재산을 털었고, 밤낮으로 작은 사무실에서 함께 먹고 자며 성공 신화를 썼다. 그래서 고진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존재였는데, 그런 그가 사고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자신을 보고도 차갑게 외면했다. 그때부터 기억상실을 연기해온 고진은 “처음부터 다 거짓이었나? 도대체 왜?”라는 끊임없는 의문에 몸부림쳐야 했다.

이때도 신아는 그의 곁에 있었다. 엄청난 괴로움과 두통에 시달리는 그에게 기꺼이 손을 내줬고, 약을 챙겼다. 더군다나 이날 방송 말미, 고진이 광고 촬영 중 의문의 누군가가 훼손한 조명이 떨어지려 하자 신아가 몸을 날려 그를 구했다. 부상을 입은 이는 신아였는데도, “괜찮냐, 어디 다치지 않았냐”며 고진의 안위부터 챙겼다. “아픈 건 당신이잖아. 근데 왜 내가 아프지? 당신 뭐야?”라며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인 고진의 심장은 이 때도 쿵쾅댔다. 두 사람의 관계가 아름다운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분 좋은 기대가 수직상승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세기가 고진에게 살인을 예고한 유력 용의자로 떠오른 가운데, 그의 의문스러운 행동이 이어졌다. 스파이 마은정(백주희) 실장과 일품에듀 박양태(임원희) 대표를 포섭, 고진이 지난 6개월간 공들인 싱크 아카데미 인수합병 계약 조건서를 건넨 것. 고진을 골탕먹이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섰던 박양태조차도 의혹을 품을 정도였다. 시청자들 역시 세기의 진짜 얼굴이 무엇일지 궁금증이 샘솟았다. ‘크레이지 러브’ 10회는 5일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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