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 고백한 양익준·김윤아·이수영
양익준 "공황장애 13년째"
김윤아 "父, 목공소에서 사이즈별로 매 맞췄다"
이수영 "지금도 트라우마 있어"
조달환 "父 생전 알코올 중독"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캡처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캡처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길만 걸었을 것 같은 스타들의 이면에는 어둡고 쓰린 상처가 있었다. 양익준, 김윤아, 이수영, 조달환 등 어릴 적 가정폭력을 당한 사실을 고백한 것. 이들의 고백은 안쓰러움과 뭉클함을 자아낸다.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배우 겸 영화감독 양익준이 출연해 "공황장애 약을 먹고 있다"며 "공황장애를 겪은 지 13년 차"라고 고백했다. 그는 자기 비하에 가까운 겸손한 태도를 갖게 된 이유와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의자로 맞은 이야기, 배우 선배에게 이유 없이 욕설을 들은 이야기들을 꺼내놨다. 양익준은 "누군가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약간 강박 같은 것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자기비하적 태도의 배경에는 어릴 적 겪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이 있었다. 양익준의 어머니는 19살의 어린 나이에 임신해 엄마가 됐다고 한다. 양익준은 "아버지가 미웠다. 남성이라는 힘을 가진 사람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존재를 해한다는 것은. '아버지는 왜 엄마를 그렇게 대하셨나요'"라고 말했다. 이어 "집안에서는 강자 같지만 밖에서는 약자였던 이들이 더 큰 존재에게는 덤비지 못하고 본인보다 약한 존재에게 무의식의 분노를 풀어냈던 게 부모 세대의 슬픈 역사인 것 같다"고 이해하면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캡처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캡처
지난달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도 어린시절 가정폭력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희 집은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저나 동생이나 엄마나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윤아는 "목공소에서 사이즈별로 매를 맞추셨다. 정말 화나는 것 중 하나는 밖에서는 너무 좋은 아버지, 남편이었다. 항상 당신이 피해자였다"고 말했다.

김윤아는 어릴 적 가정폭력의 상처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그는 "자기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자아가 형성됐다. 뭔가 내뱉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됐다. 실제로 데뷔 때부터 'Violent Violet' '증오는 나의 힘' 등 아동학대에 관한 곡을 썼다. 뱉어내야 될 게 있어서 뱉어낼 수밖에 없었다. 뱉어내면 정화되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새롭게하소서'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새롭게하소서' 영상 캡처
지난해 10월에는 가수 이수영이 KBS Joy '국민 영수증'을 통해 정신과 치료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지난해 3월 유튜브 채널 '새롭게하소서'를 통해 고백했던 가정사를 또 한 번 언급하기도 했다. 이수영은 계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일화를 고백하며 눈물을 흘린 것.

이수영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사건이 있다. 계부가 공부를 시킨다고 전지에 영어를 쓰고 문법을 알려줬다. 나는 첫째고 공부도 곧잘 했기 때문에 견뎠지만 막냇동생은 나이가 어려서 잘 못 따라왔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날 학교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계부가 남동생을 발로 밟고 있더라. 그때 나도 고등학교 1학년밖에 되지 않아서 힘이 없었다"며 "소리를 지르면서 울다가 소변을 보고 쓰려졌다. 그런 식으로 매일매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사진=tvN '불꽃미남' 방송 캡처
사진=tvN '불꽃미남' 방송 캡처
신스틸러 배우 조달환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공포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그는 지난해 tvN STORY '불꽃미남'을 통해 "어렸을 때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을 심하게 겪어서 항상 폭력 속에서 살았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누군가에게 쫓겼다"며 "그래서 여름에도 항상 두꺼운 옷을 입고 잤어야 했다. 언제 도망칠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또한 "공포 속에서 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마지막에 복수가 찬 채로 병원 한 번 못 가고 내 나이 여덟 살 때 돌아가셨다"며 "데굴데굴하다가 멈추고 돌아가는 그 순간이 눈에 선하다. 그런 시절을 겪었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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