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대신 손가락으로 그리는 핑거 페이팅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미술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구구킴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색 공간이 마련됐다.
최근 방송된 KBS ‘탐나는 제주-현장 속으로’에서는 제주 한 호텔의 목욕탕이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갤러리로 화려하게 변신한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모았다.
리포터는 “전시가 열린다고 해서 왔는데 이번에는 목욕탕이다”면서 “다양한 전시실을 가 보았지만 목욕탕은 처음이다. 장소부터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발상이 참 기발하다”고 말했다.
호텔 총지배인은 “코로나19 상황이 닥치면서 저희 목욕탕이 더 이상 영업이 어렵게 됐다. 목욕탕에서 전파 위험이 있어서 아예 문을 못 열고 있었는데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구구킴 작가를 통해서 어떤 구성을 할 수 있을까 도움을 요청했고 그러다가 목욕탕 전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목욕탕 미술관. 이 같은 이색적인 변신은 구구킴 작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형화된 공간이 아닌 다양한 공간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거 같다”는 리포터의 질문에 구구킴 작가는 “목욕탕이라는 자기들도 알몸이었던 장소 곳곳에 그림이 걸려있는 영상이나 편집물들이 세계에 공유된다면 사람들이 재밌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도 예술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목욕탕을 이용할 때 사용하는 사물함이었다. 사물함에 있는 구멍으로 속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리포터는 “구멍으로 보이는 작은 전시실이라니 기발하다”면서 “구멍으로 보이는 그림을 유추하는 것은 덤이다. 이렇게 독특한 호텔 미술관을 통해 색다르게 즐겨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구구킴 작가는 “목욕탕에서 전시를 하기 때문에 목욕탕을 콘셉트로 잡았지만 만약에 은행이 문을 닫고, 또 레스토랑이 문을 닫아도 문을 닫은 공간에 필요 없는 부분을 치워서 그 장소를 갤리리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현정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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