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모’ 박은빈이 로운의 고백에 결국 이별을 고했다. 가슴 아픈 엔딩에 시청률은 7.2%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연모’ 10회에서 이휘(박은빈)는 정지운(로운)의 직진 고백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못 박았다. “누가 뭐라고 하든 전부 제가 감당할 것”이라며 지운이 뜻을 굽히지 않자, “나는 아니다. 오늘 얘기는 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며 돌아섰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 설렜던 순간도 잠시, “차라리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 것”이라 홀로 되뇌며 애타는 감정을 달랬다.
휘는 결국 마지막 만남을 준비했다. 이튿날, 궐 밖을 몰래 빠져나가 지운을 찾아갔고, 저잣거리 백성들처럼 국밥을 함께 먹고, 시전과 마당놀이를 구경하고, 돌다리도 건너며, 마음 편히 웃고 즐겼다. 그렇게 단란한 추억을 쌓아가는 시간이 첫사랑이었던 시절과 포개지며, 둘만의 소중한 순간이 더해져 갔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이 무르익어갈 때쯤, 갑자기 찾아온 소나기로부터 몸을 피한 두 사람 사이에 흐른 어색한 침묵을 먼저 깬 이는 지운이었다. 오늘 자신을 찾아온 진짜 이유를 묻는 그에게 그간 세자라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조차 솔직할 수 없었다며 운을 뗀 휘는 “고마웠다. 정 사서 덕분에 단 하루라도 행복할 수 있었다”는 진심을 내비쳤다. 이어 더 좋은 곳에 자리를 마련해 뒀다며, 천거 추천서를 건넸다. 지운의 고백에 떠나라는 명으로 답한 것. 머지않아 세자빈을 맞이할 왕세자로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이었지만, 서글프게 쏟아낸 눈물은 휘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지운 역시 어렵게 꺼내 놓은 휘의 진심에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서연을 마친 뒤, 휘와 서연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함께 했던 성곽길에 올라, 그간의 시간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 하루가 아니라, 매일매일”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휘가 추천한 자리가 아닌 원래 살던 방식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사직서를 건넸다. “외롭지 말고 강녕하십시오”라며 예를 갖추고 떠나는 그를 휘는 미어지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보내고 싶지 않은 이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슬픔에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신 엔딩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세자빈 초간택이 진행됐다. 혜종(이필모)은 휘를 따로 불러, 지금 휘처럼 어린 나이에 가정을 이뤄 그 값어치도 품을 방도도 몰라 가족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국혼을 반대했던 이유도 미숙한 가족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간 휘를 차갑게만 대했던 아버지 혜종은 쌍생으로 태어난 딸과 그 한을 품고 일찌감치 생을 마감한 빈궁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품고 있었던 것. 이어 이조판서 신영수(박원상)의 여식 신소은(배윤경)을 세자빈으로 맞으라 조언했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으며 조정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원칙주의자 신영수가 휘를 든든하게 보좌할 것이란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혜종과 대립하고 있는 휘의 외조부 한기재(윤제문)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사람인 병조판서 노학수(정재성)의 여식 노하경(정채연)을 대비(이일화)에게 추천한 것. 내정자로 정해진 하경은 초간택 때 나올 질문을 미리 받았고, 이를 눈치챈 절친한 벗 소은 역시 영리하게 하경을 도왔다. 예상치 못한 대비의 질문에 하경이 당황하자, 지혜롭게 그녀를 옹호하는 답변을 내놓은 것. 은애하는 지운 때문에, 최대한 간택을 피하려 기지를 발휘했지만, 되레 대비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계기가 됐다. 지운을 은애하는 소은과 휘에게 반해 “반드시 세자빈이 되겠다”고 결심한 하경, 각자의 연심을 키우기 시작한 인물들의 엇갈린 서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연모’는 매주 월, 화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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