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16년 만에 예능 출연
"'타짜' 개봉 후 본 적 없어"
"누나 따라서 배우 됐다"
"'타짜' 개봉 후 본 적 없어"
"누나 따라서 배우 됐다"
배우 조승우가 16년 만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 28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조승우가 마지막 게스트로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유재석은 "조승우와 방송하는 건 처음"이라며 반겼다. 이에 조승우는 "2000년도에 한 번 주점에서 봤다. 흰 색 민소매를 입고 술 마시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듣기로는 '유 퀴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내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승우는 '유 퀴즈' 자료화면 최다 출연배우였다. 이에 대해 그는 "살면서 언제 또 유재석 형님과 해보겠나.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런닝맨'은 뛰어다녀야 되니까 좀 그렇다. 뛰는 거 되게 안 좋아한다"며 "조세호가 하도 안 오더라. '비밀의 숲' 리딩 때도 안 오고, 고등학교 졸업식 때도 안 와서 내가 찾아왔다"고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2005년 방송된 '이문세의 오아시스'였다. 예능 출연을 안 하는 이유를 묻자 "말이 느리고 재미 없을까봐 그렇다"고 답했다.
최근 근황에 대해선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예비군으로 활동했는데 민방위도 이제 끝났다. 더 이상 활동이 없다"고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그러자 유재석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뮤지컬 '헤드윅' 시작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홍보 때문에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헤드윅' 이야기는 안 하고 싶다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이에 조승우는 "원래 작은 극장에서 하다가 뜻하지 않게 큰 극장으로 잡혔다. 코로나도 있고 (매진이) 안 되면 어떡하나 무서워서 나온 것도 있다"며 속마음을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드라마 '비밀의 숲' 출연 당시 매일 일기를 썼다는 제보에 조승우는 "가끔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했다"며 "시즌1 때 '황시목'이라는 캐릭터가 생소하니까 구축하는 과정에서 생각나는 아이디어와 보강됐으면 하는 대사를 자다가도 생각나면 적었다. 이게 조금 습관이다"고 설명했다.
데뷔 22년차 배우 조승우는 1000대 1 경쟁률을 뚫고 영화 '춘향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그는 "원래 안 하려 했는데 방학 때 교수님이 추천서를 써줄 테니 오디션을 보라해서 거역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남자주인공으로 발탁됐을 때 심경에 대해 "20년이 지났으니까 솔직하게 말하면 21세기에 이몽룡이 웬 말이냐고 했다"며 "심지어 칸 영화제를 갔을 때도 한복 입고 부채 들고 꽃신 신고 갔다. 턱시도까지 다 맞췄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란 생각 때문에 숙소 들어가서 울었다"고 토로했다.
'클래식', '말아톤', '타짜' 등 그의 필모그래피가 언급되자 조세호는 "'타짜'는 10번 이상 봤다"고 밝혔다. 이에 조승우는 "'타짜' 개봉하고 단 한 번도 안 봤다"며 "민망해서 원래 내가 했던 작품을 다시 못 본다. TV에 나오면 돌린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가 된 계기에 대해 "어렸을 때는 꿈이 없었다. 야구와 자전거를 좋아한 아주 내성적인 소년이었다. 누나가 예술고등학교에 다녔는데 뮤지컬 '돈키호테' 주인공이었다. 그걸 보고 '나도 저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수업 중에 화장실 가고 싶어도 '다녀오겠습니다' 말을 못하고 끝날 때까지 땀을 흘리며 참을 정도로 내성적이었다. 그런데 공연을 보고 꿈이 하나 생긴 거다. 피날레 노래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고 돌아봤다.
지금도 무대 위가 설레고 긴장되냐는 질문에 그는 "무대 위가 무섭다"며 "혹시 실수하거나 컨디션 관리를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된다. 두려움이 없으면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사를 까먹은 적도 많다"고 털어놨다.
조승우는 영화같은 첫사랑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첫 사랑과 1년 동안 사귀었다. 편지를 쓰고 인형도 선물하면서 고백했다. 체육 시간 끝나면 포도 주스를 자리에 놔뒀다"며 "그런데 너무 내성적이고 수줍어서 전화를 한 번도 못해 차였다. 밖에서 만난 적도 없다. 심장이 늘 나올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초중반에 다시 만났다. 4개월 만났는데 결국 첫사랑은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성격이 바뀌어서 용기를 내 첫사랑을 찾아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그 당시에 찍었던 영화가 현장에서 오래 대기해야 했다. 감독님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고민을 묻자 조승우는 "어떻게 하면 재밌게 살까"라며 "20대 때 너무 작품만 해서 누려야 할 자유분방을 누리지 못했다. 30대 중반부터 내 삶은 어디에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 '비밀의 숲' 하기 전에 뮤지컬을 연달아 했는데 감정을 너무 많이 소비하다 보니까 내 자신을 잃고 껍데기로 연기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두 달간 쉬고 있는데 '비밀의 숲' 대본을 보게 됐다. 감정을 대부분 감정을 잃은 역할이어서 흥미롭게 다가왔고 지금 나한테 필요한 역할이라 생각했다. 가슴이 살짝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공간을 초월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 일론 머스크한테 보내겠다고 했다. 조승우는 "몇 달 전으로 돌아가서 일론머스크한테 그 입 좀 다물라고 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후 조승우는 정말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대상을 묻자 세상을 떠난 반려견 단풍이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독립을 하고 2005년에 처음 만났는데 작년 3월 15일 '비밀의 숲' 촬영할 때 방해되지 말라고 조용히 갔다"며 "너한테 못해준 걸 지금 (키우고 있는) 곰자한테 다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늘나라에 가면 반려견들이 제일 먼저 달려와서 반겨준다는 얘기가 있더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 다시 만나 뛰어놀자"고 말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지난 28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조승우가 마지막 게스트로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유재석은 "조승우와 방송하는 건 처음"이라며 반겼다. 이에 조승우는 "2000년도에 한 번 주점에서 봤다. 흰 색 민소매를 입고 술 마시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듣기로는 '유 퀴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내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승우는 '유 퀴즈' 자료화면 최다 출연배우였다. 이에 대해 그는 "살면서 언제 또 유재석 형님과 해보겠나.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런닝맨'은 뛰어다녀야 되니까 좀 그렇다. 뛰는 거 되게 안 좋아한다"며 "조세호가 하도 안 오더라. '비밀의 숲' 리딩 때도 안 오고, 고등학교 졸업식 때도 안 와서 내가 찾아왔다"고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2005년 방송된 '이문세의 오아시스'였다. 예능 출연을 안 하는 이유를 묻자 "말이 느리고 재미 없을까봐 그렇다"고 답했다.
최근 근황에 대해선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예비군으로 활동했는데 민방위도 이제 끝났다. 더 이상 활동이 없다"고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그러자 유재석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뮤지컬 '헤드윅' 시작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홍보 때문에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헤드윅' 이야기는 안 하고 싶다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이에 조승우는 "원래 작은 극장에서 하다가 뜻하지 않게 큰 극장으로 잡혔다. 코로나도 있고 (매진이) 안 되면 어떡하나 무서워서 나온 것도 있다"며 속마음을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드라마 '비밀의 숲' 출연 당시 매일 일기를 썼다는 제보에 조승우는 "가끔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했다"며 "시즌1 때 '황시목'이라는 캐릭터가 생소하니까 구축하는 과정에서 생각나는 아이디어와 보강됐으면 하는 대사를 자다가도 생각나면 적었다. 이게 조금 습관이다"고 설명했다.
데뷔 22년차 배우 조승우는 1000대 1 경쟁률을 뚫고 영화 '춘향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그는 "원래 안 하려 했는데 방학 때 교수님이 추천서를 써줄 테니 오디션을 보라해서 거역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남자주인공으로 발탁됐을 때 심경에 대해 "20년이 지났으니까 솔직하게 말하면 21세기에 이몽룡이 웬 말이냐고 했다"며 "심지어 칸 영화제를 갔을 때도 한복 입고 부채 들고 꽃신 신고 갔다. 턱시도까지 다 맞췄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란 생각 때문에 숙소 들어가서 울었다"고 토로했다.
'클래식', '말아톤', '타짜' 등 그의 필모그래피가 언급되자 조세호는 "'타짜'는 10번 이상 봤다"고 밝혔다. 이에 조승우는 "'타짜' 개봉하고 단 한 번도 안 봤다"며 "민망해서 원래 내가 했던 작품을 다시 못 본다. TV에 나오면 돌린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가 된 계기에 대해 "어렸을 때는 꿈이 없었다. 야구와 자전거를 좋아한 아주 내성적인 소년이었다. 누나가 예술고등학교에 다녔는데 뮤지컬 '돈키호테' 주인공이었다. 그걸 보고 '나도 저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수업 중에 화장실 가고 싶어도 '다녀오겠습니다' 말을 못하고 끝날 때까지 땀을 흘리며 참을 정도로 내성적이었다. 그런데 공연을 보고 꿈이 하나 생긴 거다. 피날레 노래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고 돌아봤다.
지금도 무대 위가 설레고 긴장되냐는 질문에 그는 "무대 위가 무섭다"며 "혹시 실수하거나 컨디션 관리를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된다. 두려움이 없으면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사를 까먹은 적도 많다"고 털어놨다.
조승우는 영화같은 첫사랑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첫 사랑과 1년 동안 사귀었다. 편지를 쓰고 인형도 선물하면서 고백했다. 체육 시간 끝나면 포도 주스를 자리에 놔뒀다"며 "그런데 너무 내성적이고 수줍어서 전화를 한 번도 못해 차였다. 밖에서 만난 적도 없다. 심장이 늘 나올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초중반에 다시 만났다. 4개월 만났는데 결국 첫사랑은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성격이 바뀌어서 용기를 내 첫사랑을 찾아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그 당시에 찍었던 영화가 현장에서 오래 대기해야 했다. 감독님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고민을 묻자 조승우는 "어떻게 하면 재밌게 살까"라며 "20대 때 너무 작품만 해서 누려야 할 자유분방을 누리지 못했다. 30대 중반부터 내 삶은 어디에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 '비밀의 숲' 하기 전에 뮤지컬을 연달아 했는데 감정을 너무 많이 소비하다 보니까 내 자신을 잃고 껍데기로 연기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두 달간 쉬고 있는데 '비밀의 숲' 대본을 보게 됐다. 감정을 대부분 감정을 잃은 역할이어서 흥미롭게 다가왔고 지금 나한테 필요한 역할이라 생각했다. 가슴이 살짝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공간을 초월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 일론 머스크한테 보내겠다고 했다. 조승우는 "몇 달 전으로 돌아가서 일론머스크한테 그 입 좀 다물라고 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후 조승우는 정말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대상을 묻자 세상을 떠난 반려견 단풍이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독립을 하고 2005년에 처음 만났는데 작년 3월 15일 '비밀의 숲' 촬영할 때 방해되지 말라고 조용히 갔다"며 "너한테 못해준 걸 지금 (키우고 있는) 곰자한테 다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늘나라에 가면 반려견들이 제일 먼저 달려와서 반겨준다는 얘기가 있더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 다시 만나 뛰어놀자"고 말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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