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부부'로 뜨거운 반응
긍정적인 성격, 母 박찬숙 영향
"5년 공백? 쉴 새 없이 바빴다, 유튜브도 기획 중"
'애로부부'로 다시 '뜨거워진' 배우 서효명./사진=서예진 기자
'애로부부'로 다시 '뜨거워진' 배우 서효명./사진=서예진 기자
서효명이 배우로서 다시 뜨거워졌다. 예능프로그램 MC, 리포터 등 여러 방면에서 꾸준히 활동해오던 서효명이지만, 연기자로서는 5년 만이다. "촬영장이 제일 좋다"던 그가 복귀한 무대는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다. 서효명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간녀 역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반응은 뜨겁다.

'애로부부'는 채널A와 SKY 채널이 공동 제작하는 토크쇼다. 부부들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다루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시청자들의 공감대 형성과 감정 이입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관건이다.

"우연한 계기로 '애로부부'에 출연하게 됐다.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고,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진 것에 대해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또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니까 연기를 할 때 '더 못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효명은 성공을 위해 나이 많은 부잣집 회장과 결혼하는 등 '막장성'을 띠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이는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더군다나 충격적이다. 아직 미혼인 서효명에게는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충분히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부분이다.
시청지 위해 '더 못되게 해야지' 결심 했다는 서효명./사진=서예진 기자
시청지 위해 '더 못되게 해야지' 결심 했다는 서효명./사진=서예진 기자
"초반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상간녀 이미지로 굳혀질까 봐. 실제로 어떤 어머님은 저한테 '진짜 유부남 만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시기도 한다. 그럴 땐 '내가 연기가 특출났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넘기는 편이다. 시청자분들이 보실 때 '난 저러면 안 되겠다' 라는 교훈을 느끼면서 보시기를 추천해 드린다."

'애로부부'에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 사연이 가득하다. '밤새 반성문 100장 쓴 아내', '남편의 가스라이팅', '가해자 남편에게 애원하는 아내', '아들 신장 노린 짐승 아버지', '며느리 두고 아들 맞선 내보낸 시어머니' 등 평범한 가정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분노와 함께 묘한 공감대를 자아내면서 궁금증을 유발한다.

"실제로 일어난 일을 각색한 거지만 원래 내용은 더 심하다. 방송에 나가는 내용은 작가가 수위를 낮춘 것인데. 실제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놀랍다. 연기할 때는 내 주위에 흔히 있는 일이 아니기에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다. 저는 아직 미혼이라 더욱 접해볼 일이 없는 상황들이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주어진 역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 서효명./사진=서예진 기자
주어진 역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 서효명./사진=서예진 기자
서효명은 2008년 광고 출연을 계기로 2010년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하니 언니로 활약했다. 그는 같은 시기에 '재밌는 TV 롤러코스터'를 통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콩가네', '캠퍼스S커플'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연기력 또한 입증했다. 이에 많은 시청자는 그의 5년간의 공백에 대해 궁금해했다. 하지만 궁금증의 해답은 서효명의 '부지런함'과 '일 욕심'에 있었다.

"그동안 주로 예능 활동을 많이 했다. 제 근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뮤직비디오, 행사, 쇼핑몰 운영 등 쉴 틈이 없었다. 요즘은 투잡 시대이지 않냐. 유튜브 채널 개설도 기획 단계에 있다. 몸이 서너 개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1순위가 연기다. 연기 다음으로는 예능이 잘 맞는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제가 평소에 즐겨 보는데, 우리 매니저랑 꼭 나가고 싶다. 항상 텐션이 업 돼 있고 서로 손발이 잘 맞는다. 특히 '칼퇴'를 위한 우리의 눈물겨운 노력이 웬만한 예능보다 더 재미있다."
서효명, "긍정적인 성격은 어머니의 영향이에요"/사진=서예진 기자
서효명, "긍정적인 성격은 어머니의 영향이에요"/사진=서예진 기자
서효명에게는 두 명의 소중한 가족이 있다. 농구 스타로 알려진 어머니 박찬숙과 모델로 활동 중인 동생 서수원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인 박찬숙은 1980년대 한국 여자농구를 주름잡았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서효명이 '박찬숙 딸'로 잘 알려진 이유다. 이들 가족은 2019년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부라더시스터'에 출연해 끈끈한 가족애를 선사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 중 포장마차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서효명과 서수원 남매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항상 힘이 되고 존경하는 분이다. 이쪽 일을 하면서 항상 빠질 수 없는 얘기다. 어릴 때는 조금 스트레스 받았다. 엄마가 잘할 땐 나도 잘해야 하는 부담감과 '박찬숙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가 아니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긍정적인 성격 또한 가족력이다. 엄마가 긍정적이시다. 10살 차이 나는 동생 수원이는 거의 내가 키웠다. 어릴 때부터 너무 예쁘고 지금도 너무 착하고 좋다. 내 일도 많이 도와준다. 모델 생활은 코로나로 잠시 쉬고 있다."

서효명은 '진짜 못된' 악역이 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을 "완벽주의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완벽주의자라고 해도 계획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니 최대한 여유로워지자는 입장이다. '애로부부'를 통해 천천히 여유롭게, 그러나 못되게. 최고의 악녀를 꿈꾸고 있다.

"악역으로 롱런하고 싶어요. '김치싸대기'보다 더 한 것도 할 수 있어요. (웃음) 좋은 역이든, 나쁜 역이든 제가 나온 것에 관심을 두시고 재미있다고 해주시면 그걸로 행복해요. 그러려고 연기하는 것 아니겠어요? 성취감을 느끼려고, 나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려고 하는 거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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