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훌륭', 지난 3일 방송
벤, 견학생으로 출격
고민견 줄리의 사연 등장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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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훈련사 강형욱의 매직이 통했다. KBS 2TV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서다,

지난 3일 방영된 '개훌륭'에는 반려견 몽키와 첵스, 줄리를 키우고 있는 가수 벤이 견학생으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벤은 "반려견에게 노래를 불러준 적 있나?"라는 물음에 "불러주려고 하진 않는다. 근데 집에서 노래 연습을 하면 잘 자더라. 내 노래가 고음이라 시끄러울 법도 한데 굉장히 잘 잔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강형욱은 "카밍 시그널 중에 잠자는 척하는 게 있다. 그게 시끄러워서 그런 걸 수도 있다"고 말한 뒤 "순간 가수라는 걸 깜빡하고 실수를 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벤은 "나도 가끔 내 노래를 들으면 시끄러울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벤은 반려견에 대한 고민으로 "외출을 하고 들어오면 배변 패드가 다 뜯겨서 거실에 보란 듯이 나와 있다"며 "알고 보니 첵스가 몽키의 소변을 본 곳을 다 뜯어놨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VCR 영상을 본 강형욱은 "몽키에게 당뇨가 있을 수도 있다. 당뇨가 심한 개의 오줌에 당이 나온다. 심지어 개미가 꼬이기도 한다. 소변이 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벤은 "몽키의 밥그릇에 첵스가 영역 표시를 하더라. 몽키를 겨냥해서 다리를 들고 핥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형욱은 "아주 우의적인 행동이다. 당뇨보다는 둘째가 첫째를 괴롭히면서 놀이를 하거나, 보호자의 애정을 혼자 받으려고 한다. 혹시 모르니 검사는 해야 될 것 같다. 당뇨가 아니면 서로 간의 의지하며 키우지 말고 개별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이런 가운데, 초인종만 들으면 헐크로 변하는 고민견 줄리의 사연이 공개됐다. 줄리는 아메리칸 불리로, 프렌치 불도그인 마리, 그리고 언니, 동생 보호자와 살고 있다.

언니 보호자는 반려견과 독립한 이유에 관해 "본가에 강아지가 세 마리가 있었다. 줄리는 가만히 있는데 자견의 입질이 있고 으르릉댔다. 큰일은 없었지만 혹시 몰라서 두 명이니까 각자 한 마리씩 데리고 독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줄리가 초인종 소리만 들리면 짖는다. 문 앞에 있다가 온 집안을 달리기 시작하다가 마리에게 달려간다"고 덧붙였다.

언니에 따르면 약 한 달 전, 개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보호자들은 외출하고 친구가 집에서 강아지 두 마리와 있는 상황이었다. 친구는 강아지들을 풀어놓고 배달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보호자의 친구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그날따라 줄리가 눈이 돌아서 마리를 물어뜯고, 집안을 끌고 다니면서 피를 묻혔다. 하품하며 침을 흘리는데 피 색깔로 침이 흘렀다"고 전했다.

마리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날, 기억하기 싫은 그 날의 흔적은 여전히 마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언니 보호자는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다행히 다리 골절은 피했다. 근데 뚫린 구멍으로 염증이 찰 가능성이 높다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처를 꿰매야 한다고 했다. 그다음 날 마리에게 자궁축농증까지 생겼다. 악재가 너무 겹쳤다"며 "생각해보니 너무 큰 문제였다. 해결하지 않으면 둘을 떨어뜨려 놔야겠다"고 알렸다.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강형욱은 이경규와 장도연, 벤에게 미션으로 안전을 위해 줄리에게 호의 베풀기, 위험을 느끼면 입마개 부탁하기, 강아지 인형을 통해 줄리의 반응 살피기, 초인종 소리가 울렸을 때 마리의 반응 보기를 제안했다. 이후 줄리는 마리가 없을 때 이경규에게 화풀이를 하며 예상을 뒤엎는 공격성도 드러냈다.

강형욱은 "(줄리의 견종인) 불리는 '으르렁'이라는 경고를 안 한다. 전조 증상 없이 물 수 있다"며 "달려들거나 심하게 무는 개를 위험한 개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동을 판단하지 못하고 구분하지 못한다면 위험한 것"이라며 "줄리가 보호자에게 키워지는 게 위험하다. 내 느낌에 보호자들이 버거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동생 보호자는 "체력적으로 힘들다. 하루종일 긴장을 하게 된다. 자다가도 무슨 소리가 들리면 벌떡 일어난다. 강아지들 때문에 예민해지는 것 같다"며 "둘 다 활동량이 많아서 산책도 매일 나가야한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곳을 찾다 보니까 차를 타고 나간다"고 털어놓았다.

강형욱은 줄리의 공격성을 낮추기 위해 리더십 훈련과 산책 훈련, 초인종 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줄리를 향한 보호자들의)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훈계나 지적보다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교육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알렸다.

특히 가슴줄에 비해 제압이 쉬운 목줄을 한 줄리는 보호자와 함께 당기고 멈추는 훈련을 이어가며 천천히 규칙을 만들어갔다. 이 훈련을 반복하며 줄리에게 보호자가 원초적 리더(먹고 사는 것을 해결해주고 집을 지키는 리더)라는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했고, 조금씩 통제가 되기 시작한 줄리는 변화의 가능성을 높였다.

줄리는 규칙과 칭찬, 훈련을 통해 공격적이고 흥분만 했던 초반의 모습과 다른 변화를 보였고, 초인종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보호자들은 "줄리가 훈련을 잘 따라와 줘서 희망을 조금이나마 본 것 같다. 더 열심히 훈련을 하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며 줄리와 마리를 위해 꾸준히 훈련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한편 '개훌륭'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 40분 방송된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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