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이슈 다룬 영화 '최면'
주연 이다윗 "진실 당사자만 알겠지만 안타까워"
검증되지 않은 폭로글로 피해자도 발생
학폭, 박멸돼야 할 문제
학폭, 왕따 가해 의혹에 휩싸인 연예인들. / 사진=텐아시아DB
학폭, 왕따 가해 의혹에 휩싸인 연예인들. / 사진=텐아시아DB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에 대한 학폭 폭로를 시작으로 연예계에서도 학폭 문제가 연일 터지고 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최면'은 완성도와 몰입도는 떨어지지만 학폭, 왕따 등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최근 분위기와 맞물려 관심을 끌게 한다.

'최면'은 교수에 의해 최면 체험을 하게 된 도현(이다윗 분)과 친구들에게 시작된 악몽의 잔상들과 섬뜩하게 뒤엉킨 소름 끼치는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 영화다. 감독이 7년 전에 쓴 시나리오지만 공교롭게도 개봉 시기는 학폭 문제가 불거진 현재가 됐다. 최근 배우들은 인터뷰에서 학폭 이슈를 언급하기도 했다.
학폭 이슈를 다룬 영화 '최면'의 주연 이다윗(왼쪽), 조현. /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학폭 이슈를 다룬 영화 '최면'의 주연 이다윗(왼쪽), 조현. /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이다윗은 "감독님은 죄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셨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나도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었는지 돌아봤다"고 말했다. 또한 "어제도 나를 지나친 사람이 있을텐데, 내가 모든 사람들에게 다 좋은 사람일 수는 없을 텐데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지금 이슈들과 연관이 없진 않다"며 "진실은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했다.

영화에서 조현은 왕따에 시달리는 아이돌 멤버이자 대학생을 연기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물리적 폭력이 아닌 말로도 상처를 줄 수 있구나, 상대방과 얘기할 때 최대한 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얘기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평소 제가 밝고 당차고 하고 싶은 말은 하는 성격인데 조금 자중하게 됐다. 내가 에너지 넘친다고 상대방이 무조건 좋아하진 않겠구나, 배려해야 하는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조현은 학폭 이슈에 관해서도 "학폭은 청소년기에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인데 유감스럽다. 기사들을 보면서 저도 마음이 안 좋았다"며 "그 누구도 상처 받지 않으면 좋겠고 서로 오해가 있다면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폭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받은 개그우먼 김영희. / 사진=김영희 인스타그램
학폭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받은 개그우먼 김영희. / 사진=김영희 인스타그램
이외에도 방송계에서 학폭 관련 발언을 한 연예인들이 주목 받기도 했다. 박명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학폭 가해자들을 향해 "거짓말 했다면 이 바닥을 떠야 한다"고 일침했다. 개그우먼 김영희는 남편 윤승열과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서 "배부른 소리가 아니라 요즘들어 느끼는 건 연예인이란 직업 자체가 지금 시대엔 굉장히 힘들다는 것이다. 공인보다 잣대가 더 엄격하다"며 "우리 아이를 연예인 시킨다면 갓난 아기부터 인성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내로남불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학폭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낳기도 했다. 이에 김영희는 깜짝 놀라 "학폭 가해자를 쉴드한 적도 학폭에 관한 구체적 언급도 없었다"며 "제 직업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은 이젠 셀 수 없을 만큼 한두 명이 아니다. 배우 지수는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드라마 방송 도중 '퇴출'됐고, 박혜수는 학폭 의혹에 방영 예정이던 출연작 '디어엠'의 편성은 감감 무소식이 됐다. 유학시절 학폭을 했다는 의혹의 조병규는 출연 예정이던 드라마와 예능에서 빠지게 됐고, 이나은은 에이프릴 전 멤버를 왕따시켰다는 의혹에 광고주들로부터 손절 당했다. 최근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농구선수 출신 현주엽은 과거 후배 학폭 폭로가 나왔지만 악의적 거짓말이라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물론 지목된 이들 모두가 가해자는 아닐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폭로글이 넘쳐나며 억울한 이도 발생할 것이다. 진위 여부를 막론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모두 비난의 대상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폭은 박멸돼야 할 문제고, 과거든 현재든 폭력이란 용인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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