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가 죽던 날' 주연 김혜수
"절망했을 때 만난 위로 건넨 운명적 작품"
악몽 꿨던 경험, 영화에 녹여내
"절망했을 때 만난 위로 건넨 운명적 작품"
악몽 꿨던 경험, 영화에 녹여내
![배우 김혜수 /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BF.24328285.1.jpg)
"저는 애써 힘든 걸 극복하려고 하진 않아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하면서 내버려두는 거죠. 내가 한 번도 준비하지 않았던 마음을 경험하게 되는 것, 그것 자체도 충격이니까요. 저도 그런 경험을 했고요. 대내외적으로 누구에게든 위기가 있어요. 그것이 큰 일일 수도 있고 작은 일일 수도 있고, 다 드러날 수도 있고 끝까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죠. 처음으로 '내가 괜찮지 않구나' 느꼈던 적이 있어요. 현수라는 캐릭터를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 것 같아요."
![영화 '내가 죽던 날' 스틸 /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BF.24405311.1.jpg)
"이 영화가 진짜로 와닿으려면 방해되는 부수적인 걸 최대한 배제해야 했어요. 초췌한 모습을 위해 민낯이라는 장치를 쓰기도 하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현수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게 하기 위해선 필요하다 생각했죠. 보통 배우들이 촬영에 들어가면 잠을 잘 안 자요. 눈이 충혈된 건 실제로 잠을 안 자서였죠. 다른 작품에서는 잠을 자지 않은 컨디션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번엔 오히려 드러내려고 했어요."
![배우 김혜수 /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BF.24328274.1.jpg)
"그건 제가 쓴 대사에요. 제가 굉장히 힘들었던 순간에 실제로 꿨던 꿈이 그랬어요. 꿈에서 깨면 내가 심리적으로 이런 상태구나 알게 되죠. 처음부터 그 장면에 그 대사를 쓸 생각은 아니었어요. 현수를 연기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지치고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는 그의 무의식을 표현하기에 그 꿈이 묘하게 잘 맞다고 생각했죠.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원래 있던 신에서 그 부분을 추가했죠."
![배우 김혜수 /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BF.24328280.1.jpg)
"우리 영화만 그런 게 아니라 이런 시나리오들 자체가 투자 받는 게 어려워요.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데 투자하는 게 당연히 맞죠. 난항이 예상됐지만 투자 받을 때 '이것만 바꿔주면 하겠다'가 많았는데 '그럼 우린 안 하겠다', '우린 그래서 이 영화를 하는 거다'고 했어요. 끝까지 기다렸죠. 작지만 울림이 있는 영화에 기대를 걸어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이러한 영화들이 버텨주기에 영화계의 다양성이 유지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 김혜수 /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BF.24328303.1.jpg)
"힘든 순간도 있었고 그만 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죠. 저도 똑같아요. 하하. 20~30대 때는 (다른 일을) 생각해본 적 있죠. 실제로 해본 적도 있고요. 이제는 김혜수라는 이름을 지우고 나면 누가 받아주긴 할까요? 하하."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