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tionary] ㄴ: 너는 펫](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1110910024437928_2.jpg)
![[덕tionary] ㄴ: 너는 펫](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1110910024437928_1.jpg)
b. ‘3고’(고학력, 고수입, 고신장)의 신문사 기자인 여자가 자신보다 어리고 작은 남자를 ‘펫’(pet)으로 키우게 되면서 치유 받고 성장하는 내용의 만화. 실제 요미우리 신문사의 기자였던 작가의 경험이 투영된 주인공의 직장생활을 통해 ‘일하는 여성의 애환과 불안한 심리’도 섬세하게 그려 냄.
c. 2003년 일본 TBS에서 드라마로 제작, 2011년 한국에서 영화로 제작.
연관어 1: 일본 드라마
a. 코유키와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 준이 주연을 맡아 2003년 2분기(4월)에 방송된 드라마.
b. 실제 키가 170cm 이상으로, 일본 여배우 중 고신장인 코유키와 그녀보다 작은 마츠모토 준의 캐스팅을 비롯하여 원작의 정서와 주제를 비교적 충실히 재현한 드라마.
연관어 2: 한국 영화
a. 김하늘과 장근석이 주연을 맡아 2011년 11월 10일 개봉 예정인 영화.
b. 원작의 키워드 중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이 어린 남자를 펫으로 키우다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에만 집중한 영화. 장근석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비롯하여 볼거리는 있지만 남녀 배우의 키 차이, 여주인공의 캐릭터와 직장생활 등 원작의 정수를 놓친 무난한 로맨틱 코미디.
![[덕tionary] ㄴ: 너는 펫](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1110910024437928_3.jpg)
![[덕tionary] ㄴ: 너는 펫](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1110910024437928_4.jpg)
‘3고’인 스미레는 남들이 보기엔 얄미울 정도로 혜택을 받은, 지나치게 야무진 여자다. 하지만 실상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도 일도 늘 애쓰며 살아왔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담배 피는 모습도 격투기를 좋아하는 것도 숨기려다 쓸데없이 지쳐버리는 수줍음 많고 융통성 없는 여자다. 이런 그녀의 진짜 얼굴을 알아보는 이는 남들과 달리 그녀의 조건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모모 뿐. ‘애쓸 필요 없다. 무리하지 마라. 그냥, 지금 모습 그대로이면 된다.’ 이 달콤한 마법의 주문은 “얼굴 미인이지, 머리 똑똑하지, 고민거리 같은 건 있지도 않죠?”라고 손쉽게 평가당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허술하고 서툰 스미레나 타고난 재능으로 기대와 동경을 받지만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고 있던 모모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아는 어른이 된 뒤로 끊임없이 가면을 쓰느라 어느새 그 가면 뒤 자신의 진짜 얼굴이 무엇인지 잊어가는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난 스미레가 어떤 결정을 한다고 해서 미워하거나 그러지 않아. 스미레가, 스미레인 것만으로 오케이니까”라는 모모의 말처럼,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해주는 존재가 주는 충만한 위안. 이것이 바로 이 젊고 귀여운 남자애를 펫으로 삼는 발칙하고 얄팍한 판타지에 그치지 않고, 일과 연애 앞에서 어금니 꽉 깨물고 울음을 참아 본 어른 여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이유다.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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