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MAN CAN > 화 MBC every1 밤 12시
아쉬운 일이다. 이토록 영리한 포맷이 수입품이라는 것은. 독일에서 성공한 포맷을 구매해 만드는 < MY MAN CAN >은 방송에서 허용 가능한 방식 안에서 도박 특유의 쾌감을 최대한 드러낸다. 남자친구의 능력을 고려해 미션의 난이도와 수행 여부를 베팅으로 정해야 하는 여성들은 해당 게임에서 자신이 쥔 카드, 즉 ‘내 남자’가 풀하우스인지, 원페어인지 냉철하게 판단하며 베팅을 해야 한다. 어제 방송에서 70m 붕대 풀기에 도전한 커플이 실패하며 가장 먼저 탈락하고, 오히려 어떤 미션에도 도전하지 않은 커플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모습은 이 프로그램에서 베팅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물론 우승자는 해병대 출신 남자가 두 개의 미션을 성공한 커플이었지만 이 역시 연인의 능력을 믿고 끝까지 베팅한 여자가 있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하지만 룰의 신선함보다 흥미로운 건, 여자가 ‘내 남자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고 남자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게임이 독일과 한국, 이탈리아와 중국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여성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것을 통해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남자의 오래된 본능이 자리한다. 거창하게 말하면 진화심리학적으로 모든 문화권이 공유하는 욕망에서, 쉽게 말하면 수컷의 허세 본능에서 이 룰은 출발한다. ‘MY MAN CAN’인 건 그래서다. 다시 말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포맷은 수입품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내수용품, 혹은 수출품을 만들고 싶다면 이처럼 아주 오래된 욕망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떤 쾌감도 본능 너머에서 작동하진 않는다.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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