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던 그 오지은 씨가 맞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20407211524938_1.jpg)
SBS <드라마의 제왕> 오지은씨에게
SBS 에서 극중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기 위해 앤서니(김명민)가 부랴부랴 찾아 나섰던 톱스타 성민아(오지은). 콧대 깨나 높아 보이는 싸늘한 안색의 그녀가 낯이 익긴 한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누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거 아시죠? 알듯 말듯, 생각이 날듯 말 듯 하면 정말 사람 미칠 노릇이잖아요. 하도 답답해 결국엔 드라마 홈페이지를 찾아가 해결을 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세상에! 성민아, 그 쌀쌀맞고 도도한 그녀가 JTBC 시트콤 의 지은이였다니. 지난 여름까지 매일 같이 반년이 넘도록, 그야말로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사이건만 그런 지은이를 알아보질 못한 거예요. 어디 그뿐인가요. KBS 일일극 로 또 반년 넘게 만났었으니 매일 본 게 햇수로 3년인데 말이죠. 시트콤 때 워낙 정이 폭 들었다 보니 마치 둘도 없는 친구 딸이 벼락출세라도 한 양 신기하고 대견했어요. “어머, 어머 우리 지은이가 웬일이래.” 그 늦은 시간에 어디다 전화도 걸 수 없는 노릇인지라 “저런 대담한 화장도 어울리네, 저런 야한 옷도 잘 소화할 줄 아네” 라며 오밤중에 한참을 자문자답으로 시간을 보냈네요.
성민아가 오지은 씨라는 게 처음엔 몰입이 안 되었어요
그런 천방지축이 이번엔 까칠한 매력을 뿜어내는, 무려 톱스타인 거예요. 게다가 기획사 사장까지 쥐락펴락할 수 있는 처지가 됐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성민아가 오지은 씨라는 걸 알고 나니 적어도 그날 당일만큼은 도통 몰입이 안 되더라는 점이에요. 지은이의 상상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거든요. 왜 시트콤에 그런 에피소드가 가끔 나오잖아요. 그러나 부작용이라 할 그 같은 증상은 다행히 단 하루에 그치고 말았으니 걱정 붙들어 놓으세요. 그런데요, 성민아가 꽤 흥미로운 인물이더군요. 물론 이고은(정려원) 작가에게 함부로 구는 것이 마뜩치 않긴 해도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앤서니가 “의 여주인공이 된다면”이라고 답하자 그 한 마디에 운명의 주사위를 다시 던져보는 호승심, 옛 연인 앤서니를 살리고자 과감히 5억이라는 큰돈을 투자하는 용기, 진짜 톱스타급 여배우답잖아요.
보다 오지은 씨의 성장이 궁금해요
정석희 드림.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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