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시월드>, 남몰래 흘리는 눈물
, 남몰래 흘리는 눈물" /> 채널A 목 밤 11시
오미연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내 출연이 (자식 부부 사이) 불화의 양념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었다고 말했다. 사실 그 걱정을 기우라고 하기는 어렵다. ‘시월드’라는 신조어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듯 고부간의 관계는 할 수 있는 한 조심스럽게 다루어져야 하는 예민한 문제다. 다행스럽게도 가 그 걱정을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출연이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동반으로 출연해 누군가 없는 자리에서 험담을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려 하고, 한 가지 주제를 두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모두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토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런 태도 때문에 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개인의 신변잡기 위주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자막을 통해 장점임을 밝힌 중구난방의 토크가 이어지는 내내, ‘유전’이라는 주제에 대한 시각차를 좁히는 접근 대신 오직 개인의 사연만 나열된다. 출연한 며느리들이 자신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시월드와의 에피소드는 오직 토크의 소재인 것처럼 행동할 때, 고부간의 갈등이 단순히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문제이며 개인이 마음가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전원주가 친탁을 한 손주와 외탁을 한 손주를 차별하는 것을 당연시하면서도 손주들이 명문대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는 부분에서는 JTBC 의 한 장면이 겹쳐질 정도다. 고부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화목한 가정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대체 누구를 위한 힐링인가.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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