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언어는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약속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언어가 정확히 같은 의미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데서 인류의 비극은 시작된다. 지난 25일 다리 부상 때문에 일본 부도칸 콘서트 무대에 오르지 못한 티아라의 화영이 트위터에 “때로는 의지만으로 무리일 때가 있다”는 글을 남긴 것 또한 정신이 육체를 넘어서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의 평범한 표현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다른 멤버들이 각자의 트위터에 “의지의 차이^^ 우리 모두 의지를 갖고 파이팅!!!!!” 혹은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의지가 사람을 만들 수도 있는 건데..에휴 안타깝다” 등의 글을 남긴 것은 ‘의지’의 ‘차이’에 대한 강력한 어필로 받아들여지며 ‘왕따설’을 촉발시켰다. 가수 윤도현이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개막식을 보겠다는 의지”, “부산까지 와서 TV를 안고 기다리는 의지”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가 간접적인 ‘디스’로 오해받아 해명 글을 올리거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포수 양의지가 하루아침에 티아라의 연관검색어로 오르는 등 나비효과의 피해자 또한 속출했다.
1.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2. I`m so bad 모두 날 욕한대도 너완 끝내야겠어
티아라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의 김광수 대표가 화영에게 “조건 없이 계약해지를 해 주기로 결정, 자유가수 신분”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화영 본인이 콘서트 무대에 오르겠다고 했지만 스태프와 멤버들은 만류했고, 화영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데이 바이 데이’ 무대에만 올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티아라가 이야기하는 의지의 차이는 무대에 오르고 못 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부연한 것은 ‘의지’에 대한 또 다른 의미의 분열을 가져온다. 물론 빙판길에 넘어져 인대가 파열된 상태로 스케줄을 소화하거나, 코뼈에 금이 간 채로 공연을 마쳤던 멤버와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지만, 부상 투혼을 발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인의 의지박약을 의심할 때 자유의지는 ‘강제의지’로 변질되며 동시에 ‘의지’그 자체는 증발하고 마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의지를 가지고 땀 흘리는 올림픽 시즌을 맞아 의지의 강약보다 그 방향과 활용 방식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용례 [用例]* ‘잔인한 1초’ 女펜싱 신아람, 엉터리 판정에 눈물
시간을 지배하는 건 심판 의지의 차이^^
* 수많은 스태프와 매니저들은 적은 월급에도 묵묵히 스타의 뒤에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월급이 많고 적은 건 사장님 의지의 차이^^
* ‘측근 봐주기 논란’ 은진수 가석방
프리즌 브레이크는 의지의 차이^^ 한결같이^^ 항상 특별하게^^ 모범수에게 박수를 드려요^^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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